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 연수
오빠는 왜 이렇게 무서운 아저씨하고 약속을 잡은 걸까
나 어른이라고 괜히 말했나
손 그렇게 되어서 뜨개질한다고...
너덜거리는 손톱 밑에서 피가 흘렀다
그가 그녀의 콧등에 맺힌 땀을 보았다
범상치 않은 얼굴을 가진 그가 움직였다
귄위적인 목소리조차 쓰지 않았다
시커먼 남자가 구둣발로 방 복판에 들어와 있는데 놀라지도 않네
... 저 혼자 있을 때 오실 줄은 몰랐지만요
처음 보는 여자애한테서 굳이 느낄 필요 없는 감정
왜 이런 걸 밝히고 싶은 기분이 드는 걸까
지금 울고 싶은 심정은 나인데?
우리 아기한테 다정한 아빠가 되어 준다고 약속해 놓고...
뒤틀린 그의 심술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삐죽거렸다
우리 아기는 겨우 백일 되었어요
꼭 그렇게 엄격하게 그래야 해요?
본심을 들키는 순간 그녀가 각방을 쓰자고 할지도 모르니
그녀가 더 혹할 만한 표현으로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울먹거리던 작은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부부 관계를 안 한지도 오래 되었고
내가 투정 부려서 미안해요
역시 전무님도 딸 바보 대열에 합류하셨네요
우리 아빠 죽일 거에요?
그녀가 커피를 준비하며 힐끗거렸다
무표정한 남자가 초라한 집을 뒤둘러보았다
저도 알 건 다 알아요
너 알아서 해. 내가 뭘 좋아할 것 같은데
뻔한 가난의 흔적
이 남자가 집에 불쑥 들어온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응급실에서 수액 맞고 깨어 봤자 생돈만 날릴 뿐
성적인 손짓과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가 남자의 손을 밀었다
자신의 몸을 가늠하는 시선이 느껴졌다
추론형 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