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변화 시키려는 욕망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대체로 싫어한다. 귀찮아서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진 않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어가거나 글쎄,라는 말로 냉소를 표한다. 긍정의 단계에서 나는 조금 변한다. 엄청난 변화일지도 모르지만. 냉소로 넘어가는 지점에 대해 고민한다. 그건 확률적 현상들의 집합이라 언제나 분명하지 않음으로 끝나는 쳇바퀴이다.
끈적이는 감정의 연속선 위에서 내 기억의 파편들은 불쑥 튀어나오고 재구성을 반복한다. 지금의 나는 누구에게 감정이입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넘어가는 일이 소설을 읽는 재미라 할 수 있다. 나는 언젠가 또 변할 것이 분명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