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기에는 이솝 우화에나 나올듯한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로 들리지만, 이 경구 하나로 마코위츠는 노벨 경제학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500년 전, 셰익스피어의희곡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에 나오는 주인공 안토니오Antonio 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다행스럽게도 난 화물을 한 배에만 실은 게 아니고, 내 거래처도 한두 군데가 아니거든.
또 전 재산이 금년 한해의 운수에만 달려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내 물건에 문제가 생겨서 그 때문에 울적한 것은 아닐세. - P555

첫 번째 함의는 계량경제학 모델들은 과거의 자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 정책이 가져올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므로 별로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만약 정부가 야구 경기와 GDP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야구 경기수를 늘려 GDP를 끌어올리려고 시도한다면, 경제 행위자들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라 자신들의 기존 모델을 바꿀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행위를 바탕으로 수립된 새로운 정책은 사람들이 과거와 다른 행동을 하도록 만듦으로써 의도한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이것을 루커스 비판Lucas Critique 이라 부른다."
미국 태생의 경제학자이자 시카고대학교 교수인 로버트 루커스RobertLucas, Jr. 는 자신이 합리적 기대이론의 훌륭한 전도사가 될 수 있다는것을 몸소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다. 1995년 10월, 루커스는 그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그의 전 부인이 그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미리 점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루커스가 노벨상을 수상하기 7년 전, 그는 부인과 이혼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자신이 노벨상을 수상할 경우 상금의 절반을 지급해야 한다는 요구 사항을받아들여 그것을 이혼 서류에 명문화했던 것이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어쨌든, 전 부인의 합리적 기대이론에 기대 만들어진 이 조항으로인해 그는 상금의 절반인 50만 달러를 전 부인에게 지급해야 했다. - P562

충격은 이것만이 아니다. 만일 합리적 기대이론이 옳다면, FRB는 인플레이션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어째서? 주류 경제학적접근에서는 통화 긴축 정책은 처음에는 경기 침체를 야기하지만, 뒤늦게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합리적 기대이론에 따르면, FRB가 화폐 공급량을 0퍼센트 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면, 기업들은 물가가 자동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상품의 가격과 임금을 스스로 낮춘다. 즉, 그들은 화폐 공급량 감소에 따른 경기 침체가 오지도 않았는데 FRB의 정책에 기초해 자동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적응 기대‘가 아닌 ‘합리적 기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 P564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은 사람들이 뭔가를 잃는 것을 죽도록 싫어하고, 때로는 사소한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주식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이 약간 손실을 입었다고 해서 바로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지 않는다. 이런 반응은 주식 전문가들이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더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정서적으로자신들이 보유한 주식, 주택, 직장에 집착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 P575

 정부와 경제는 상호 작용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 둘의 작용과 반작용을 무시하지 않았고, 무시할 수도 없었다. 스미스는정부가 길드의 무역 규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맬서스는 빈민구제법이 빈곤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고, 리카도는 보호주희가 영국을 새로운 중세의 심연으로 가라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르크스는 정부가 착취와 억압의 수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케인스는정부 관료들을 깊고 위험한 잠에서 깨우려고 노력했다.
극단주의자들의 외로운 외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부가 필요악이나 선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비록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들이 경우에따라서는 구원적 또는 사탄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정부의 본질은 구세주도 사탄도 아니다.
우리가 앞서 다룬 경제학자들은 서로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항상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경기 상황을 망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도록 하는 정치적 압력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미국 의회 의원들은 자신들의 임기를 자신들이 추진한 경제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사람들을 위로하고 구제하느라 허비할 수 있다. 자유로운 국제 무역은 일부 국내 생산자들에게, 낮은 인플레이션은 채무자들에게 해를 준다.
반면, 금리 하락은 채권자들에게 해를 준다. 기술 혁신은 일부 노동자들에게 해를 주고, 공해에 세금을 부과하는 공해세 taxes on pollution는기업들에게 해를 준다.
물론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좋은 경제 정책이란 철수에게 돌아갈 몫을 빼앗아 영희에게 주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비록 피해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하더라도, 우리는 훌륭한 경제 정책을 다수에게 이득을 가져다주는 정책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 P587

지구적인 기아, 빈곤, 절망이 도래할 것이라는 묵시론적인 예언이 넘쳐난다고 하더라도, 미래에 대해 너무 절망적일 필요는 없다. 미래가 반드시 희망적일 것이라는 어떤 보장도 없지만, 희망을 가질만한 이유는 있다. 국민 소득national income 이노동, 자본, 천연자원, 기술에 의존한다는 것을 상기하자. 근래에 이들 생산 요소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이것은 장기적으로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 P591

인류의 기나긴 역사에서 볼 때, 지금 두 발로 걷는 인류가 네 발로 걸었을 때보다 더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두 발로 걷고있는 지금이 네 발로 걸었을 때보다 분명히 나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 우리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고자 애썼고 애쓰고 있는 경제학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의 마음으로 신뢰를 보내도록 하자. - P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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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중령, 당신네들 과학적 이론으로는 없어진 달은 어디로 간다고 하던가?」
「어디로 가냐구? 그런 게 어디 있어! 그냥 우리 눈에 안 보이게 될 뿐이야!」슈호프가 고개를 흔들며 웃는다.
「만약 눈에 안 보인다면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럼, 자네 생각으로는 매달 새 달이 나온다고 생각하나?」중령이 어이없다는 듯 말한다.
「그게 뭐 그리 이상한가? 사람도 매일 태어나는데, 왜 달이라고 사 주에 한번 태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나?」 「이런 멍청한 녀석을 봤나」중령이 뭐 하고 침을 뱉는다.  「해군에서는 자네 같은 멍청이는 한 명도 없었지! 그래, 자네 생각으론 헌 달이 어디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나?」 「그래서 내가 물어보는 것 아닌가. 도대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슈호프가 이를 쏙 드러내며 웃는다.
「그래, 어디야?」슈호프가 숨을 한번 들이쉰 다음, 약간 혀 짧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하느님이 헌 달로 별을 만드신다는거야」 「이런 미개한 사람들 같으니라구!」하고 말하고 중령은 웃음을 터뜨린다. 
「그런 말은 들어본 적도 없어. 그래 슈호프, 자네는 하느님을 믿는단 말인가?」 「아니, 그렇지 않으면?」 슈호프가 깜짝 놀란다. 「천둥소리를 듣고도 믿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 P134

슈호프는 오늘 처음으로 그를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수용소 내의 죄수들이 모두 새우등처럼 허리를 굽히고 있는 반면에, 이 노인은 유독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있다. 의자에 앉은 모습을 보니, 의자에 뭘 기대고 앉은 것처럼 꼿꼿하게 앉아있다. 머리카락은 이미 모두 빠져서 이발할 필요도 없어진지 오래다. 수용소에서 하도 잘 먹은 탓에 머리가 모두 빠진 모양이다. 그는 식당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듯, 슈호프 머리 너머 어느 곳인가 먼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끝이 다 닳은 나무 수저로 건더기도 없는 국물을 단정한 모습으로 먹는다. 다른 죄수들처럼 국그릇에 얼굴을 처박고먹는 것이 아니라, 수저를 높이 들고 먹는다. 이는 아래위로 하나도 남은 것이 없다. 뼈처럼 굳은 잇몸으로 딱딱한 빵을 먹고있다. 얼굴에는 생기라고는 하나도 찾을 수가 없다. 그래도 어딘가 당당한 빛이 있다. 산에서 캐낸 바위처럼 단단하고 거무스름하다. 쩍쩍 갈라진 거무스름한 손은 그가 걸어온 수십 년의 감옥살이를 통해, 한번도 가벼운 노동이나 사무직 같은 것을 얻어 일한 적이 없이, 생고생만 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하지만 그는 전혀 굴하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다. 어떤 타협도 하려들지 않는다. 삼백 그램의 빵만 하더라도, 다른 죄수들처럼 더러운 식탁에 아무렇게나 내려놓지 않고, 깨끗한 천을 밑에 깔고 그 위에 내려놓는다. - P177

슈호프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잠이 든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단지>로 작업을 나가지도 않았으며, 점심 때는 죽 한 그릇을 속여 더 먹었다. 그리고 반장이 작업량 조정을 잘해서 오후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벽돌쌓기도 했다. 줄칼 조각도 검사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가지고 들어왔다. 저녁에는 제자리 대신 순번을 맡아주고 많은 벌이를 했으며, 잎담배도 사지 않았는가. 그리고 찌뿌드드하던 몸도 이젠 씻은 듯이 다 나았다.
눈앞이 캄캄한 그런 날이 아니었고, 거의 행복하다고 할 수있는 그런 날이었다.

이렇게 슈호프는 그의 형기가 시작되어 끝나는 날까지 무려 십 년을, 그러니까 날수로 계산하면 삼천육백오십삼 일을 보냈다. 사흘을 더 수용소에서 보낸 것은 그 사이에 윤년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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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이기심이 표출되는 방식은 기업가들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기업가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쟁한다. 물론 정부 관료들은 아마 뇌물을 제외하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변수들, 예를 들어, 봉급, 수당, 권력, 위신, 퇴직 연금 등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관료들은 어떻게 이것들을 극대화할수 있을까? 각종 예산을 늘리고 부서의 크기를 늘리면 된다. 니스커넨은 정부 부서들과 산하 기관들을 예산을 많이 받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조직들로 묘사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조직들의 규모는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보다 몇 배는 더 비대해질 수 있다. 이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납세자들의 지갑에서 나온다. 돈, 즉 배당되는 예산이 더 크다는 것은 관료들에게 더 많은 권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관료들은 비용을 줄이는데 별다른 동기를 갖지 않는다. 뭔가 허술해 보이는 관료주의가 관료들을 까다로운 존재로 만든다. - P500

뷰캐넌은 예산 적자가 경제에 타격을 주기는 하지만 그 고통은 간접적이고 분산적이라고 대답한다. 반면 균형 예산 또는 흑자 예산에 따른 고통은 직접적이다. 왜 그럴까? 흑자 예산에 따른 직접적인 고통을 예산 적자에 따른 간접적인 고통과 비교해보자. 만일 우리가 균형 예산에서 시작해 흑자 예산을 달성하고 싶어 한다면, 우리는 (1) 세금을 더 많이 내거나 (2) 정부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 이런 두 가지 전략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고통을 안겨준다. 세금을 높이게 되면 민간소비는 줄어들수밖에 없다. 한편, 정부가 지출을 삭감하면 시행 중인 각종 민생정책들은 중단되거나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기가 호황을 보인다고 해도 그 혜택은 바로 나타나기보다는 늦게 나타난다. 그리고 세금을 높이거나 정부 지출을 줄임으로써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뿐이다.
그럼, 적자 예산일 경우를 예상해보자. 우리는 세금을 낮추거나 정부지출을 늘려 적자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납세자들과 적자 예산에 따른 수혜자들은 얼굴에 희색을 띌 것이다. 적자예산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적자 예산은 경제를 위축시키지만, 그에 따른 효과는 간접적이다.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생각해야 하고, 흑자 예산과 적자 예산의 경우에 각각 어떤 영향을 받을지 자문해봐야 한다. - P504

 뷰캐넌은 사람들이 미국 태생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TenesseeWilliams의 <유리동물원 The Class Menagerie》에 나오는 주인공 아만다 윙필드Amanda Wingfield의 다음 대사를 그대로 따르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 "미래는 현재가 되고, 현재는 과거가 되며, 과거는 당신이 그것에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면 영원히 후회하는 것이 될 거야!"
정부가 예산을 적자로 운영하는 것은 미래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미래 세대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뷰캐넌은 염려한다. 사실, 그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도덕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예산 적자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과세 아닌가? 오늘날 의회 의원들은 자신을 뽑아준 또는 뽑아줄 유권자들의 당장의 복지를 강화함으로써 다음 세대의 복지를 위기에 빠뜨리는 존재들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다음 세대는 투표자체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태어날 우리 후손들은 모두 손에 재정적인 채무를 떠안고 태어난다. - P505

그러나 다음 두 가지 인구학적 변화로 인해 사회보장제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
첫째, 미국인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보통 미국인들은 60대에 은퇴를 했는데, 수명은 거의 80세까지 늘어났다. 둘째, 전후 베이비 붐 baby boom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출생률이 급격히 상승한 현상) 세대의 등장으로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것은 향후 몇 십 년동안 은퇴자의 수가 늘어날 것이며, 상대적으로 적은 노동 인구가 많은 고령 인구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전체 인구의 12퍼센트가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 수는 앞으로 몇 십년안에 20퍼센트까지 상승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앞으로 미국 고령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할 베이비붐 세대를 부양할 것인가?  - P510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납부하고 있는 사회보장세Social Security taxes 가 이미 대규모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되고 있고, 그리고 자신들에게 지급될 사회보장금이 안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사실, 연방 의회는 사회보장제도를 ‘재원(財源)안(또는세출 절감안) 동시 제출 방식pay-as-you-go‘ (의원 입법에서 국비 지출을 필요로 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의원은 시재원 또는 새 세출 절감안을 동시에 제출하도록 하는 것)으로 비준했는데, 이것은 현재 사회보장세를 통해 거둬들이고 있는 사회보장 재원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되기보다는 수급자들에게 바로바로 지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렇게 지급되고 남는 재원은 연방 예산으로 편입돼 다른 정부 프로그램에 집행되고있다.
물론 ‘사회보장 신탁기금Social Security Trust Fund‘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미국 재무부가 연방사회보장국SSA,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에 보조하는 차용금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거의 모두 은퇴해서 사회보장금을 받게 되는 2012년경에 연방 의회는 사회보장금을 줄일지, 세금을 올릴지, 또는 다른 재원마련책을 강구할지 결정해야 하는 기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P511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공공선택학파를 회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그러나 공공선택학파에 가장 비판적인 논자들조차 다음과 같은 이 학파의 가장 중요한 주장은 인정한다. 정부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경제적으로 신중한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가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20년 동안 쓰인 경제학 교과서들은 독점과 공해 같은 시장 불완전성 market imperfection 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불완전성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해 치유되거나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정부가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론적으로 어떻게 행동할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공공선택학파 이론가들은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정부는 실제로 자신의 주어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가, 또는 정치적 압력과 유인들에의해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가? 시장이 불완전할 수 있는 것처럼, 정부도 불완전할 수 있다. 시장경제의 현실적 결과들은 정부의 개입이나조치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결과들에 대한 현실적 예측과 비교되어야한다. 지금까지 경제학 교과서들은 민간 경제를 추잡한 것으로, 정부는 깨끗한 것으로 그려왔다. 결국 우리는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도시의 지하철 바닥에 비해 별로 더 깨끗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 P518

그러나 케인스는 이런 정부의 개입이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하이에크가 쓴 《노예의 길 The Road toSerfdom》에 답하는 형식으로 쓴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먼저 하이에크는 이 책에서 정치가 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전체주의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케인스는 "우리는 분명히 정부가 경제에 더 많이 개입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개입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 즉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당신과 같은 도덕적입장을 공유하고 있는 사회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웬만한 정부 개입은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갖는다면 별다른 문제없이 안전할 것이다"라고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인스는 국민들이 어떻게 ‘올바른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가려낼 수 있는지, 또는 정말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약속하는 사람보다는 이런 올바른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호할지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 P521

왜 정치적 이기심은 공익에서 벗어나는가? 정부가 규제, 보조금, 관세, 각종 인허가를 통해 소규모 정부 지출microtransactions 을 늘려나감에 따라 정부나 국민 모두에게 이에 필요한 정보 비용-information cost (일종의 기회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정부의 공공 지출과 정책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시민들은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에게 이런 투지는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때 들여야 하는 정보비용이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국민 100명에게 100만 달러를 지원하는 정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자. 뭔가 이상한 낌새를 차린 철수가 하루 종일 이 프로그램의 뒷조사를 하러 다닌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입장에서 이 프로그램을 반대하는 지지하든 각자가 지불해야 하는 세금은 정말 눈곱만큼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프로그램의 뒷조사를 하는 데 개인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사정이 이렇다고 한다면, 앞서 언급한 합리적 무시가 더 속편한 처사일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규모나 정부 지출 증대 경향은 정치인들의 행동이 국민들의 알권리에서 계속해서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관료들은 나쁜 일이건 좋은 일이건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런 행동은 정치적 보이지 않는 손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간다. - P534

민주주의에서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 투표하는 것은 전자레인지 같은 특정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는 것과 같다. 보통은 유권자가 뽑은 후보가 유권자가 원하는 정책을 입안하거나 시행하지만, 반드시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사실, 유권자는 자신이 무엇을 얻을지 확신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슈퍼마켓 선반과 복주머니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 P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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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시가 맞을 거야」슈호프가 말했다. 「이렇게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걸 보니 말이야」
「중천에 해가 걸려 있으면 말이야…………」하고 해군 중령이 끼어든다. 「열두시가 아니고 한시야」
「아니, 왜 그렇지?」 슈호프가 눈을 치켜뜨며 반박한다. 「모든 선조들이 그렇게 알고 있었어. 해가 가장 높이 떠 있을 때가 정오라는 것을 말이야」
「그건 그 사람들의 이야기야!」중령이 말을 되받아친다. 「법령이 있은 다음부터는 오후 한시가 되었을 때,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단 말이야」
「아니, 그 따위 법령을 누가 만들었단 말이야?」 「소비에트 정부지!」
중령은 모래를 실으러 갔고, 슈호프 역시 더 이상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하늘의 법칙마저도 그들의 법령에 따라야 한단 말인가 하고 의아해한다. - P80

「자네한테 내린 이십오 년의 형기를 자꾸 세려고 하지 마! 이십오 년을 살지 어떨지는 아무도 몰라. 확실한 건 내가 꼬박 팔 년을 살았다는 것뿐이야!」
발 밑만 보고 걸어다니란 말이지. 그러면, 어떻게 이곳에 들어왔는지, 어떻게 이곳을 나갈 것인지 하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을 테니 말이야.
형식적으로 말한다면, 슈호프가 수용소에 들어온 죄목은 반역죄이다. 그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또 일부러 조국을 배반하기 위해 포로가 되었고, 포로가 된 다음 풀려난 것은 독일 첩보대의 앞잡이 노릇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나 어떤 목적을 수행할 계획이었는지는 슈호프 자신도 취조관도 꾸며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목적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결정을 내렸다.
슈호프는 그저 단순하게 계산속으로 결정해 버렸다. 즉, 부정하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반면, 인정하면 얼마가 됐든지간에 목숨을 부지할 수는 있었다. 그래서 서명했던 것뿐이다. - P82

슈호프는 오랫동안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작업 현장을 여러곳 돌아다녀봤지만 기계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원래 안 돌아가는 것도 있지만 죄수들이 일부러 고장을 내는 것들도 있다. 언젠가 한번은 죄수들이 목재 컨베이어를 고장낸 적이 있었다. 체인에 말뚝을 박고 모두 그 위에 올라타서 기계를 망친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쉬고 싶었던 것이다. 원목을 계속 대라는 바람에 잠시도 쉴 수가 없었던 것이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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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는 감옥과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내일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내년에 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계획을 세운다든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한다든가 하는 버릇이 아주 없어지고 말았다. 그를 위해서 모든 문제를 간수들이 대신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이런 것이 훨씬 마음 편했다.
아직도 형기를 마치려면 겨울을 두 번, 여름을 두 번, 그러니까 이년은 더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벽걸이 문제가 그를 여간 초조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 P53

그런데 무엇 때문에 수용소 생활을 십 년씩이나 한 죄수가작업에 열을 올린단 말인가? 못 하겠다고 버티면 그만 아닌가?
저녁까지 이럭저럭 시간을 보내다 밤이 되면, 그때부턴 죄수들 세상이 아니던가 말이다.
어림없는 얘기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반이라는 것을 생각해 낸 것이 아닌가 말이다. 똑같은 반이라도 이반에겐 이반대로, 표트르는 표트르대로 임금을 지불해주는 그런 자유 세상에 있는 반하고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수용소에선, 상관이 감독을 하지 않아도 반원들끼리 채근을 하며 작업을 하도록 만들어놓은 것이 반이다. 반 전원이 상여 급식을 타먹게 되느냐, 아니면 배를 주리게 되느냐 하는 문제가 걸린것이다. 이것이 수용소의 반이라는 제도다. 어, 이놈이 게으름을 피우네, 네놈 때문에 반원들이 모두 배를 곯는다는 것을 몰라? 한눈 팔지 말고 빨리 일 못해! 하고 서로를 감시하는 것이바로 그 반이라는 것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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