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감각이 있느냐? 없느냐? 그런 생각을 들때가 있다. 공허할 만큼 채워지지 않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주일 것이다. 우주는 가장 현실적인 공간이자 대상이다. 그 대상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 보지 않는다. 미시적인 세계에 대한 고민에 집중 할수록 현실감을 인정받으며 거시적인 세계에 집중 할수록 우리는 비현실적이거나 망상과 같다는 생각을 하고 산다. 우주는 가장 거시적인 세상이며 우리가 사는 모든 것을 통칭한다. 양자역학에서 시작한 미시세계를 확장하다가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중간 지점을 스치고 우주라는 거시 세계까지 모두 훑고 지나가는 물리학이라는 한 선 위에 놓인 우리의 현실은 얼마나 티끌 같을까.
최근에 '권재술 작가'님의 '우주를 만지다'를 읽은지 얼마지나지 않고 읽어서일까? 분명 다르면서도 어딘가 비슷한 감성을 주는 물리학(?) 혹은 천문학책이다. '권재술 작가' 님의 우주에 대한 풀이가 조금 '시'적이고 '삶' 적이었다면, '이광식 작가' 님의 '천문학자에게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33'은 조금 더 대중적이고 호기심을 해결해주는데 초첨을 맞춰져 있다. 적당한 그림이 곳곳에 배치됨으로 '이과가 아닌 나(?)'로써도 이해가 쉽다. 어려서 부터 우주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을 갖고 살았다. 시골에서 살아서 그런지, 주변이 어두워지면 밤하늘은 '하늘'이라기보다 '우주'로 불려야 맞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고개만 들면 주변에 아무런 장애물 없이 오롯한 하늘을 바라 볼 수 있던 시골의 혜택을 온몸으로 맞이 하며 자랐다. 반짝 반짝 빚나면서 가끔은 그 빛이 밝아졌다 흐려졌다 하는 걸 유심히 바라보곤 했다. 그 별빛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착각이 들 때마다, 모든 걸 이해해 주는 거대한 누군가에게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다.
내 육안으로 확인을 하진 못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저 공간 속에는 분명 블랙홀이나 웜홀과 같은 멋진 우주 현상들이 가득할 지도 모른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제목과 저자의 소개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분명 '천문학자에게 가장 물어보고싶은 질문33'이라고 쓰여 있지만, 표지를 끼고 도는 저자의 소개에는 '성균관대 영문학과'을 졸업한 저자의 소개가 적혀 있다. 이광식 저자님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30년간 출판계에서 일하며 천문 잡지에 대해 꾸준한 발행을 윶해왔다. 그리고 우주에대한 여러가지 강의와 집필활동을 유지했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100여 차라 우주에 대한 특강을 돌아다니며 가장 많이 받았떤 질문을 추려 담았다.
영문학이라는 '문자'를 전공한 저자답게 글은 읽기 쉽고 강의를 했던 사람답게 쉽고 이해하기 쉽게 우주를 접근하게 해주었다. 정독하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넉넉히 2시간 씩 이틀 정도 읽었던 거 같다. 가장 좋았던 건 종이의 질감이다. 외국 서적을 만지는 것처럼 가볍고 부드럽다. 이런 책은 들 때부터 깃털 같은 가벼움이 기분 좋다. 손에 쏙 잡히는 책은 쉽게 넘어가기도 하지만 가벼워서 담고 있는 내용의 무게도 가볍게 느껴지기 충분했다.
천문학자들은 신에 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나 우주의 거리는 어떻게 측정하게 됐는지 같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던 사소하고 사적인 질문들까지 이 책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가장 인상이 깊은 것은 책의 마지막 구절에 있던 세익스피어의 한 줄 글이다.
"머지않아 헤어질 것들을 열렬히 사랑하라"
이렇게 적혀져 있는 마지막 문장은 우리가 언제나 이별을 하게 되고 지금 마주하고 있는 모든 것들도 이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사실 소중한 것은 사라지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우주를 만지다'와 같이 참으로 문학적이고 철학적으로 천문학을 설명해준다. 우주와 인생을 별개로 보는 우리의 세상이 얼마나 바보 같은 현상인지 알려준다. 현실감각이 있느냐? 없느냐?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사람들에게 듣게 되는 이런 이야기는 어쩌면 현실감각이 없는 사회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역설이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