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중대한 잘못 탓입니다 (Mea maxima culpa)."

지난 몇 년 동안 법무부장관 사임, 구속영장 피청구, 기소, 재판 등의 과정을 겪고 있다. 현대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루쉰은 제자이자 연인인 쉬광핑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갈림길‘을 만나면, 울지도 되돌아오지도 않고 먼저 갈림길 어귀에 앉아서 좀 쉬거나 한잠 자고 나서 갈 만해 보이는 길을 선택하고 계속 걷습니다. ‘막다른 길‘을 만나도 같은 방법을 취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 가시덤불 속으로 헤치고 들어갑니다."

순간순간 ‘갈림길‘과 ‘막다른 길‘을 만났다. 힘들고 지쳐서 무너질 것 같은 때가 있었다. 퍼붓는 폭우를 같이 맞으며 위로와 격려를해준 시민들, 벗, 친구, 동지들 덕분에 견디고 버틸 수 있었다.
나는 흠결과 한계가 많은 사람이다. 나의 "중대한 잘못을 직시하고 성찰하면서 ‘갈림길‘에서는 쉬고 ‘막다른 길‘에서는 길을 내며 걸어갈 것이다. 누가 나를 위해 ‘꽃길‘을 깔아줄 리 없고 그것을기대해서도 안 된다. 이제 내 앞에 멋지고 우아한 길은 없다. 자갈밭과 진흙탕이 기다리고 있음을 직시한다. 삼국지연의 속 문구를빌리자면, "봉산개도峯山開道 우수가교遇水架橋" 즉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넌다"가 나의 모토가 될 수밖에 없다. 더 베이고 더 찔리고 더 멍들더라도, 미국 민권운동의 지도자 마틴 루서 킹 Martin Luther King Jr. 목사는 말했다. "날지 못하면 뛰어라. 뛰지 못하면 걸어라. 걷지 못하면 기어라. 무엇을 하든계속 전진해야 한다." 등에 화살이 박히고 발에는 사슬이 채워진 몸이라 날지도 뛰지도 못하지만, 기어서라도 앞으로 가려고 한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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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정치사상가 샹탈 무패 Chantal Mouffe가 민주주의에 대한경고로 남긴 글의 진짜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됐다.

"민주주의는 불확실하고 일어날 법하지 않은 어떤 것이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항상 허약한 정복이며, 심화시키는 만큼 방어도 중요하다. 일단 도달하면 그 지속성을 보증할 민주주의의 문턱 같은 것은 없다." - P192

집권 경험이 있고 원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민주당은 엄밀히 말하면 ‘중도보수‘와 ‘중도진보‘가 합작한 ‘연합 정당‘으로 봐야지, ‘사회민주주의 정당‘으로 볼 수는 없다. 독일로 치면 메르켈 총리가 이끌었던 ‘기독민주당 CD‘ 정도의 정치 노선을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민주당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위해 기업의 책임을 넓게 규정한 ‘중대재해처벌법‘, 그리고 파업 참가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제정의 선봉에 서지 않았다. 그들은 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끓어오른 후 따라오는 경향을 보여왔다. 한편, 대한민국의 진보정당을 자처하는 정의당의 경우 과거 민주노동당과 달리, 노동이 아닌 페미니즘과 성적 소수자 보호를 우선순위에 놓는 정당으로 대중에게 비치고 있다. 게다가 근래 정의당 의원 중 일부는 ‘중도화‘로 방향을 잡으면서 ‘제3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의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서겠다는 것이다. - P209

그러나 이와 동시에 "과학적 진리와 윤리적 당위라는 뒤섞을 수 없는 두 개의 영역을 마구 섞어버리는" 마르크스주의의 편향은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1980년대 한국 사회 민중운동권에 퍼졌던 마르크스-레닌주의적 또는 김일성주의적 이론과 실천은 더 이상 현실적합성을 잃었다. 언어학자 출신으로 스웨덴 복지국가의 이론적 기반과 실천적 기반을 닦은 에른스트 비그푸르스Ernst Wigforss의 관점을 빌리면, "사회민주주의의 도래는 ‘입증‘되고 말고 할 과학적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윤리적 당위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삶에서 실천으로 ‘구현‘해야 할 문제다. 그리고 "잠정적 유토피아", 즉 "현재로부터 생겨나고 또 ‘현재‘에 발 딛고있는 유토피아"를 설정하고 이를 일상 정치와 결합시켜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한다.  - P217

나는 2017년 사회권의 현황과 과제라는 책을 엮으면서 이렇게 썼다.

"사회권은 왜 필요한 것인가? 시민의 육아·교육 · 주택 · 의료등에서 기본적인 보장을 받지 못하면 그의 삶은 언제든지 불안하고 피폐해질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 보장이 없으면 시민은 자신의 삶을 주도하기 어렵고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정치·경제·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체적으로 선택하기 힘들다. 불법하거나 부당한 국가권력의 행사앞에서도 침묵하거나 굴종하기 쉽다.(•••) 진보·개혁 진영도역시 사회권이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발전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사회권을 보장하려면 어떠한 운동을 벌여야 하는지 등에 대해 분명한 인식을 갖고 있지 못했다. (•••) 시민은권위주의 체제를 자신의 손으로 무너뜨리고 정치적 민주화를 쟁취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사회·경제적 민주화다. 정치적 민주화의 요체가 자유권이라면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요체는 사회권이다. 이제 연대와 공존의 원리가 새로운 시대정신이 되었고, 그 법률적 표현이 사회권이다. 국가와 시민사회 모두에서 사회권 보장이 핵심 화두가 되고, 진보와 보수진영이 사회권 보장을 위한 경쟁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 P219

G20 소속 다수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보편적 복지‘ 정책은, 복지야말로 수요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를 안정시킨다는 것, 그리고 복지 정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빈곤층만이 아니라 중산층 역시 포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왜 보편적 복지인가
무상급식 정책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이 정책은 단지 아이들에게 공짜 밥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 법학적으로 이 정책은 헌법 제31조가 규정하는 ‘무상의무교육‘을 온전히 실현하는 것이다. 소수 부유층 자녀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데 비용이 들더라도 공짜로 밥 먹는 아이와 제 돈 내고 밥 먹는 아이를 구분함으로써 발생하는 교실 내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면 이 정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사회학적으로는 중산층과 빈민층의 경제적 부담과 시간적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고,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찍히는 낙인을 제거하고 어린 시절부터 사회 통합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는 일하는 사람이 노동력을 팔아 고용주에게서 받는 ‘시장 임금‘외에 국가가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사회 임금‘을 늘리자는 것이다. - P226

제러니 리프틴은 [공감의 시대]에서 ‘공감‘을 "관찰자가 기꺼이 다른 사람의 경험의 일부가 되어 그들의 경힘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그리고 인류의 존속과 번영을 위해서는 ‘공감의 문명empathic civilization‘이 중요하며,
21세기 ‘공감의 시대‘에는 우리 안에 있는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 즉 ‘공감하는 인간‘을 찾고 계발해야 한다고 했다. 유사한 맥락에서 최재천 교수는 호모 심비우스에서 21세기가 추구하는 이상적 인간은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즉 경쟁 일변도에빠진 사람이 아니라 협력하고 공생하는 인간‘이라고 했다.

"사랑과 지식은 나름대로의 범위에서 천국으로 가는 길로 이끌어줬다. 그러나 늘 연민이 날 지상으로 되돌아오게 했다.
고통스러운 절규의 메아리들이 내 가슴을 울렸다. 굶주리는아이들, 압제자에게 핍박받는 희생자들, 자식들에게 미운 짐이 되어버린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 외로움과 궁핍과 고통가득한 이 세계 전체가 인간의 삶이 지향해야 할 바를 비웃고 있다. 고통이 덜어지기를 갈망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나 역시 고통받고 있다.""
가슴이 답답해질 때마다 버트런드 러셀의 이 글을 찾는다.  - P248

고교 졸업 시 성적 우수자들의 재능과 노력은 그 자체로 인정되어야 하지만, 학문 연구와 지도자 육성이라는 역할을 수행해야할 대학은 성적 우수자들의 독점물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학문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다양한 계급, 계층, 집단의 경험, 이익, 꿈,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제대로 된 학문이될리 없다. 대학이 성적우수자들만의 ‘동종교배‘ 집단으로 변질될 때 그 대학 출신이 사회통합을 이루어낼 지도자로 성장할 리 없다. 대학은 계층의 상승을 보장하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큰 공부‘를 통해 ‘큰 사람‘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큰 사람‘이 되려면 ‘너른 가슴과 따뜻한 가슴‘이 필수적이다. 대학이 고교졸업 시 우수했던 성적을 뽐내는 데 급급한 학생들이 모여 ‘실력‘보다 ‘연고‘를 쌓는 장소로 전락한다면 재앙 중의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지역·기회균형선발‘로 선발된 학생들의 입학 시기 성적은 특목고나 서울 강남 명문고 출신이 많은 ‘수시 · 특기선발‘ 학생의 성적보다 못하다. 그러나 전자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고려할 때 전자의 성적은 이미 충분히 우수하다. 그리고 대학에서 전자가 졸업할 때의 성적이 후자가 졸업할 때의 성적보다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지역 · 기회균형선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지역·기회균형선발‘ 학생의 환경에 처해 있었다면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겠느냐고, ‘지역 · 기회균형선발‘ 학생이 당신의 환경에서 살았더라면 또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겠느냐고, 또한 ‘지역·기회균형선발‘로 입학한 학생이 부럽다면 현재 누리고 있는 환경을 완전히 버릴 의향이 있느냐고. - P265

2002년 소방관 파업이 일어난 영국 사회를 떠올려본다. 당시영국 정부는 강공책을 전개하며 소방관을 대신해 군인을 보내 소방 업무를 보게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영국 국민들은 여론조사에서 파업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투입된 군인들은 화재 현장에 익숙하지 않아 인명사고가 자꾸 늘어만 갔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일어났다면 보수언론들은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소방관 파업 때문에 사람이 타 죽다!"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소방관들을 비난하며 여론몰이에 나섰을 것이다. 검찰은 바로 소방관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은 정반대였다. 우선 시민들부터 화재 현장에 나타난 군인들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그리고 언론들도 소방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면서 소방관들에게 적절한 처우를 해주지 않아 파업이 일어났고 인명사고마저 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이 ‘선진국‘이라고 불리는이유가 단지 국민소득이 높아서일까.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다름 아닌 노동자이며, 따라서 노동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식을 대다수 시민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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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생각이 특히 더 무서운 것은 아빠가 못미덥기 때문이었다. 못 미덥다는 것도 아마 완곡한 표현일 것이다. 아빠는기분이 좋을 때에도 월급을 잃어버리거나 아파트 현관문을 연 채로 잠들거나 했는데, 술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분이 나쁠 때면 거의 늘 그랬다-눈이 벌겋고 몸은 축축해 보이고, 양복은 바닥을 데굴데굴 구른 것처럼 구깃구깃하고, 압력 때문에 금방이라도 터지려는 물건처럼 이상하게 고요한 분위기를 풍겼다. - P77

나는 전화를 끊은 후 아주 오랫동안 꼼짝도 없이 앉아 있었다. 내가 앉은곳에서 보이는 스토브 시계에 따르면 새벽 2시 45분이었다. 이 시간까지혼자 깨어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평소에는 바람이 아주 잘 통하고 탁트이고 엄마가 곁에 있어 쾌활하던 거실이 겨울 별장처럼 춥고 맥없고 불편한 곳으로 전락했다. 힘없는 천들, 긁힌 자국이 있는 사이잘 깔개, 차이나타운에서 산 종이 전등갓, 너무 작고 가벼운 의자들, 가구들도 전부 발끝으로 서 있는 듯 가냘프고 불안해 보였다. 두근두근 뛰는 내 심장이 느껴지고잠에 빠진 이 크고 낡은 아파트 건물이 딸깍거리고 똑딱거리고 쉿쉿거리는소리가 들렸다. 모두 잠들었다. 멀리서 들리는 경적 소리와 57번가에서 가끔 덜컹덜컹 들려오는 트럭 소리마저도 희미하고, 불확실하고, 다른 행성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외롭게 느껴졌다. - P96

나는 힘들게 일어서서 엄벙덤벙 미끄러지듯 문으로 걸어가서 더듬더듬 자물쇠를 열었다. "엄마?" 내가 이렇게 말하면서 맨 위의 빗장을 밀고 문을활짝 열었다. 심장이 60층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철렁 내려앉았다. 발판 위에 서 있는 것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 둘이었다. 머리를 짧고삐죽삐죽하게 자른 통통한 한국계 여자와 셔츠에 타이를 맨, <세서미 스트리트>의 루이스를 무척 닮은 라틴아메리카계 남자. 두 사람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들은 마음이 놓일 정도로 땅딸막한 중년인 데다가 임시 교사 같은 복장이었고 둘 다 친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두 사람을 보는 순간 내가 지금까지 알던 내 인생은 끝났음을깨달았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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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는 아빠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보통 아빠가 없으면 더 행복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빠가 우리를 갑자기 떠난 것에 충격을 받고 가슴 아파하는것 같았고(아빠는 돈도, 양육비도, 연락받을 주소도 남기지 않았다), 어퍼웨스트사이드에 있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불쌍한 나를 더 많이 이해하고 응원하려고 너무나 열심이어서 이미 장학생인 나에게 온갖 특별 혜택을 주고, 제출 기한을 미뤄주고, 두 번째, 세 번째 기회를 주었다. 몇 달 동안 밧줄이 계속 내려오자 결국 내가 아주 깊은 구멍에 스스로를 빠트리고 만 셈이었다. - P19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집착할까? 낯선 사람에게 이렇게 생생하게 열정적으로 집착하는 게 정상일까?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이 누구나 내 안에 이런 흥미를 불러일으킬 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내가 톰과 함께 남의 집에 들어간 주된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나는 낯선 사람들에게 매료되어서 그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무슨 그릇에 먹는지, 어떤 영화를 보고 어떤 음악을 듣는지 알고 싶었고, 침대밑과 비밀 서랍 침대 옆 탁자와 외투 주머니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길거리에서 흥미로운 사람들을 보면 며칠이고 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전철이나 버스에서 그들의 삶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내곤 했다. 몇 년이지났지만 당시 나는 그랜드센트럴 역에서 본 가톨릭 학교 교복을 입은 검은 머리 아이들 남매에 대한 생각을 여전히 멈추지 못했다. 두 아이는말 그대로 아버지의 양복 재킷 소매를 잡고서 수상쩍은 술집 문밖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또 칼라일 호텔 앞에서 휠체어에 앉아 무릎 위의 복슬복슬한 개한테 이탈리아어로 숨도 안 쉬고 이야기를 하던 연약하고 집시 같은 여자와 휠체어 뒤에 선글라스를 끼고 서서 전화로 무슨 거래를 하는 것같던 매서운 인물(아빠? 경호원?)도 잊지 못했다. 나는 몇 년 동안이나 머릿속에서 그 낯선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그들이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고있을지 생각했다. 집에 가면 나는 이 소녀와 노인에 대해서 똑같이 생각할것이다. 노인은 부유하다, 옷을 보면 알 수 있다. 단둘일까? 어디서 왔을까?
어쩌면 뉴욕의 크고 유서 깊고 복잡한 집안-음악가나 학자 집안, 컬럼비아나 링컨센터 마티네 공연에 가면 볼 수 있는 웨스트사이드의 큰 예술가집안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특색 없는 용모에 교양이 있으면서 나이가많은 걸로 봐서 소녀의 할아버지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노인은 음악선생님이고 소녀는 노인이 어느 작은 마을에서 발견한 플루트 신동으로카네기홀에서 연주를 시키려고ㅡ
"시오?" 엄마가 갑자기 말했다. "내 말 듣고 있니?"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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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2020년 발생한 검사 술접대 사건을 보자. 검찰은 라임자산운용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검사 3명 중 2명에 대해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위반 여부를 수사했다. 수사 결과 해당 검사들은 오후 11시 이전에 귀가했기에 이후 추가된 밴드비, 팁 등을 제외하고 1인당 96만2000원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계산이 되어 기소를 면했다. 접대비를 자리별로 시간별로 끊어서 검사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계산한 검찰의 셈법이었다. "유검무죄 무검유죄無有罪"라는말이 회자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후 2022년 1심 재판부는 기소된 검사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김봉현 전 회장과 친한 청와대 행정관이 옆방에 있다가 이 술자리에 합류했기 때문에 1인당접대비를 다시 계산하면 93만 9167원이 되어 100만 원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와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사건이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대법관으로 임명된 오석준 대법관은 2011년 1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 재판장 재직 시절 8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를 해임한 고속버스 회사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17년간 버스 기사로 일한 노동자는 2010년 승객에게 받은 요금 6400원 중 6000원만 회사에 내고 나머지 400원을 사용해 자판기 커피를 두 차례 사 마셔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당시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횡령 금액이 소액인 점 등을 들어 부당해고로 관정했지만, 오석준 당시 행정소송 재판장은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버스 기사는 이후 ‘해고자‘로 낙인찍혀 재취업을 하지 못하고 막노동판을 전전해야 했다.
그런데 이 판결은 오 후보자가 85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검사의 면직에 대해 "가혹하다"고 한 판결과 대비돼 입길에 올랐다. 오 후보자는 2013년 2월 자신이 수사 중인 사건 변호사로부터 술값 등 85만원어치 접대를 받은 검사가 낸 면직 취소소송에서 "파면은 가혹하다"며 징계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판결문에는 "향응의 가액이 85만 원 정도에 불과하고, 위법·부당한 행위를 했는지 자료가 없다"며 징계가 과도했다고 봤다. - P108

개인적으로 겪은 시련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윤
‘석열 검찰‘은 내 딸의 고교 시절 인턴 또는 체험활동을 확인한다는이유로 딸이 고등학생 때 쓴 일기장을 압수하고 대상 기관 출입기록을 압수수색했음은 물론, 딸의 동선 파악을 위해 나와 딸 명의의국민카드, 농협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한국씨티은행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등 모든 카드의 사용 내역을 압수수색해 사용 분석했다. 이후 딸에게 발부된증명서에 기재된 ‘인턴 또는 체험 활동 시간‘이 실제 시간보다 많다는 이유(예컨대, 실제 시간은 70시간인데 증명서에는 인턴 또는 체험 활동 시간이96시간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등으로 배우자 정경심 교수는 유죄판결을받았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보건복지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정호영 후보자(경북대 의대 교수)에 대해서 경찰은 어떻게 했을까? 수사권조정 이후 입시비리에 대한 1차 수사권은 경찰(국가수사본부)이 갖는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전후 딸과 아들은 나란히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척추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았는데, 경북대 의대 편입 시 제출한 서류에 한 학기에 19학점 수업을 들으며 경북대 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 연구센터에서 매주 40시간의 ‘학생 연구원‘ 활동을 했다고 기재했다. 경찰은 정 후보자와 아들의 전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사용 내역을 확인했을까? 19학점을 들으며 ‘학생 연구원‘으로 주40시간 근무한 사실이 정말 맞는지 확인했을까? 내 딸에게 했던것처럼 연구센터 출입 기록을 확보해 시간을 분초 단위로 점검했을까? 정 후보자의 딸이 의대에 편입했을 때 후보자의 청탁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술평가 만점을 준 정 후보자의 논문 공저자들을 엄격하게 조사했을까? - P110

2023년 7월 21일 의정부지방법원은 토지 매입 과정에서 총 349억 원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네 차례 위조하고 그중 한 장을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제출한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법정구속했다. 그런데 덜 알려진 사실이 있다. 2022년 7월최 씨와 공범으로 기소된 동업자 안 씨에 대한 재판에서 재판부는위조사문서행사 범죄사실을 안 씨에게만 적용하고 최 씨를 배제한이유를 설명하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석명준비명령서에서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인신문결과를 토대로 판단했을 때 최은순을기소 대상에서 아예 제외한 것은 다소 의문이 있다"며 "그러한 판단 근거, 이 법정에서 관련자의 증언이 있은 후에도 (검찰이) 별다른조치를 취한 것이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상세히 밝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찰이 따르지 않았다.
조직 수장의 장모에 대한 수사를 미루고 미루다가 여론이 들끓자 수사를 전개했지만, 기소할 때 ‘위조사문서행사‘ 부분은 뺐다. 그리고 재판부가 의문을 표시했음에도 추가하지 않았는데, 이는매우 이례적인 대응이었다.  - P113

특히 검찰의 수사는 기업, 조세, 금융, 부패 범죄 등 범죄성이분명한 비리를 넘어, 정치적·정책적 판단 영역과 시민사회의 관행영역까지 들어가고 있다. 남북관계에 대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 장관의 인사권 행사, 이전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에너지 전환 정책(세칭 ‘탈원전 정책‘ 추진도 수사 대상이 되며, 시민사회에서 관행적으로 통용되었던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의 칼날이 들어간다. 그 결과검찰은 위세를 떨치게 되지만, 정치·정책·시민사회 영역은 급격히 위축된다. 자신의 결정과 행동이 사후에 언제든지 검찰 수사의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1966년 ‘도구의 법칙Law of the instrument‘을 제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가진 도구가 망치뿐이면,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 - P123

우리는 ‘법치, 즉 ‘법의 지배rule of law‘는 법을 이용한 지배rule by law‘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법치‘는 단지 권력자가 법을 통해서 통치 또는 지배한다거나, 국민은 그 법을 무조건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법을 이용한 지배‘에서 법은 통치의 도구이자 수단일 뿐이다. ‘법을 이용한 지배는 조선시대에도, 일제강점기에도, 권위주의 정권·군사독재 정권하에서도 이루어졌다. 권위주의 정권,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제정된 각종 ‘반민주악법‘에 대한예는 생략하기로 하자. 당시 ‘법치‘는 (노동자 시인 백무산 씨의 시 구절을빌려 말하자면) 국가권력이 "법대로 테러하는 것에 불과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자신이 내세우는 ‘법치‘가 ‘법의 지배‘가아니라 법에 의한 통치‘라고 공문서에 명기했다(법무부는 ‘rule by law를 ‘법에 의한 통치‘라고 번역했다. 법무부는 세칭 ‘검수완박법‘이라고 불리는 검찰 직접수사권 축소 법률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그런데 법무부는 그 청구서에서 "법치주의는 법에 의한(rule by law) 통치를 의미하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 문서를 접했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러나 분명히 "rule of law"
가 아니라 "rule by law"라고 적혀 있다. 이 문서는 온라인상에서쉽게 찾을 수 있다. 과거 권위주의 또는 군사독재 정권도 자신들의 ‘법치‘가 ‘법에 의한 통치‘ 또는 ‘법을 이용한 지배‘라고 말하지는 않았는데,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으로 이를 표명한 것이다. ‘법치‘가 ‘법을 이용한 지배‘가 될 때 법은 법의 외피를 쓴 폭력이 된다. - P124

철학자 강남순 교수는 "폭력과 보복의 얼굴"을 가진 정의와 "연민과 환대의 얼굴"을 가진 정의를 구별한다. 전자는 "특정 그룹의권력 강화와 이익 증진을 위해 국가 · 정치 집단. 시민 집단 또는 파괴적 분노에 사로잡힌 개인들이 호명하는 정의"라면, 후자는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와 평등한 삶을 증진하고 다층적 운동을 하는 이들이 실천하는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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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형법은 존재하고 있는 법률의 내용이 정당한지, 실정법률이 국민의 법 의식이나 법 관행을 초과하는지, 그리고 위반자에게 부과되는 제재가 과도한지 등을 따지고 물어야 한다. 그리고 피치자被治者국민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필수적이다. 요컨대, 민주주의와 인본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에서 법의 이념인 정의는 후자의 정의, 즉 "연민의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 "타인의 고통을 목격하면서 지성만이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그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 바로 이것이 정의의 출발점이다. - P150

나는 한국 법 현실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법과 법학이 우리 현실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법학을 공부한 이래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Thoreau 1849년에 지은 명저 [시민불복종]에서 한 말을 마음속깊이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먼저 인간men 이어야 하고, 그다음에 신민臣民, subject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the law에 대한 존경보다는먼저 정의the right 에 대한 존경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는 특정 국가와 특정 체제에서 살며 그 국가와 체제의 요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잊어선 안 될 것은 우리 개개인이 국가나 체제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존엄이 먼저지, 국가나 체제의 요구가 먼저여서는 안 된다. 만약 반대가 된다면 우리는 국가나 체제의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어느 누구의, 어떤 체제나 국가의 ‘신민‘이어선 안 된다. - P153

사정이 있는법은 사회적 균형추다. 네오마르크스주의적 표현을 쓰자면 계급투쟁의 공간이자 절충물이다. 지배계급의 의사와 이익만이 일방적으로 법에 관철되는 시대나 체제와 달리, 시민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현대 국가에서는 각 계급, 계층, 집단의 의사와 이익이 법에 반영된다. 이때 권력, 재력, 지식, 인맥 등에서 강자 또는 가진자의 입장이 약자 또는 가지지 못한 자의 입장보다 더 많이 관철될것임은 물론이다.
2014년 겨울 생활고에 시달리던 60대 어머니와 30대 두 딸이반지하 방에서 동반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먹먹했다. ‘자살‘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타살‘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세상을 떠나면서도 그동안 밀린 집세와 공과금을 남기고 갈 만큼 도덕적이고 준법적인 인간이었던 이들의 소망과 바람은 우리의 법에 얼마나 반영되었을까. - P156

법학과 법률가는 이런 점을 직시해야 한다.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강조했다. "분별 있는 관찰자"는 "역사의 수많은 부분을차지해 온 고통과 불평등에 대해 무지하거나 이에 대한 인정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존 롤스John Rawls도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회적 가치들, 자유, 기회, 소득, 재산 및 자존감의 기반 등은 이들 가치의 전부 또는 일부분의 불평등한 분배가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한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 단순한 불평등은 부정의가 된다(차등의 원칙). "

전통적 정의론에서 강조하는 재화의 공정한 배분 "각자에게 각자의 것을"이라고 요약되는 ‘배분적 정의에 집중하는 한편 "지배와 억압을 문제 삼아야 한다. "공정으로서의 정의"를 막는 것이 지배와 억압이기 때문이다. - P157

정조는 중앙 요직에 있던 다산이 반대파의 공격을 받자 잠시 그를 보호하려고 외적인 황해도 곡산 부사직을 제수한다. 다산이부임하기 전 이 지역에서는 농민 이계심이 주동한 ‘불법 시위‘가 있었다. 군포 비리가 만연하던 당시, 관에서 군포 대금을 200냥에서 900냥으로 대폭 올려 징수하자 이계심은 백성 1000여 명을 이끌고 곡산관아로 달려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폭력적으로 해산되었고, 이계심은 수배자 신세가 되었다. 부임을 앞둔 다산에게 좌의정 김이소는 이 불법 시위의 주모자는 물론 적극 가담한 자를 잡아사형에 처하는 등 엄히 다스리고 질서를 회복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계심은 다산이 부임하는 길목에 갑자기 나타나 백성을 괴롭히는 10여 가지를 적은 문서를 전하고자 했다. 관졸들은 그를 당장 포박하고 칼을 씌우려 했다. 그러나 다산은 그를 오랏줄로묶지 않고 그냥 관아로 따라오게 했고 사건을 검토한 후 무죄판결을 내려 석방했다. 이때 다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官所以不明者 (관소이불명자)
民工於談身 不以漠官 (민공어모신 불이막범관야)
如汝者 官當以千金買之也(여여자 관당이천금매지야)

번역하자면 이렇다. "관이 현명해지지 못하는 까닭은 민이 제 몸을 꾀하는 데만 재간을 부리고 관에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같은 사람은 관이 천금을 주고 사야 할 사람이다." 지금 보아도 놀라운 사상이자 판결이다. 현대식 용어로 말하자면, 불의하고 부패한 권력 앞에서 시민은 움츠리지 말고 권력에 대한 비판을 실천해야 하며, 이러한 시민에게는 형벌이 아니라 상찬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산은 함석헌 선생의 금언, "깨어 있는 씨알이라야 산다"를 선취하고 있었다. - P162

동학농민운동의 발화점을 제공한 탐관오리 고부군수 조병갑은 곤장을 맞고 잠시 전남 고금도로 유배되었으나, 1898년 고종에 의해 대한제국 법부 민사국장으로 발탁되었다. 그리고 동학 제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은 소추와 판결 기관을 구분한 ‘근대식외관을 갖춘 한성재판소의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72세에 "법대로" 참형을 당했다. 그런데 이 재판부의 배석판사가 바로 조병갑이었다. 이후 조병갑은 ‘법을 이용한 지배를 위한 충실한 도구가 되어 호의호식하며 여생을 보냈다.
또한 덜 알려져 있지만 ‘을사오적‘ 이완용, 박제순, 이근택, 이지용, 권중현 5인은 모두 최고위급 판사 출신이었다(이완용은 지방 재판소 판사, 다른 4인은 현재 대법원에 해당하는 평리원平理院 재판장 또는 재판장서리 출신), 매국대신의 목을 쳐야 한다는 상소를 올리고 의병을 일으킨 왕산 허위 선생도 평리원 재판장을 역임했는데, 훗날 왕산은이완용의 체포 명령으로 일본 헌병에게 체포되어 서대문 형무소에서 제1호 사형수로 순국한다.
이 오래된 일화를 꺼내는 것은 ‘법치‘에 대한 저급한 인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이계심이나 동학도가나타났을 때, 법률가들은 정약용의 길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김이소 조병갑 또는 을사오적의 길을 택할 것인가?  - P164

이상과 같은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고는 지금 우리가살고 있는 세상에서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그 현주소를 정확히 밝히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발언은 한국의 어느 좌파보다 더 좌파적이다.

"오늘날 배제와 불평등의 경제에 대해 ‘그래서는 안 돼‘라고말해야 한다. 경제가 사람을 죽이고 있다. 나이 들고 집 없는사람이 노숙을 하다 죽었다는 것이 뉴스가 되지 않는 반면, 주가지수가 2포인트 떨어졌다는 것이 뉴스가 된다. 어떻게 이럴수 있나? 이는 배제의 사회다.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음식이 버려지는 상황을 계속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있나?
이는 불평등의 사회다. 오늘날은 경쟁과 적자생존의 법칙 아래에 모든 것이 지배되고 있다. 힘 있는 사람이 힘 없는 사람을 착취하며 살고 있는 사회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배제되고 비참한 존재가 되고 있다. (•••) 우리는 새로운 우상들을 창조했다. 고대 황금 송아지에 대한 숭배(출애굽기 32장 1~35절)가 돈이라는 우상과 인간을 위한 진정한 목적이 결여된 비인간적인 경제독재라는 새롭고 잔인한 형태로 변신했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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