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무중력 상태다. 하지만 만약 내가 우주 공간에 홀로 떨어져 미아가 된다면 가만히 둥둥 떠 있지는 않다. 근처에 있는 별이나 행성의 중력이 만드는 힘의 균형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인다. 예를 들어 태양과 지구의 가운데 떨어진다면, 지구보다 중력이 큰 태양에 이끌려 태양 방향으로 서서히 이동하게 된다. 우주에서는 이처럼 서로 다른 천체의 영향을 완전히 지우기 어렵다.
그런데 두 개 이상의 천체에서 받는 힘이 교묘하게 상쇄되는 지역이 존재한다. 이 지점에서는 실제로 힘이 ‘0‘이 되어 물체를 떨어트려놓아도 움직이지 않는다. 바로 이곳을 ‘라그랑주 포인트‘라고 부른다. 이 지점을 처음 발견한 수학자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1736~1813)의 이름을 땄다.  - P29

라그랑주 포인트는 사실상 우주에서 가장 무중력에 가깝다고 할수 있는 지점이다. 따라서 연료를 소모하지 않고도 한 자리에 정지해 있을 수 있다. 라그랑주 포인트를 ‘우주 휴게소‘라고 부르는 이유다. 지구와 달, 지구와 태양, 태양과 목성처럼 각각의 천체 사이에는 이처럼 라그랑주 포인트가 존재한다. 두 천체 간 라그랑주 포인트는 총 5개인데라그랑주의 영문 앞글자 L‘을 따서 1~L5로 번호를 매긴다. 지구와 태양간의 라그랑주 포인트는 지구(Earth)의 영문 앞글자를 붙여 EL, 지구와 달 간의 라그랑주 포인트는 달(Lunar)의 영문 앞글자를 더해 LL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구와 태양 간에 위치한 라그랑주 포인트 중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LI(EL1) 지점은 지구에서 태양 방향으로 약 150만km 떨어져 있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 (38만km)보다 4배 정도 멀다.
지구와 달 사이의 라그랑주 포인트 중에서 지구와 가장 가까운LILL1)은 지구에서 달 방향으로 약 32만km 떨어져 있다. 수명이 다한 위성들이 궤도를 벗어나 라그랑주 포인트까지 이동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화 승리호에서 라그랑주 포인트에 쓰레기가 모인다는 이야기가 영화적 설정인 이유다.
쓰레기는 모이지 않지만, 라그랑주 포인트는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지점인 만큼 우주정거장을 설치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지금지구 400km 상공을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아니라 더 먼 우주로 날아가는 탐사선이 잠시 머무르는,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우주정거장을 뜻한다. ISS의 경우 고도 유지와 쓰레기 회피, 고도 조정을 위해 매년 평균 7000kg의 연료를 소모하는데, 이를 만약 라그랑주 포인트에 띄운다면 연료가 필요 없는 만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계획 중인 달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의 궤도는 지구와 달 사이의 라그랑주 포인트인 LL1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 P30

다누리와 같은 탐사선 역시 라그랑주 포인트를 이용해 연료를 아끼기도 한다. 다누리는 달로 바로 향하는 대신 태양을 향해 발사된다.
우주 공간을 비행하는 다누리는 지구와 태양 간 중력이 상쇄되는 라그랑주 포인트, EL1에 먼저 도달한다. 무중력 상태인 EL1에서는 연료를조금만 써도 비행 궤적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이 지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서로 상쇄되는 ‘아슬아슬한 공간인 만큼, 역설적이게도 태양과 지구의 중력을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지점에서 태양의 큰 힘을 잘 이용하면 궤적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해 달에 도착할 때 속력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ELI에 도착한 다누리에 약간의 추력을 발생시키면 라그랑주 포인트를 살짝 벗어난다. 이때 태양의 섭동력(궤도에 변화를 일으키는 힘)을 이용해 달 쪽으로 방향을 튼다. 이어 다누리는 달의 궤도로 곧바로이동하지 않고 달과 지구 사이에 있는 라그랑주 포인트(LL2) 주변을 비행한다. 달이 지구의 남쪽에 위치할 때까지 이곳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라그랑주 포인트 안으로 들어간 뒤 달의 중력을 이용해 계속 비행한다.
이후에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을 사용해 가며 달 주변을 느리게 이동하다가 달이 지구의 북쪽으로 왔을 때 달 궤도에 포획된다.
일반적으로 우주 탐사선이 천체의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줄이면서 궤도로 이동하는데, 라그랑주 포인트를 이용하면 이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이처럼 복잡한 계산을 통해 탐사선을 운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게를 줄여 비용을 낮추고, 하나의 관측 장비라도 더싣기 위함이다. 탐사선 한 대를 발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수천억 원인 만큼 과학자들은 최적의 효율로, 최고의 효과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2021년 12월 25일 허블우주망원경의 뒤를 잇는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실은 발사체가 발사됐는데,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역시 태양과 지구 간 라그랑주 포인트인 12(LL2)에 머문다. - P31

다누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주도로 국제협력이 진행 중인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도 관련이 있다. NASA가 개발한 ‘섀도캠(Shadow Cam)‘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NASA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등이 참여해 개발한 섀도캠은 고해상도의 카메라와 센서, 망원렌즈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이용해 달의 남극과 북극에있는 크레이터(운석 충돌구) 내부는 물론 태양빛이 닿지 않는 달의 어두운 부분을 살펴볼 수 있다. 섀도캠은 미국의 기존 달 정찰위성의 카메라보다 80배나 높은 감도를 갖고 있다. 그만큼 달의 어두운 지역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섀도캠은 지금까지 제대로 관찰한 적이 없는달의 어두운 부분에 ‘물‘이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 P37

2009년 10월 NASA는 ‘달 크레이터 관찰 및 탐지위성(LCROSS)‘을 달에 충동시켰‘고, 이후 우주로 뿜어져 나온 파편을 관찰한 결과, 달 남반구에 올림픽규격 수영장 1500개를 채울 수 있는 38억 L의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한다는 게 확인됐다. NASA는 이후 추가 연구를 통해 달 표면 전반에 많은 물이 존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은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만큼 사람에게 필요한 공기뿐 아니라 발사체 연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달에 얼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확인되면서 달에 인류가 거주할 기지를 만들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구축된 셈이다. 달과 지구의 거리는 약 38만 km,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울 때 거리인 5400만 km와 비교하면 상당히 가까운 거리다. 만약 지구에서 발사체를 타고 달에 간다면 1~2일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화성까지 가려면 최소 6개월이 필요하다. 이미 개발된 발사체 기술로도 충분히 인류를 달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화성이 아니더라도 달에 인류 정착지를 만들 수 있다.
달에는 대기가 없는 만큼 달에 기지를 만든 뒤, 여기서 우주로 향하는 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다면 적은 연료로도 더 먼 우주까지 빠르게, 그리고 많은 짐을 싣고 갈 수 있다. 지구에서 우주로 나가는 발사체 연료의 90%는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는 데 사용된다. 달에서 출발하는 경우 발사체 연료의 100%를 우주탐사에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달에서 우주로 물건을 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지구의 24분의 1. 즉약 4%에 불과하다. 달에 가장 먼저 기지를 건설하는 국가가 화성을 포함해 더 먼 우주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 P42

[수학동아]가 연 ‘허 교수와의 멘토링‘ 중 허 교수의 대답이 기억에 남는다. 수학이 왜 이과로 분류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답이었다.
"이과로 분류된 과목들은 실체가 존재하는 것들을 연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학은 실체가 없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철학이나 언어처럼문과에 더 어울린다." 이어 수학은 우주를 이해하는 언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인류가 서로의 대화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시작한 것은 ‘언어‘라는 것이 보편화된 꽤 최근의 일이다. 몇천 년 전만 해도 글자나 말이 없어 서로 소통하지 못했다. 나는 수학이 우주를 이해하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이 언어가 보편화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수학이라는 언어로 모두가 우주를 설명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 P63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특히 수급이 불안했던 것이 바로 반도체이다. 코로나19 기간 사람들과 기업 활동은 제약을 받으면서,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고 업무와 학업 등 많은 일이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PC와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기기의 수요가 폭증했다. 이런 제품에는 하나 같이 반도체가 들어간다. 기업 입장에서도 코로나19 기간 중 인기가 폭증한 줌 같은 화상회의, 넷플릭스나 유튜브같은 영상 서비스, 게임, 소셜미디어 등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서버나 데이터센터 같은 대형 인프라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수많은 반도체가 들어간다.
이렇게 IT 기기와 서비스에 첨단 반도체들이 몰리면서 다른 분야도 연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을 겪게 됐다.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 산업이다. 자동차에도 운행을 제어하는 장비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안전 관련 정보를 탐지하는 센서 등에 수많은 반도체가 들어간다. 그런데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자동차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미국포드의 경우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2021년 자동차 생산량이 그 전해에비해 125만 대 줄었다. - P77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인권이라는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중국이세계 패권 국가 지위를 노리면서 전체주의적 가치를 자국뿐 아니라 외국에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세계 질서에 근본적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수십 년간 공산주의 국가 중국을 세계 무역 체제에 끌어들이면서 좀 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국제 질서를 만들려던 국제적 노력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미국은 중국이 글로벌 패권 국가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막기위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 때 화웨이나 ZTE같은 중국 대표 IT 기업의 통신 장비를 쓰지 못하게 하고, 화웨이가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쓰지 못하도록 규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후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와 정적 관계이지만, 중국에 대한 정책은같은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서구 국가들도 미국의 이 같은 행보에동참하고 있다.
특히 서구 세계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가 바로 반도체이다. 다른 주요 과학기술 분야와는 달리 아직 중국이 기존 강자들을 따라잡지 못한 대표적 분야이며, 동시에 현대의 모든 기술이 돌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요소이기 때문이다. - P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롤로그

내가 그녀들의 이야기를 쓰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생각은커녕 냉정하고도 극렬한 저항이 내 안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할머니 이야기로 신춘문예에 당선해 데뷔 작가라는 직함을 얻었고, 지금은 번역에 매달려 겨우 작가로서 명맥을 이어가는 처지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만은 사절이었다. 엄마가수없이 미끼를 던지며 나를 자극해도 난 끄떡하지 않았다. 그녀들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도, 그걸 핑계로그녀들과 얽히고 싶은 호감도 없었다. - P9

엄마가 영원 이모에게 달려들어 다짜고짜 머리채를 쥐어잡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놀라 모여 있던 사람들이우르르 달려들어 겨우 엄마를 떼어놓았다. 이제 한숨 돌리려나 싶었던 순간, 영원 이모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머리채를 잡혔다. 우리 할머니 쌍분 여사였다. - P55

"여기 오다 미국에서 온 전화 받았어. 작은애가 아파 병원에 간대. 집에서 전화 기다렸다 결과가 어떤지 전해 듣고싶어. 시끄러운 길거리가 아니라."
선배의 진지한 설명에 아차 싶은 마음이 든다. - P76

그랬다. 엄마는 늘 누구에게나 후순위였다. 할아버지에겐 늘 관심 밖이었고, 할머니에겐 마흔 넘어 어렵게 낳은 장남이며 전기기술자 일을 하다 전봇대에서 떨어져 장애를 갖고있는, 나보다 어린 삼촌이 언제나 일 순위였다. 아빠에게는 숙희란 여자가 있었고, 나는 엄마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제발 나랑은 상관없이 혼자 알아서 행복해주었으면 좋겠으니까. - P82

 자신들의 영정사진을 찍으며 지금 이 순간 한껏 살아 있음을 뿜어대는 그녀들의 멋진 웃음이 더없이 아름다웠다. 처음으로 엄마의 늙은 친구들에게 호기심이 갔다. 자신들의 영정사진을 재미삼아 찍는 사람들. 저승 바다에 발목을 담그고 살아도 오늘 할 밭일은 해야 한다는 내 할머니. 우리는 모두 시한부다. 정말 영원할 것 같은 이 순간이 끝나는 날이 올까? 아직은 믿기지 않는 일이다. - P130

사실 순영이 울며 석균에게 소리쳤던 그날, 그는 그 사장
‘아들을 찾아가 흠씬 두들겨 패주었다. ‘싫다는데 왜 만져!
싫다는데 왜 만져!‘ 그러다 직장에서 잘린다고 동료들이 말렸지만 그는 귀한 내 딸을 왜 만지냐고 소리치며 주먹을 휘둘렀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나중에 어느 날 술 취한 석균 아저씨가 나에게 털어놓은 얘기였다. 그때 나는 아저씨에게 물었다. 그렇게 직장까지 잘렸으면서, 아버지로서 도리를 다했으면서, 왜 딸에게 미안하다고 말 한마디 못했느냐고. 그리고 그때 그 진실을 왜 말 안 했느냐고.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자신은 그 시대 남자들이 다 그랬듯, 미안하단 말을 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고, 그리고 진실이고 뭐고 무슨 말을할 게 있냐고. 딸을 성추행한 놈보다 자신의 가난이 더 미웠는데.
바보 같은 그가 죽고 나서 나는 순영에게 그 사실을 전했다. 순영이 아버지 영정사진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모습을보면서 나는 알았다. 인생이란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다는걸, 죽어서도 뜨거운 화해는 가능하다는 걸 말이다. - P2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역시 두 사람에게 박수를 보냈다. 특히윤석열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은 2013년 10월 21일 국정감사에서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윗선의 수사 축소 압력을 폭로했고, 이 자리에서 그가 한 말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크게 회자되었다. 그런데 이 유명한 말 앞에 이루어진 문답은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즉, "조직을 사랑합니까?"라는 당시여당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의 질문에 윤 검사는 "네, 대단히 사랑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의 답변을 종합하면,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검찰 조직에 충성한다"는 뜻이었다.
박근혜 정권에 의해 인사불이익을 받은 윤석열 검사는 2016년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에 의해 수사팀장으로 발탁된다. 수사팀장으로 내정된 윤 검사가 한 말도 인기를 끈다.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가 그것이었다. 윤석열 검사는 이러한 두 번의 특별수사 과정 속에서 국민적 스타가 되었다. 당시 시대 상황에서국민들은 "사람에 충성하지도 않고, 수사권으로 보복하지도 않는검사"를 원했고, 윤 검사는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한 말을 들려줬다.
이러한 배경에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후보는 공약 1호로 윤석열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겠다고 발언하게 된다. 이 시점에 윤석열, 이재명 두 사람은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경쟁 후보로 만나게 될 것을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한편, 권은희 과장은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광주광역시 광산구(을)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그런데 권 의원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의당에 입당했고, 이후 바른미래당, 국민의힘으로 차례로 당적을 변경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안에서 소수파가되어 국민의힘 당론에 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정치지형과 그에 따른 정치인의 당적 변경을 보여주는 실례다. - P36

반면, 수사권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윤석열 서울중앙지점장은 공수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조정합의안에 모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전해왔다. 윤 지검장은 검찰총장 후보 당시 청와대의 검증 인터뷰에서도 같은 뜻을 표명했다.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할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에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윤석열 검사장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후 검찰개혁에대한 이러한 입장이 180도 바뀌었음은 확인된 사실이다. 2022년2월 12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총장 면접 당시엔 윤 후보가 4명의 후보 중에서 공수처의 필요성 등 검찰개혁에 가장 강력하게 찬성했는데 총장이 된 후부터 태도가 바뀌었다"면서, "그때 거짓말을 했다", "정직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러한 ‘거짓말‘과 관련해 유시민 작가는2023년 7월 19일 ‘매불쇼‘에 출연해, 윤석열의 행동양식을 침팬지의 행동양식에 비유해 설명했다. 집단 우두머리가 되고자 하는 수컷 침팬지는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하고, 우두머리가되면 서열 밑에 있는 침팬지를 괴롭히고 그 위에 군림한다. 유 작가는 윤석열은 "말의 내용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우두머리가되기 위해서는 무슨 말이든 다 하고 "출제자의 의도"에 맞추어 답을 할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침팬지와 달리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다른 유인원 보노보에 가까운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의말을 믿었다고 보았다.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그렇게 할 수 없었어. 아빠를 미워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영웅으로 만든 거야. 아빠가 갱스터나 술주정뱅이, 나쁜 남편이나 못난 아빠가 아닌 척했어. 그래서 더스터를 수리했지. 그걸 타고 돌아다니면서, 아빠는 날 사랑했기 때문에 무슨 짓을 했어도 상관없다고 스스로를 속였어. 하지만 아빠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상관있어. 만약 내 아빠가 차로 사람을 밀어버리거나 얼굴에 총질을 하는인간이라면, 상관있어. 그리고 그건 아빠가 날 얼만큼 사랑했는지와 상관없어. 어떤 크기의 사랑으로도 바꿀 수 없는 문제야." 보러가드가 말했다. - P387

조금 뒤, 키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 버그" 키아가 말했다.
그녀의 말은 질문의 형태였지만 평서문처럼 단조롭고 힘없이 들렸다. 누군가는 절망적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으리라.
보러가드는 눈을 감았다. 어둠 속으로 몇 개의 얼굴이 지나갔다.
레드 네이블리와 그 형제들.
로니와 레지.
레이지.
버닝맨.
에릭.
켈빈.
그리고 또 다른 얼굴 몇몇이 기억의 저편에서 떠올랐다. 입은 벌리고 눈은 게슴츠레한 채로, 자비를 구하던 그들의 마지막 말은 묵살되고, 마지막 숨은 단말마의 비명이 되었다. 또 다른 얼굴들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타이어 마찰음, 총알 소리와 함께 그는 그로 인해 생긴 남편 잃은 여자들도 생각했다. 아들이 집에돌아오기만을 바랐을 어머니들도. 다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못할 아이들도. 그 모든 얼굴과 삶이 흙과 재가 되어버렸다.
마침내 보러가드가 말했다.
"나도 그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 - P3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괭이(Finless porpoise/Neophocaena asiaeorientalis)는 고래연구를 시작하고 첫 목시조사에서 처음으로 본 고래류였다. 등지느러미가 없고 등의 유연한 곡선으로 다른 종과 쉽게 구분되지만, 처음으로 고래를 접한 이로서는 상괭이인지 너울인지 구분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체장은 갓 태어났을 때 70~80cm 정도이며, 1.8m 가까이 성장한다. 체색은 어린 개체일수록 검은색에 가까우며, 성장할수록 점점옅어져 밝은 회색으로 된다. 상괭이는 아시아에만 분포하는데, 주로 연안의 수심이 얕은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서해와 남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동해에서도 발견은 되지만 서해와 남해만큼 자주 발견되진 않는다. 상괭이는 등지느러미가 없는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수면으로 부상할 때는분기공(噴氣孔, 분기가 뿜어져 나오는 구멍분수공)과 등의 일부만 순간적으로 내보이기때문에 상괭이의 목시조사가 처음이라면 발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더구나 바람과 너울이 조금이라고 있다면 초심자에겐 어려운조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날씨가 좋아서 해수면이 거울과 같이 매우 잔잔하다면 상괭이 발견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수면으로 상팽이가모습을 드러낼 때 분기공도 뚜렷이 볼 수 있으며 분기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기와 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탄탄한 등 근육도 선명히 관찰할 수 있다. 그뿐이겠는가. 분기공에 가득 찬 물을 뿜으면서 나오는 거친 숨소리도 크게 들을 수 있다. 상괭이는 연안에서 매우가까운 곳까지 분포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밀접하게 사람들과 지내고 있다. - P16

향고래는 이빨고래류 중에서 가장 큰 종으로 머리가 체장의 1/4~1/3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크다. 향고래의 머리 부분에는 특수한 지방조직을 가지고 있는데, 이빨고래류의 이마 부분에 멜론(melon)이라고 불리는 지방조직과같이 음파를 증폭시키는 음향렌즈 역할을 한다. 향고래의 이 특수한 지방조직은 ‘경랍(鯨蠟)기관‘이라고도 하며, 물체 탐지, 위치추정, 이동, 방향 지향 역할뿐만 아니라 깊은 수심으로의 잠수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경랍 기관 안에는 향고래가 소리를 내는 데 활용하는 밀랍같은 액체가 들어 있다. 이런 신체적 특징으로 인해 과거 상업 포경 시대에 다양한 용도로 쓰인 고래 기름을 얻기 위해 향고래가 주요 포경대상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 P19

또한 우영우 변호사는 대왕고래도 좋아한다. 대왕고래의 체장은보통 21~26m이고 체중은 83~130톤, 많게는 150톤에서 190톤에 달하며,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크다. 대왕고래라는 이름은 국명이며, 지구에 현존하는 가장 큰 동물이기에 붙여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왕고래는 크릴을 주식으로 하는데, 하루 먹이량이 평균 4~6.5톤 정도이며, 취향에 맞지 않은 먹이를 먹으면 다시 뱉어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많은 양의 먹이를 먹는 대왕고래도 열대지방에서는 먹이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열대지방에서는 주 먹이생물인 크릴이 적고 암컷의 경우 번식 활동에 많은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먹이활동에 드는 에너지를 줄여 번식 활동에 사용한다. 그리고 육아 기간에도 먹이를 먹지 않고 극지방에서 축적한 지방을 젖으로 바꾸어 새끼에게 먹이며, 이 젖을 먹고자란 새끼는 하루에 체중이 약 90kg씩 늘며 성장하여 6개월이 지나면 약 17톤을 기록하므로말 그대로 대왕고래가 되어간다.
대왕고래의 대변은 붉은색으로 알려져 있다. 대변의 색은 먹이생물, 즉 무엇을 먹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먹이생물인크릴의 색이 붉은색에 가까워 대왕고래의 대변이 붉다는 뜻이다. 하지만 2019년에 노란색 배설물을 뿜어내는 대왕고래가 처음 발견됐다는보고도 있다. 또한 대왕고래의 대변은 해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변에 다량의 철분이 함유되어 있어 식물성플랑크톤을 빠르게 번식하게 돕기 때문이다. 사실 고래는 영양물질을바다 깊은 곳에서 표층으로 품어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는미국 버몬트대와 하버드대의 공동연구진이 2010년에 보고한 내용이다. - P21

고래를 발견할 때는 여러 가지 징후가있다. 분기를 본다든지, 신체 일부를 본다든지, 또는 주변의 새떼나 잔너울, 백파나 물보라를 관찰한다면 고래를 발견할 수 있다. 대형고래류의 분기는 2~3마일 밖에서도 관찰된다. 분기는 고래 종류마다 각각의 특징을가지는데, 수염고래류의 분기는 대체로 가늘고 높은 편이다. 대왕고래의 분기는 9m까지 치솟으며, 긴수염고래의 분기는 두 갈래로 뚜렷이 나뉘어 4~8m의 높이로 솟아오른다. 이빨고래의 분기는 낮은 높이로 처음부터 옆으로 퍼진 형태를 띤다. - P23

고래는 넓은 범위의 해역을 회유하기도 하지만 깊은 곳까지 잠수하기도 한다. 주로 먹이를 찾기 위한 목적이다. 향고래는 3200m까지 잠수한다고 한다. 바닷속은 여러 생물이 살고 있으며, 빛이 도달하는 곳은 다채로운 물색을 이루며 신비롭고 예쁘기까지 하다. 그러나 빛이 도달하지 않은 깊은 바닷속은 매우 깜깜하여 바로 앞에 있는 물질도 알아보기 어렵다. 물속은 수심 6m 이내에서 투과된 빛의 75% 정도가 사라지며, 약 400m의 수심부터는 완전한 암흑 상태가 된다. 이러한 깊은 수심과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래는 시각과 더불어 음파를 사용했으며, 특히 시각보다는 청각을 선택하여 더욱 발달시켰다. 소리를 통해 먹이를 찾고 장애물을 인식하며 무리 간의 신호를 주고받는다. - P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