명왕성에 대
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학교 다닐 때, '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서 명왕성이 태양계의 행성에서 퇴출되었다는 짧막 상식을 통해서나 잠시 내 관심을 끌었던 명왕성에 관한 글이다. 그저 단순하게 명왕성은 어떤 행성인지를 다른 과학 서적일 거라고 생각하고 책의 첫 장을 폈다. 500쪽이 넘는 꽤 많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빠르게 넘어가는 속도감과 몰입감 때문인지, 밤 낮 없이 읽다보니 이틀 만에 완독한 책이다. 책을 선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의 표지에 있는 한 문구를 보고 너무나 실망을 했다.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무언가 공상적인 '명왕성'이라는 천체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줄 책이라고 생각했으나, 이 책은 그 곳을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실망이 말이 아니였다. 하지만 첫 번 째 장을 넘기고서는 그 자리에서 책의 절반을 읽어 버렸고 그 날 일과를 마치치고 나서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도 줄 곧 읽어버려 이 책을 완독했다.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로케트 처럼, 원하는 장소에 추진기 하나 달고 '뿅' 하고 날아가는 탐사선을 생각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탐사선에 대해 심도 깊게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다. 첫 째로, 천왕성이나 명왕성, 해왕성 처럼 태양계 밖에 있는 행성으로 탐사선을 보낼 때, 마치 화살로 적의 심장을 겨누듯 목적지를 향하여 쏘아올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쩌면 당연한 사실일지도 모른다. 이런 탐사선을 멀리 보내기 위해, 우리 인류는 태양에서 더 가까운 방향인 금성으로 탐사선을 쏘아 올리며, 금성의 중력 권에 있는 궤도를 타고 돌아 그 추진력으로 멀리 날아간다는 사실이다.
우리 인간이 명왕성을 겨우 탐사할 수 있는 과학적 기술이나 호기심이 아주 우연하게도 우주가 주는 기회에 맞닿은 적이 있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태양의 주위를 도는 행성들이 지구에서 부터 명왕성 까지 줄에 꿰인 구슬처럼 일정한 위치에 위치한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일정 행성들이 줄줄이 늘어서는 기회는 175년에 한 번 씩만 일어나는 일이다. 적은 추진 동력으로 타 행성들의 중력 궤도를 이용하여 명왕성까지 도달하는 이런 기회를 우리 인간은 놓쳐서는 안됐다. 이렇게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명왕성에 반드시 그 해당 시기를 맞춰야하는 과학자들의 스펙타클한 과정을 이 책은 담고 있다.
명왕성을 탐구하는 일에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었다. 과학적 기술이 꼭 그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개발비에 관한 내용이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즉. 우리가 '미국은 돈이 많으니까' 하고 치부해버리는 '우주 연구' 개발비에 관해서는 우리가 너무 동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가볍게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연구진들이 해당 연구 개발비에 관해 고군분투 하는 내용들과 그 안에서 과학자들끼리 벌어지는 총성없는 전쟁은 내가 해당 팀에 속하여 남들과 경쟁을 벌이는 듯한 긴장감도 주었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이나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처럼 메탄 구름이나, 비, 호수, 유기물들이 발견되어지는 여러 위성들의 매력적인 모습은 명왕성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로 명왕성은 대기하고 있는 여러 이벤트들 중 항상 뒷 전이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가 명왕성에 이야기에 촛점을 두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이렇게 찬밥(?)신세를 당하고 있는 명왕성에 애뜻한 감정이 생겨나기도 했다.
플루토라는 이름이 생겨난 배경도 참 미국 다운 방식이다. 태양계의 권위가 있는 유럽에서 미국은 명왕성을 통해 겨우 자존심을 지킨다. 그런 명왕성은 가장 미국다운 태양계 행성으로 생각했었다. 발견된 태양계 바깥 행성의 이름을 추첨을 받아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정하고 그 선정 과정은 영국에 사는 11살 여자 아이인 버니셔 버니의 이야기가 선택되었다는 이야기도 매우 동화스럽다. 플루토를 상징하는 PL은 천문대의 설립자인 퍼시벌 로웰을 기념한다는 뜻도 모든 이들에게 적절하게 만족할 만한 민주적인 방식의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1930년 1월 21일 하늘을 살피던 클라이든이 쌍둥이 별자리 안의 어떤 구역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불어온 강한 바람 때문에 낭패를 보던 날, 우연하게 행성X가 사진에 찍혀 있었고 그것이 명왕성의 첫 발견이다. 이렇듯 엄청난 발견들은 때론 실수나 실패의 뒤에 숨겨져 있는 경우도 많다. 마치 20세기 알렉산더 플레밍이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접시를 실수로 배양기 밖에 꺼내두고 휴가를 떠나고 왔더니 생겨났던 푸른곰팡이가 페니실린이라는 것 처럼 말이다. 세상은 비극과 희극이 번갈아가며 일어난다. 이 책을 통해 그런 삶의 철학도 배울 수 있었다. 뉴호라이즌 호가 실패와 성공을 번가르며 결국 목적지에 도달해가는 과정 처럼 어쩌면 삶도 실패와 성공을 번갈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철학적인 생각들 외에도 이 책은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는 뉴호라이즌을 개발하면서 신경써야하는 내용들도 얼핏 보인다. 이는 발사승인을 위해 안전, 위험, 환경에 대한 모든 설명을 포함한 데이터 북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는 각각의 사고에서 핵 연료로 영향을 받게 될 경우의 방사능 누출 양과, 가능성 그리고, 퍼지게 될 지역의 범위와 이로인해 사람들의 건강에 끼칠 영향 까지 고려하는 시나리오를 짜야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물론, 우리의 행정은 현재 어디까지 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 정도까지 고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기도 하다.
그저 액화 혹은 고체 연료를 가득 담은 연료통에 점화기하나 붙여 놓고 대기권을 뚫고 가는 일에 무슨 그렇게 복잡한 일들이 있으냐고 생각했던 나의 과거 생각을 비웃기나 하듯, 탐사선 하나를 발사하기 위해 준비해야할 여러가지 서류작업들과 행정적 승인적업들은 책에서 조금 언급한 것만해도 까마득히 방대하다. 또한, 13이라는 불길한 숫자에 대한 내용도 참으로 재밌었다. 아폴로 13호가 달까지 도달하지만 착륙에 실패한 일에 대해 13일이라는 숫자를 언급한 일도 신선했다. 불길한 13일 이라는 숫자를 피하지 않고 우주선 이름에 붙인 것이 실수라는 것부터 13시 13분에 발사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일까지, 사실 그런 일들도 아무런 것 아니지만 괜히 신경쓰이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료주입 시간을 굳이 13일의 금요일은 피하지 않는 철저한 과학자스러운 고집도 별 거 아닌듯 하지만 참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플라이바이를 할 때마다 숨통을 조여 오는 스릴러를 보는 긴장감과 성공을 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도 이 책에서 매번 실감나게 느껴진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성공한 이들을 위해 미국 사회가 그들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에 대해 잠시 나온다. 그들은 영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타성 가득한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만 영웅으로 대접한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이런 과학자들을 영웅으로 대해주는 미국의 사회분위기가 이토록 미국을 초일류 과학기술강국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부러움도 살짝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이런 내용을 밝혔다. '연구개발품 관리 및 운영 기준 등 규정이 미비한 부분에 대해 확실히 점검하겠다.' 이에 대해 같이 함께 한 발언으로 '발사체 폐기 품목이 외부로 유출된 것에 대해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난 3월 한국 항공 우주 연구원이 300여억원을 들여 개발한 나로호 핵심부품인 킥모터를 고철상에 팔았다가 다시 10일만에 회수한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이런 중차대한 사건에 대해서는 심심한 위로가 아닌 관련자 처벌이 있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의도로 같은 일에 노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2008년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했다. 총 10여 일 간 우주를 머물며 18가지 우주과학 실험을 했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던 이소연 박사의 이야기다. 그는 우주를 갔다온지 4년이 지나 MBA과정을 밟기 위해 휴직을 하고 그 1년 뒤에는 미국 시민권자인 재미교포와 결혼하였다. 그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먹튀'를 언급하며 손가락질을 했다. 하지만 2010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훈련당시 우주비행 관련 전문 지식은 1~2시간 분량 강의가 전부이며 내용만 따지면 우주관광객 훈령 매뉴얼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의 행동이 어떻다는 것을 모두 떠나, 대한민국이 해당 산업에 대한 시스템의 문제는 분명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최초의 한국인 우주인이 한국을 버린 것이 아니라, 한국의 시스템 부재가 이런 사태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듯하다. 우주를 갔다 온 뒤에도 꾸준한 우주 항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비극과 이 책을 읽으며 갖게되는 감정은 참 모순적이었다.
이 책은 읽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유익하기도 하고 지적호기심도 충분이 채워주며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 중간에 짧게 컬러 사진들을 모아둔 페이지가 나오는데, 이 책이 전반적으로 글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볼 때마다 사진을 참고하면서 봤다. 번역도 참 깔끔하게 잘되고 술술 읽힌다. 이 책 또한 강력 추천한다. 다만 이런 좋은 책은 내가 독후감을 쓸 때 좋은 내용을 모두 소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쉽다.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