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모든 일들을 겪어냈고 우리는 그 시간을 함께 견뎠다.
이미 모두가 들어 알고 있는 이야기. 내 생애 가장 짜릿하고 쫄깃했던 결말이 여기 있다.
통쾌한 4월 4일 저녁,
할머니가 뚝닥 연탄불에 구운 생선과 돌솥밥을 내어주는 밥집에 갔다.
우리가 반찬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먹는 동안
벽에 걸린 티비에서 '파면' 멘트가 반복해서 들렸다. 할머니는 그 말에 답하듯 재깍 채널을 돌려버렸다.
속내가 궁금했다.
나와 다를지 모르지만 그렇더라도 내가 할머니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일상이 나를 감싸고 있었으니까.
이제 결정문도 어제의 밥처럼 맛있게 씹어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