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렇게 할 수 없었어. 아빠를 미워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영웅으로 만든 거야. 아빠가 갱스터나 술주정뱅이, 나쁜 남편이나 못난 아빠가 아닌 척했어. 그래서 더스터를 수리했지. 그걸 타고 돌아다니면서, 아빠는 날 사랑했기 때문에 무슨 짓을 했어도 상관없다고 스스로를 속였어. 하지만 아빠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상관있어. 만약 내 아빠가 차로 사람을 밀어버리거나 얼굴에 총질을 하는인간이라면, 상관있어. 그리고 그건 아빠가 날 얼만큼 사랑했는지와 상관없어. 어떤 크기의 사랑으로도 바꿀 수 없는 문제야." 보러가드가 말했다. - P387
조금 뒤, 키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 버그" 키아가 말했다.
그녀의 말은 질문의 형태였지만 평서문처럼 단조롭고 힘없이 들렸다. 누군가는 절망적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으리라.
보러가드는 눈을 감았다. 어둠 속으로 몇 개의 얼굴이 지나갔다.
레드 네이블리와 그 형제들.
로니와 레지.
레이지.
버닝맨.
에릭.
켈빈.
그리고 또 다른 얼굴 몇몇이 기억의 저편에서 떠올랐다. 입은 벌리고 눈은 게슴츠레한 채로, 자비를 구하던 그들의 마지막 말은 묵살되고, 마지막 숨은 단말마의 비명이 되었다. 또 다른 얼굴들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타이어 마찰음, 총알 소리와 함께 그는 그로 인해 생긴 남편 잃은 여자들도 생각했다. 아들이 집에돌아오기만을 바랐을 어머니들도. 다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못할 아이들도. 그 모든 얼굴과 삶이 흙과 재가 되어버렸다.
마침내 보러가드가 말했다.
"나도 그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 - P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