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1 - 시간을 넘어온 손님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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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가 영국인에게 어떤 책인지에 관해서는 물으나 마나한 이야기다. 영국의 자랑을 꼽자면 어김없이 나오는 해리포터는 엄연한 '문학'의 장르에서 인정받아 세계인에게 사랑 받는다. 그 이외로도 '반지의 제왕' 역시 세계인에게 사랑 받는 문학이다. 이런 문학은 '오락성'을 짙게 갖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를 폄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소설을 보는 청소년을 보고 '불량학생'을 취급하는 듯한 시선을 많이 갖는다. 현실세계를 등에 지고 망상 속에서 사는 허무맹랑한 세계관을 형성할지도 모를 유해물질 정도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의 첫장을 받아 들었을 때까지 나는 이 책이 무협지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이름에서 풍겨오는 강한 '역사서'의 느낌을 갖고 책의 첫장을 폈다. 첫 장을 피고 나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는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10시간 정도가 들어간 듯 하다. 나는 상하권 중 상권만 읽었지만, 꽤나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다. 이 무협소설은 중국에서 사랑받는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어졌다. 소재부터가 매우 신선하다. 현대에 있던 불구의 젊은이가 무협 시대로 돌아가면서 성장하는 스토리이다. 책의 첫 장에는 그 세계관에 대한 설명과 관계도 그리고 지도가 나와있다. 한 사람이 이토록 넓은 세계관이 형성된 소설을 한 권 쓰려면 얼마나 머리가 좋아야 하는 걸까?

손하나 까딱 할 수 없는 식물인간인 주인공이 무협세계의 1살 어린 아이로 모든 기억을 가진 채 돌아간다는 설정은 너무 신선했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책이 무협지라는 사실을 몰랐다. 너무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저자의 스토리라인에 흠뻑 빠져 들었다. 불구였던 전생의 기억이 후세로 와서 열등감에서 성장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는 너무 재밌었다. 이런 비슷한 류의 한국 무협소설도 많다. 나는 책의 첫 장을 펼쳐든 날로 이틀 간 밤 낮할 것 없이 책을 들고 다니며 읽었다. 두꺼운 책에 대한 부담감 없이 되려 너무 빨리 넘어가는 속도감에 아쉬울 정도였다.

오랫만에 읽는 무협소설이었다. 무협소설을 처음 읽었던 것은 군대에 있을 적이다. 나는 그닥 모범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협지를 꽤나 늦게 접했다. 그 전까지는 무협소설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오죽하면, 중학교 시절 삼국지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무협소설을 읽고 있다는 오해를 어머니로부터 받은 기억도 있다. "너 지금 무협지 보는거니?"라고 묻는 어머니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무협지'가 무엇인지 도통 몰랐기 때문이다. 군대에 있을 적, 상병을 달고 전역까지 180일 정도가 남았을 때, 세웠던 목표가 있었다. 전역까지 100권 읽기 도전이었다.

'마시멜로 이야기'라든지 '시크릿'과 같은 계발서 종류부터 시작해서 '아내가 결혼했다.'와 같은 소설류 그리고 허경영 저자의 '무궁화 꽃은 지지 않았다.' 등의 책 등 군대 독서관에 있는 책이라면 종류도 무시하고 내용도 무시하고 짚히는 데로 꺼내 읽었다. 그러는 과정 중에 역사 책으로 추정되는 책을 한 권 읽게 되었는데, 그것이 무협지였다. 현대 세계에 있는 주인공이 중국 수학여행에서 비책을 발견하고 무협세계로 떨어지는 내용이었는데, 물론 내용 자체가 허무맹랑하기는 하지만 점점 더 성장해가는 주인공을 보며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나중에는 너무 강해져버린 주인공을 바라보며 대리만족감을 느끼기도 했다.

무협지를 모르는 나로써는 매우 신기한 소재들이었으나, 조금만 무협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보고 '시시하다'고 할 정도였다. 무협지는 무협지 고수들 사이에서 꽤나 정리가 잘되어 있는 체계 잡힌 문학이다. 해리포터와 같이 동양의 무협소설들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장한다면, 자본과 쉽게 엮이고 성장해가며 무협지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아마 그 시발점이 경여년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무협지들은 영상화 했을때, 대게 유치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 같은 경우에는 중국에서도 꽤 인기 방영된 듯 했다.

주인공인 판시엔이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후생의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일들은 내가 군대에 있던 당시의 읽었던 책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중학교 다닐 때는 친구의 권유로 변형된 삼국지 만화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현대 시대의 삼국지 소설을 좋아하는 중학생이 수학여행을 가다가 비행기 사고로 삼국지 시대로 떨어진 내용이었는데, 이미 그 시대를 모두 간파하고 있던 주인공이 그 시대 영웅들을 만나며 또다른 영웅이 되어가는 소재의 책이었다. 매우 신선한 소재였지만 만화가 아닌 소설로 접하고 싶어도 소설에서는 도통 비슷한 종류의 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간만에 정말 재밌는 무협소설을 읽은 듯 했다. 그러지 않아도 너무 소설과 같은 흥미 위주의 책을 읽을 기회가 없어서 책의 마지막을 덮을 때 쯤에는 내가 이 책을 통해 무얼 배웠는지를 떠올리는 강박이 있었는데 이렇게 생각을 두고 자유롭게 흥미 위주의 책을 읽으니 늦은밤 책 읽는 맛으로 시간 가는줄 몰랐다. 앞으로는 이런 소설류의 책도 꾸준히 읽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역시나 너무 재밌어서 빠져들까봐 무협지를 보지 말라고 했던 어른들의 잔소리가 우리 무협지 성장을 저해한건 아닐까. 우스운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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