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내가 아침에 할 일이 하나밖에 더 있나?
처음 두 사람이 밤을 보냈던 날과 같은 눈빛이었다
아침부터 너무 불순한 생각을 하는 거 같은데?
명백히 그녀를 놀리는 행동이었다
그때 그런 일만 없었더라면...
그녀는 가난한 제 현실이 오늘따라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설마 커피도 안 마시는 건가?
도대체 얼마나 챙겨주려고 사람을 돈으로 유혹해서 묶어두는 건지
그녀는 왠지 모르게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돈 몇 푼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제 얄팍한 처지가 우습게 느껴졌다
본인이 만든 음식이 입에 안 맞는 건 아닐테고
일단. 하고 보자
그 때처럼 비참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어제 침대 위에서의 행동과는 다르게 온순했다
잠든 그를 보니 새삼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런 모습의 그는 처음이라 어색했다
...이런 모습도 다 있었네
오늘따라 유난히도 그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본다
이렇게 먹고 다니니 몸이 축날 수밖에
그 남자 새끼한테 두 번 다신 끼 부리지 말아야 할 거야
아직도 날 그렇게 몰라요?
증명, 안 해줘도 되겠어요?
숟가락도 간신히 들면서 날 얼마나 개새끼로 만들어야겠어?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
꼬마 아가씨도 나중에 분명 저 아줌마 언니들보다 늘씬하고 예쁠 겁니다
찌를 거 숨겨왔으면 지금 찔러
옷이라도 벗어서 확인시켜 줘?
볼 것도 없는 걸 뭘 자꾸 보여주려고?
이렇게 사는 삶에 감정이라는 게 개입되면 안 되는 것을요
전역 신청서 내던 날 평범한 시간들은 포기하기로 각오한 삶입니다
분위기가 왜 이리 칙칙해?
이 사람들은 알아둬야 할 이야기라고 내가 방금 이야기했는데요?
당신이 우리를 좀 도와줘야 할 것 같아요
그의 투덜거림이 우스운지 병풍들도 키득거리다 제어하지 못한 웃음이 운동장을 돌아온다
이 정도로 놀라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