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경제학 -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스티븐 A. 마글린 지음, 윤태경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저자 스티븐 A. 마글린은 1959년 하버드 경제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한 경제학자이다. 그는 같은 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주류'로 평가하는 경제학에 의문을 가졌다. 그래고리 맨큐나 애덤 스미스 등 우리가 '경제학'이라고 하면 1번으로 떠올리는 경제학자들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그는 경제학이 인간의 '이기심'에 근본을 두고 있다고 말하며, 이런 경제학의 근본 논리에 따라 공동체가 무너지는 현상을 걱정한다. 최초 이 책을 꺼낼때, 나는 요즘 핫한 이슈인 '구독 경제'나 공유경제와 같은 4차 산업이 불러 일으킬 앞으로의 경제변화를 설명한 책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읽었다. 하지만 책은 조금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 '학문'으로의 경제학에 대해 이야기 한다.

책은 꽤나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번역이 조금 아쉽다. 보통 영문을 번역하다보면, 흔히 말하는 '직독'을 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문법대로 번역을 하다보면, 형용사가 비교적으로 많은 영문법의 특징상 문장이 길게 늘어지는 형상이 생기기 마련인데, 가령 얼핏 주어가 어디까지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모든 문장이 다 그렇진 않지만, 다소 영문법스러운 번역은 같은 문장을 두 번 세 번 읽게 해서 글을 어렵게 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분량이 많다보니 일부 문장을 제외하고는 괜찮다.

얼핏 철저한 자본주의적 국가인 미국에서 교육의 중심인 하버드에서 그가 주장하는 공동체 경제학은 자칫 사회주의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의 이기심과 무한 성장을 전제로 한 주류 경제학이 가져 온 파국은 우리 스스로가 지금도 마주하고 있다. 책의 초입에 설명한 NAFTA로 인한 멕시코 전통 공동체의 붕괴를 비롯해 일차원적인 이익을 위해 전체를 파국으로 몰가가는 몰상식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 여름은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산불이나 동아시아의 태풍 문제, 이상 기후 문제, 코로나 바이러스 등 모든 대부분의 문제가 이런 일차원적인 이기심과 무한성장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부터 시작했음을 우리 현대인들은 조금씩 자각하고 있다. 비주류라고 일컬어지는 그의 경제학 이론에 조금 더 힘을 실리는 일은 우리가 주류 경제학을 토대로 한 사회적 이슈가 더 많아지고 그 현상들이 더 가속화 될 수록 강해진다.

책에서는 공동체(커뮤니티)와 동호회(아소시아시옹)으로 나눈다. 그리고 언제든 탈퇴할 수 있는를 생업 공동체와 친밀 공도체로 나눈다. 가볍게 떠날수 있는 동호회와는 다르게 공동체는 그 구성원으로서 쉽게 떠날 수가 없다. 다시 이 공동체는 생업공동체와 친밀공동체로 나뉘는데, 우리가 흔히 공동체라고 하는 공동체는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사회에서 생업 공동체가 주인 경우다. 저자는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여러 형태의 집단 중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는 알겠으나, 아직 우리 사회는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확신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 또한 읽으면서 모호한 공동체에 대한 정의와 그로 인한 경제학에 조금 의문이 들기도 했다. 심지어 혹시나 이런 생각이 집단주의나 전체주의로 발전하진 않을까 우려도 솔직히 있었다.

책에서는 공동체의 예를들때, 아미시 교도에 관한 예를 많이 드는데, 지난 번에 읽었던 '디지털노마드'라는 책에서 아마시 교도에 관한 내용을 읽지 않았다면, 이해 하지 못할 만한 부분이었다. 아마시는 기독교 종파 중 하나로 문명 사회에서 벗어나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 신도들이다. 그들은 '공동체'라는 정의를 설명하기 몹시 적합한 대상이긴 하지만, 아직 그 개념 자체가 생소한 우리나라에서는 가슴에 쏙 하고 와닿는 예시들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가 하려는 주장에 아주 적합한 예시인 것 만은 사실이다. 그들은 앞서말한 아소시아시옹과 전혀 다른 '공동체'로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사회주의자 관점과 다르고, 마르크스 주의 관점도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그가 말하는 '공동체 경제학'이라는 자체가 사회주의 경제와 어떤 부분이 다른지는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모호하지만, 그래도 가장 이상적인 제시를 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가 현실에서 받아들여지기에 조금 괴리가 있다는 사실은 어찌보면 조금 씁쓸한 일일 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의 말에 일부 동의 하기 때문이다. 케네스 볼딩과 허먼 데일라는 주류 경제학이 경제 행위자에 고려해야하는 생태적 제약을 간과했다고 반성한 최초의 경제학자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케니스 볼딩은 경제 환경의 변화를 '카우보이' 경제와 '우주선 경제'로 구분하여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 했다. 카우 보이 경제는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환경 처럼 자원이 무한정이라고 가정하는 경제를 말한다 때문에 무제한으로 버려도 괜찮은 개방계를 말하고, 우주선 경제란 우주선을 타고 장기간 이동하는 우주 비행사 처럼 소비할 자원에 제한 적이고 오염물지를 버려서도 안되는 조건이기에 재활용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는 폐쇄계를 말한다. 우리는 도덕적으로 누구나 개방계는 나쁘다고 말하고 폐쇄계가 좋다고 말하지만,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주류 경제학에서는 인간의 무한 이기심과 무한 욕망을 이용하여 소비하고 생산한다.

이론적으로 '악'이라고 치부하는 많은 일들을 저지르면서 실제 자신의 경제생활이나 실생활에 피해가 되는 부분에서는 영락 없이 이기심을 발휘하는 것이다. 가령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이나 비행기 이용 등도 만찬가지다. 이런 이상적인 일들을 겪다가, 우리는 코로나19와 환경위기를 통해 생각의 대전환기를 맞았다. 많은 사람들 특히 유럽인들은 기존 주류 경제학에 오류를 환경이라는 의제를 통해 발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사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세상이 대격변하는 시기다. 기존 생산과 소비의 패턴으로는 지구의 종말을 예견하곤 한다. 이런 위기가 실체가 되기 전까지 아마 구류 경제학을 끝물까지 우리는 쥐고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커다란 변혁을 요하는 사건이 몇 차례 전개가 된다면, 아마 우리가 받아 들어야 할 경제학은 공동체 경제학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국의 잉클로저 운동처럼 세상이 극변하며 지주가 노동자의 수를 줄일때, 수많은 노동자들이 직업을 잃는다. 또한 지주는 적은 인원으로 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을 얻게 된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가 기대가 된다고 하는 요즘 시대는 인공지능이 저절로 부를 축척해 줄 자본가들이 더욱 득세할 세상을 말한다. 즉, 노동가는 인클로저의 소작농처럼 갈 길을 잃지만, 자본가는 젠트리처럼 적은 노동력으로 수익 극대화를 시킨다. 이는 국가의 세수확충에 도움이 된다. 그런 이유로 국가는 이런 사회 변화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국가'라는 틀이 그 구심이 된다. 그런 이유로 국가가 부유해지는 방향으로 세상이 전개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국부론에서 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이 국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했다. 고로 사람들이 이기심을 바라보는 시선을 악덕에서 미덕으로 탈바꿈 하는데 일조를 했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어찌보면 애덤 스미스가 말했던 시장경제를 이끄는 보이지 않는 손이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등을 이야기 하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한다. 오늘 날 우리 저녁 식사 자립의 식탁 위에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다는 것은 푸줏간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그가 돈을 가지려는 이기심에서 왔다는 것이 주류 경제학의 논리다.

한톨의 식사라도 농부에 대한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고 배우는 우리 전통 사상과도 몹시 대립되는 이 사고가 서부 유럽에서 자유주의 경제를 발전 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우리의 가치관과 사회질서에 대한 괴리를 갖고 온통 모순적인 사회 현상들을 만들어가는 지도 모른다.

책의 워낙 두껍고 내용이 많다보니 많은 내용을 독후감에 담을 수 없어 안타깝다. 처음에는 기겁을 하고 시작했다. 친절하지 않은 번역도 한 문장 한 문장을 다시 읽게 했다. 하지만 읽어 가면서, 생각 보다 많이 부딪치지 않는 번역과 내용은 그래도 읽을만 한 책이구나를 느끼게 해주었다. 책은 최고의 석학이 쓴 책 답게, 다소 '나도 알고 있으니, 너도 알고 있을 것이다.'가 어느정도 깔려 있는 책이다. 평소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고 주류 경제학에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글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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