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보면 너도 보통은 아니야

어떤 의미로 참 대단하긴 해

그는 세상 모든 일에 크게 동요가 없는 편이었다

아니 그냥 조용한 또라이 같았다

성격도 좋고 제 할 일도 잘하는 성격이라 옆에 두기 괜찮았다

어차피 돈 벌자고 하는 짓이니까...

요즘 결혼한다는 애들이 없다고 손자들 결혼에 목숨 거시는 분이야

네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연애 안 한다면 물려줄 생각은 없으실걸

어차피 네가 있는 동안 진행할 프로젝트는 정해져 있어

너는 그거 내가 한 척하면서 업무 시간에 포털 쪽 모니터링을 해

연봉에 팀장 수당까지 추가될 거야

물밑에서는 그가 서씨이기 때문에 그가 연막용 가짜일 거라는 여론이 일었다

그렇게 그는 안정적으로 잠입에 성공했다

경력 적당하고 일 잘하는 놈 중에서 윗선이나 아래쪽에 지인이 없는 사람으로 골랐다

있는 갈굼 없는 갈굼 다 당할 놈이니 버틸 근성은 있되 인성 선한 녀석이 필요했다

그는 얼굴 느낌이 묘하게 마음에 들었다

업무 환경에 자극이 주어지면 사내 분위기가 빨리 보이기 마련이다

자존심이 센 편인지 말 좀 살살 해 달라는 요청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관심도 없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나

저건 이번 주에 또 왔네

여자는 무슨 이유인지 밝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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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건 자신인지도 모른다

그의 눈에 자신은 얼마나 한심하게 보일까

적어도 내가 싫어서 그렇게 본 건 아닐 테지

그럼 내가 불쌍해서였나?

그녀가 더운 공기 중으로 한숨을 내뿜었다

오로지 자기들의 편의를 위해 금요일 밤인 건 알고도 하는 말인가

대체로 감정적으로 구는 법 없는 그의 표정이 오늘따라 다체로웠다

전부 나 때문일까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면 여기서도 백기를 들 수밖에 없다

회식 장소가 집 코앞이었네

여자를 집으로 데려다 주는 게 익숙한 걸까

나 여기 사는 거... 아무도 몰라

귀찮아지니까, 회사 근처에 산다고 하면...

너만 알아. 그러니까 비밀 지켜

오늘 같은 날이, 지금껏 한 번도 없었는데

무심한 눈인사가 다였던 사이었는데, 집이라니

그는 오해하고 있다

어떻게 여자 친구가 있는 사람을 짝사랑하냐...

호감 이상으로 감정을 느낀 적이 분명히 있었다

도착한 그의 오피스텔은 깔끔했다

전부 다 불편하다

멀지만 회사로 갈걸...

네 집이잖아, 너도 너 편한 대로 해

나 왜 여기 있는 거람...

친구 녀석들에게조차 안 하던 참견을 했다

과한 오지랖에 그녀가 화를 내지 않는 게 다행일 정도였다

저도 술에 취한 주제에 사람을 챙기겠다고...

삽질을 해도 정도껏 해야지

그래서인지 그녀를 보면 자꾸 한숨을 쉬게 된다

연애는 재미있어야 하고, 즐기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도 어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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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랑 하나도 안 변했어

수업 시작할 때까지 어디서 시간을 때우지?

우리 반에 이렇게 강렬한 캐릭터가 있었나?

전학생인 네가 모르는 건 당연해

나는 미술실 등교니까

꽃잎이 나부끼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어

저 녀석이 왜 교실에 있는 거지?

얌전히 미술실에나 있을 것이지

처음 맛보는 좌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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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사귀지는 않고 하룻밤만 즐길 수 있는 성인을 위한 효율적인 성욕 풀이 수단

성병 위험만 없다면 자위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하룻밤의 즐거움

부담 없이 섹스만 즐길 수 있는 수단이 있었다

뒷일은 걱정하지 않고 하룻밤으로 깔끔하게 끝낼 수 있는

연애나 성 경험이 없는 사람이 그 분야에서 이론은 더 강하다는 말이 있다

그녀 역시 그쪽 분야에서 이론은 빠삭한 편이었다

생각보다 매칭이 빨리 되네

성병 검사 좋죠. 나도 안전하게 하자는 주의라라.

처음을 아무 데서나 하기는 싫거든요

호텔이었으면 좋겠는데 괜찮으시겠어요?

호텔은 좀 비싸긴 하지만 당신은 처음이고 방값은 더치페이할 거잖아요

이 정도면 첫 경험 상대로 손색없지

처음부터 이런 건 너무 부담스러우려나

그러고 보니 이거 진짜 오랜만이네

그래도 안경은 필요해

원래부터 꾸미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예뻐지는 것보다 성적 올리는 데 더 집중하게 되었다

예쁘게 했으면 좋겠는데 동시에 나이 들어 보이게 해 달라니..

오늘은 고대하덧 원나잇 당일이었다

누나처럼 보이려고 나이를 올렸어

누나처럼 보여서 뭐 하게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되잖아

그 나이에 동정이면 그게 더 만만하게 보일걸

두 번은 안 만날 거야. 그래서 원나잇 하는 거고

너 가만 보면 진짜 실행력 하나는 최고야

소개팅은 거절하면서 섹스는 해야만 하시겠다?

내가 너를 원나잇이라는 야생의 세계로 보내게 되다니..

너.. 의외로 심하게 막지는 않네?

강력 범죄도 아니고 막아서 뭘 하겠어

너는 한 번 정한 일을 무르려고 하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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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계약에서 어떻게 될 지도 모르고요

그는 그녀를 보았다

구질구질하다고 해야 할까

덥수룩한 머리를 말총처럼 묶었으면서 앞머리는 쑥대밭처럼 길러 있었다

두꺼운 안경은 기본에 화장도 하지 않은 얼굴

저런 여자도 좋다는 남자가 있다니

난 회장님이하고 형이 싸우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어

내 앞에서 욕도 하고 간이 부었지

저 직원은 왜.. 관심있어?

방황이 너무 긴 것 같아 조금은 서글퍼졌다

그 미친 할망구가 자신의 손녀가 저런 취급을 받는 걸 알면서도 방치한 건가

그가 알던 그 할망구의 알들은 유약하고 다정한 남자였다

극성스러운 아내와 철없던 그 아들을 잘 알고 있었다

할망구가 알고 아들을 보내버린 건가

이제부터 넌 아르바이트생이 될 거야

우선 그녀를 가까이하면서 어떤 여자인지 알아 봐

넌 어떻게 죽어서도 날 괴롭힐 수 있는지...

남아사 불편하든 말든 상관하지 마시구요

너무 쌀쌀맞아서 절로 인상이 찡그러졌다

그녀가 숨기에 좋은 곳은 기록보관실이었다

이 얼굴을 보면 가족들이 더 화를 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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