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대학 코번트리, 도시를 바꾸다 - 사회혁신 영국기행
송주민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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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얇은 책이다. 얇은 책은 보통 두 종류로 나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하거나 성의가 업거나. 이 책은 전자이다. 군더더기 붙여가면서 활자 수만 늘린 원고는 어쩌면 지저분한 쓰레기 더미일지도 모른다. 작가가 돈을 버는 방법 중에는 단순하게 활자의 수로 원고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런 책은 아무리 두꺼운 책을 읽어도 제법 남는게 없다. 따라서, 얇은 책은 기대감과 호기심 그리고 일정부분 경계심을 갖고 시작한다.

이 책은 제목이나 표지와는 다르게 밝은 컬러 사진들이 있는 기행문에 가깝다. 하고 싶은 말도 명확하다. 대학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코번트리는 영국 런던 유스턴역에서 기차로 약 한시간 떨어진 잉글랜드 웨스트미들랜드 주에 있다. 이는 도시 인구 36만명이고, 사회적 기업 도시 지위를 2016년에 획득 했다고 한다.

작년 수능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미있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2019년 기준 원서료 수익이 가장 높은 대학교가 당해에만 64억 1071만원의 수익을 얻었다는 기사이다. 지하철을 타면 00대학으로 오세요 라는 광고를 많이 볼 수 있다. 영국 또한 2008 금융위기로 긴축재정이 들어가면서 대학도 어느정도의 수익을 창출해야할 위기를 느껴 우리와 같아졌다고 한다.

사실, 고등교육법 제28조에 따르면 대학의 목적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대한 심오한 학술 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해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 날의 대학이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대학생들은 그런 목적을 행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는 하다. 따라서 좋은 대학이라 함은 싶은 학술의 응용방법과 이론을 연구하며 공동체에 이바지 해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좋은 대학 나오셨네요.'란, 단순히 '고등학부 시절 성적이 우수함을 공식적으로 인정 받으셨네요.' 일 뿐이다. 대학교 졸업장은 단순하게 고등학교 성적에 대한 공증일 뿐인 샘이다. 그런 공증이 필요한 기업은 '대학이름'을 보고 사람을 평가한다. 단순 '고등학부 성적 우수자'들은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얼마나 모범적으로 찾아내는가에 우수한 학생들이다.

하지만 앞서 읽었던 책인, '야마구치 슈'의 뉴타입의 시대는 앞으로의 시대는 문제를 해결할 사람보다, 문제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더 필요로 한다고 했다. 누군가가 주어준 문제에 정해진 정답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내야 하는 인재를 찾는 것이다. 물론 성적 우수자들에게서 보장받을 수 있는 '성실함' 또한 기업에서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쨌건, 많은 대학은 그 '성실함'을 키워주기 보다, 이미 '성실'하거나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놓고 4년의 시간을 보내게 한 뒤, '00대학 출신'이라는 배경을 만들어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하지만, 이 책에 나와있는 코번트리는 스스로 사회적기업으로 문화를 선도하며, 도시를 바꾸어 나간다. 최초의 대학이 출발한 국가답게, 조금 더 성숙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대학을 바라본다. 외국에서는 사실 도시 중 '대학'을 거점으로 도시가 커나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도시 하나가 온전히 대학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거점 속으로 대학이 들어가있다. 이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갑'과 '을'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대학으로 인해 상권이 발달하고 기숙사와 주택가가 발달하는 도시 환경은 대학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갖고 있으며 그 도시를 대표하는 명물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단일 '서울'이라는 도시에만 수 없이 많은 대학이 몰려 있다. 또한 다른 대학들도 이미 도시화된 지역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들이 도시인들로 부터 얼마나 존경을 받을 수 있을까?

대학이 이윤을 추구하기 시작한다면, 대학은 열등한 기관으로 돌변할 수 밖에 없다. 이윤추구, 즉 비지니스는 마진률이 높아야한다. 마진을 높이기 위해선 투입대비 수지가 높아야 한다. 즉, 높은 수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낮은 투입과 높은 수익이라는 공식을 따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 기업들에 비해 구조적으로 열등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대학은 기업과 경쟁할 수 없도록, 또 다른 경기장을 가져야한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하나 없는 대한민국의 대학들에서 '명문대' 꼬리를 달고 어깨를 피고 다니는 일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에게 부끄러워 해야 하는 일일 지도 모른다. 명문대학을 나오고, 사회를 위해 어떠한 사회적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자신과 같은 아류를 생산하기 위한 입시과외만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대학생일 수 없다.

책은 코번트리 대학을 기점으로 그 도시를 돌며 보고 느낀 점을 쓴 기행문이다. 한편의 짧은 다큐멘터리를 본 듯하다. 책을 읽는데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듯 하다. 이런 기행문을 보면, 현재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달래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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