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데니소비치는 감옥과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내일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내년에 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계획을 세운다든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한다든가 하는 버릇이 아주 없어지고 말았다. 그를 위해서 모든 문제를 간수들이 대신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이런 것이 훨씬 마음 편했다.
아직도 형기를 마치려면 겨울을 두 번, 여름을 두 번, 그러니까 이년은 더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벽걸이 문제가 그를 여간 초조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 P53

그런데 무엇 때문에 수용소 생활을 십 년씩이나 한 죄수가작업에 열을 올린단 말인가? 못 하겠다고 버티면 그만 아닌가?
저녁까지 이럭저럭 시간을 보내다 밤이 되면, 그때부턴 죄수들 세상이 아니던가 말이다.
어림없는 얘기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반이라는 것을 생각해 낸 것이 아닌가 말이다. 똑같은 반이라도 이반에겐 이반대로, 표트르는 표트르대로 임금을 지불해주는 그런 자유 세상에 있는 반하고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수용소에선, 상관이 감독을 하지 않아도 반원들끼리 채근을 하며 작업을 하도록 만들어놓은 것이 반이다. 반 전원이 상여 급식을 타먹게 되느냐, 아니면 배를 주리게 되느냐 하는 문제가 걸린것이다. 이것이 수용소의 반이라는 제도다. 어, 이놈이 게으름을 피우네, 네놈 때문에 반원들이 모두 배를 곯는다는 것을 몰라? 한눈 팔지 말고 빨리 일 못해! 하고 서로를 감시하는 것이바로 그 반이라는 것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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