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결혼은 안 하기로 하는 거지?
저와 사귀어 주세요
얼마 전에 거절했잖아. 난 그럴 수 없어
곧 남편분과 헤어진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남편분은 몇 번이나 바람을 피웠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이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아직도 그런 걸 친구라고 만나?
나이도 어린 상무 새끼가...
목소리에 묻어나는 불퀴 지수가 발걸음에도 똑같이 느껴졌다
내가 뭐 없는 말 했나?
제가 아는 선에서는 없어요
거의 모든 비서가 그를 찬양했다
그는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남자였고 가까이서 보면 매력적인 남자였다
그런데 화내면서 페르몬 발산하는 남자는 처음 봐
누가 누굴 걱정한단 말인가
그의 스트레서는 욕구 불만으로 이어진다
그가 화낼 때 페르몬을 풍기는 이유였다
미지근한 온도 가진 남자는 만나지 마요
보니까 너도 어제 술 마신 거 같던데
어지간해서는 쏜다는 이야기는 잘 안 하는 녀석인데...
너 가서 속옷 입고 나와
황금 같은 휴일에 그것도 오전 8시에 24시간 할머니가 운영한다는 감자탕집에 마주 앉았다
표정은 서로 온도가 달랐지만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았다
넌 진짜 눈썰미도 좋다
하마터면 못 알아 볼 뻔했어
뭐 했냐고 물어봐 주라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졌다
다 완벽하니까 속궁합 맞춰 보자고 먼저 이야기했거든
그런데 뭐 이리 문란한 여자가 있냐 하면서 사라지더라
그러고 싶은데 도저히 일어날 수 없어서요
왜 못 일어나겠다는 건데
윗몸을 일으킬 수가 없어요
일어나려고 애쓰고 있다니까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간신히 빠졌네...
나한테 상처 줄 수 있는 유일한 여자
할퀴기 위해 작정했던 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입을 다문 채 조용히 있었다
주도권은 나한테 있다더니...
최근에 이렇게 화가 났던 적이 있던가
피해자인 그녀에게 따질 수 없었다
해명 말고 빌미를 주지 말았어야죠
모두 그의 탓이었다
남의 여자, 불륜녀로 만든 주제는 원래 그런 겁니까
의도가 없었다 해도 그는 용서할 수 없었다
나는 이제 이럴 자격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