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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
이현훈 지음 / 해남 / 2020년 6월
평점 :
'세계화는 좋은 것이다. 서로 상부 상조하고, 국가간의 분업을 통해 효율을 이끌어내며, 화합하는 것이다.'
이것에 내가 알고 있는 세계화의 이미지이다. 중학교 사회교과서에서 '탈세계화된 세계'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은 아직도 '세계화'를 이런 식으로 공부하고 있다. 모순덩이 교육이 만들어낸 아이러니이다. 우리는 급속도로 탈세계화를 가고 있다. 내가 학창시절 배운 바에 의하면 분명 '좋은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세계화'는 더 이상 우리를 발전시키지 않는다. 이제는 지나가 버린 세계를 그리워 할 것이 아니라, 냉철한 눈으로 '탈 세계화'를 바라보고, 대응해 내가야한다.
항상 위기는 기회다. 짐 로저스의 저서에서 우리말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라는 두 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했다. 어쨌건, 위기는 위험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지난달 제조업 평균가동률리 1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했다고 한다. 재고율은 2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라고 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풀었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는 두 달여의 짦은 효과를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빠르게 돌아 간다. 사실이런 제조업의 재고율이 높아지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소비가 줄어들면, 당연히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 공급을 멈추는 일은 자본주의에서 일어날 수 없다. 때문에 일정의 공급을 계속 하기 위해서, 정부, 국가, 사회는 소비를 부축여야 한다. 이는 과소비를 만들어낸다.
옷 장에 색깔이 다른 옷들이 수북하지만, 옷을 사는 행위를 '쇼핑'이라고 부르며 '오락' 즈음으로 간주한다. 멀쩡하게 잘 나가는 자동차를 유행이 지났다고 바꾸기도 한다. 멀쩡한 보도블럭을 까부수기도 하고, 재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도심 전체를 갈아 엎어 버린다. 건설업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킨다는 명목으로, 아무도 살지 않는 도심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분양되지 않는 아파트를 계속해서 짓는다. 빠르게.. 빠르게.. 더 빠르게.. 소비해야 넘어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어차피 달리는 자전거와도 같다. 자전거 바퀴를 멈추지 않고서는 잠시 숨을 돌릴 여유가 없다. 더 많은 걸 파괴하고, 더 많은 걸 생산해서, 더 많은 걸 소비한다.
살아있는 생명을 무자비하게 키우고, 소비되지 못한 생명을 분쇄기로 분쇄해 버리며, 팔리지 않는 배추나 농작물은 트랙터로 갈아버린다. 자본주의가 성숙하지 못한 아프리카 한 쪽에서, 누군가가 굶어 죽더라도 소비가 아닌 분배는 일어나지 못한다. 코로나19로 세계는 이제 마이너스 성장을 해 나간다. 하지만 문명의 후퇴는 아니다. 이는 그저 자본주의의 후퇴일 뿐이다. 공장은 자전거 바퀴처럼,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조건 생산을 해야한다. 재고가 쌓여 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다. 코로나 19로 소비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생산해 내야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하게 공장에서는 엄청난 생산물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이렇게 잉여 생산물이 소비를 과도하게 넘어가며 발생했던 적이 한 차례 있다. 그것은 바로 세계 대공황이다. 지난 대공황에서는 '뉴딜정책'으로 죽어가는 자본주의에 산소호흡기를 달아 생존을 이어갔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공사업을 벌여, 일자리를 창줄하고 실업자를 줄여, 소비와 수요를 만들어 경제를 회생시키는 정책이라는 이 정책은 그저 단순하게, 더 많이 쓰는 일일 뿐이다. 이는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우리는 과소비와 과소비를 하고, 다시 과소비를 하며, 쓰러져가는 자본주의를 살려내고 있다. 이제 그 끝이 왔다. 자본주의의 마지막 불꽃은 중국이었다. 중국이 경제강국으로 성장하면서, 더 많은 생산과 소비를 했고, 1억 채의 빈집이 생겼고, 아무도 살지 않는 대규모 도시들을 무자비하게 만들어 냈다. '덕,분,에' 세계의 자본주의는 마지막 불꽃으로 조금 더 생명을 연장했다.
이제 중국의 불꽃이 꺼진다.
앞으로, 한강의 기적이나 나일강의 기적과 같은 신흥국의 부흥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세계는 '노동'보다는 '기술' 위주의 성장이 일어날 것이다. '기술'은 개발도상국보다는 선진국의 성장을 부축인다. 선진국은 자신들이 부족했던 '노동력'을 '개발도상국'으로 부터 보완을 받으며 공생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계화되고, 탈세계화된다. 더 이상 부의 이동이 상하로 움직이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 투자를 하면 큰 돈을 벌었지만, 이제는 '베트남'이나 '멕시코'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투자를 하는 것 보다 '미국'과 같은 기술 강국에 투자하는 편이 수익률이 더 좋다. 브래튼우즈의 막차를 탄 대한민국은 다행하게도 그 마지막 떠나는 열차를 붙잡았는지도 모른다. 인구가 줄어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더 많은 생산을 해낼 여지가 있다. 물레를 돌려 면을 짜내는 인구 많은 인도보다 방직기를 돌려 면을 찍어내는 인구적은 영국의 성장이 고속이었던 것처럼, 우리의 미래가 어둡다고만 할 수는 없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은 대공황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글로 책을 시작한다. 책은 매우 얇고, 많은 경제적 지표들을 그래프로 보여주기 때문에 읽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해 경제, 역사, 문화의 순으로 들어 예측해 본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4차산업혁명'의 시기다 앞당겨졌다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우리가 보는 재난영화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지난번에 개봉했던 '엑스트'라는 영화와 '살아있다'라는 영화에서도 드론이 나온다. 우리는 이런 드론이 재난을 구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장면을 거부감 없이 시청한다. 또한 미국이 이란의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으로 공습한 뉴스도 얼마 전까지 봤다. 3년 전에는 비트코인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폐가 한참 대유행을 넘어 폭등을 하기도 했고, 지금은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처럼 아무런 생산활동도 하지 않는 비대면 서비스가 세계 최고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기업이 되었다. 대한민국 학교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하기도 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는 400년 역사 상 처음으로, 온라인 졸업식을 하기도 했다. 4년 전에는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이세돌9단을 상대로 승리하였고, 알파고는 이세돌9단에게 1패를 내어 준 뒤로 단 한차례도 인간은 알파고를 이겨본 적이 없다.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로봇은 더 이상 공상영화에나 나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경제와 문화에 직접 맞닿아 있는 생활로 들어와있다.
책에서는 지금을 4차 세계화로 분류한다. 그간 100년 간의 세계화의 주도국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지고 지속되어 왔다. 때문에 영어 또한 필수의 언어였다.이번 4차 세계화의 주도국은 미국과 중국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영어와 중국어에 대한 두 가지 언어의 이해도와 미국과 중국의 두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국가가 앞으로 유리할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모국어의 근간이 한자로 이루어져 있는 단어가 많다. 어쩌면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성장을 할 국가일지도 모른다. 지금 누군가는 중국에 붙어야 할지, 미국에 붙어야 할지를 두고 이야기를 한다.
명나라가 쇄퇴해갈 시기 여진족이 북 쪽에서 세력을 키우며 남진할 때, 주변 국가들 어디에서도 여진족이 명나라라는 대국을 무너뜨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임진왜란을 도와주던 초강대국인 명나라와 손을 잡을지, 새로운 새력인 청나라와 손을 잡을지는 조선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광해군은 명과 청, 어느 쪽 손도 쉽게 잡지 않는 실리적 외교를 취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운다. 만약 그때, 청의 손을 잡았더라면, 만약 그때 명의 손을 잡았더라면 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어쨌건, 우리는 인조반정을 통해 광해군을 폐위시키고, 과감하게 한쪽 손을 잡는다. 그리고 병자호란이 일어나고 삼전도 굴욕을 당했다.
우리는 명확한 한 쪽 노선을 택할 이유가 없다. 실리적인 외교를 통해 적당한 줄다리기를 하며, 기회을 보고 성장해가야한다. 사회주의를 택할지,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을 두고 대립하던 2차세계대전 이후의 냉전 시기에, 그 어느 쪽의 손도 잡지 않은 중립국 스위스는 큰 세력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통해 강소국으로 발전했다. 아마 이것이 우리가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독후감은 다소 저자가 작성한 내용과는 다른 의견도 적어보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일어날 경제의 위기와 흐름에 있어서는 공감하는 바도 많다. 사람마다 사람이 다르다. 이 책과 저 책을 읽으며 자신의 시선을 확립해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 또한 새로운 시선을 확장시키는데 좋은 역활을 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