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초기에는 모든 것이 그 두 가지 종교적인 것으로 귀결되었다.
말, 일.
그녀는 이제 발데크에게 편지를 썼고 돈에 여유가 생기면 전화를 했다. 마침내 그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를 내보내기 위해 자신이 했던 모든 일을 고백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든 그날 아침 그 플랫폼에 서 있었던 것이 그의 인생의 절정이라는 말도. 한번은 그녀가 그에게 서툰 영어로 호메로스를 읽어주기까지 했는데 그때 그가 금이 가는 것을 느꼈다고 확신했다. 그가 미소를 지었을 것이라고. - P151

"그가 만든 모든 것은 단지 청동이나 대리석이나 물감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그로.… 그 안의 모든 것으로 만든 것이었다."

내가 아는 한 가지.
그 다리는 너로 만들게 될 거야.
너만 괜찮다면 당분간 그 책은 내가 계속 갖고 있을게 - 어쩌면 네가 그 책을 찾기 위해서라도 돌아오게, 서라운즈로도 돌아오게하려는 것일지도.
- P168

"잘 있어, 헥토르,"
하지만 그는 떠나지 않았다. 아직은.
아니, 오랫동안, 적어도 몇 분 동안 그는 새벽이 거리에 닥치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황금빛이 찬란해졌다. 새벽은 아처 스트리트의 지붕들을 타고 올라갔고, 물결이 그것과 함께 소리치며 다가왔다.
거기에, 거기 바깥에 실수쟁이가 있었고 멀리 스탈린의 동상이있었다.
피아노를 굴리는 생일 아가씨가 있었다.
그 모든 잿빛 안에 색깔의 핵이 있었다. 둥둥 떠다니는 종이 집들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이 도시를 관통하여, 서라운즈와 번버러를 가로질러 다가왔다. 물은 거리에서 부풀어올랐고, 마침내 클레이가 떠나자 빛과 더불어 큰물이 차올랐다. 물은 우선 발목에 닿았고, 이어 무릎에, 마침내 모퉁이에 이르렀을 때는 허리 높이에 이르렀다.
클레이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다가 다리를 항해, 과거를 통하여 아버지를 향해 뛰어들었다. 물속으로, 이어 바깥으로 나아갔다.
그는 황금처럼 환하게 밝혀진 물을 헤엄쳐 갔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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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쯤 외신에 이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국 뉴욕을 출발한 영국 브리티시항공의 여객기가 당초 예정시간보다 무려 1시간 30분이나 빨리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일반적으로 뉴욕런던은 6시간 50분가량 소요됩니다. 그런데 이 여객기는 5시간 16분을 기록했습니다. 비결은 이례적으로 강한 ‘제트기류Jet Stream‘ 덕분이었는데요.
당시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시속 320km 이상의 속도로 움직였다고 합니다. 보통은 시속 100~200km 정도이니 당시 속도가 얼마나 예외적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속 900km 안팎으로 비행하는여객기가 이 세찬 기류까지 등에 업었으니 속도가 훨씬 빨라진 건데요.
시속 1,200km의 속도였다고 전해집니다.
- P122

이처럼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면 갈 때와 올 때의 비행시간이 제법 차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제트기류로 대표되는 바람의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게 항공 업계의 설명인데요.
제트기류는 중위도 지방의 고도 9~10km 대류권과 성층권 경계면인 대류권계면 부근에서 형성돼 북반구를 기준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강한 바람대를 일컫습니다.
- P123

그런데 자신의 나라에는 협궤를 많이 건설한 일본이 일제강점기에우리나라에는 왜 표준궤를 깔았을까요? 바로 중국이 표준궤를 쓰기때문입니다. 열차를 이용한 중국 진출과 원활한 수탈물 운송을 염두에뒀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실제로 철도를 통해 각 항구로 막대한 수탈을이 운반되기도 했습니다. 표준궤 철도가 침략과 수탈의 수단이 된 셈인거죠,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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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 2021-12-16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1 ‘ 달인’ 축하드립니다~!!
 

바로 이러한 점을 근거로 삼아 우리는 그 시대의 고문의 기능을 진실에 대한 신체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선 고문은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진실을 캐내려는 수단이 아니고, 근대적인 심문의 무절제한 고문과는 전혀 다르다. 고전주의 시대의 고문은 잔인한 것이었지만, 야만적인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 고문이 잘 규정된 절차에 따라 규칙적으로 집행되는 일이며, 고문의 시기와 시간, 사용되는 도구의 종류, 밧줄의 길이, 추의 무게, 꺾쇠의 수, 심문하는 사법관의 관여방법 등 이러한 모든 것이 여러 가지 관행에 의거하여 용의주도하게 체계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고문은 엄격한 사법적 행위이다.  - P90

18세기에 사법상의 고문은 진실을 생산하는 의식이 처벌을 부과하는 의식과 병행하는 기묘한 구조를 통해 이루어진다. 신체형에서 심문당하는 신체는 징벌의 적용 지점이자 진실 강요의 장소이다.
또한 추정 증거가 상호의존 관계에 의해 증거 조사의 한 구성요소이면서 유죄성을 형성하는 한 단편이기도 한 것과 마찬가지로, 고문에 따르는 고통은 처벌을 위한 조치이자 동시에 예심 행위인 것이다.
- P94

사법적 신체형은 또한 정치적 행사로 이해되어야 한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형태일지라도, 그것은 권력이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는 행사의 일부이다.
고전주의 시대의 법에 의하면, 범죄는 그것으로 말미암아 생길 수있는 손해를 초월하여, 아니면 그것이 위반하는 법 규칙을 넘어서 무엇보다 법을 포고하고 주장하는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즉, "아무리 개인에 대해서 범죄를 자행하거나 손상을 입히지 않은 그러한사건이라도, 법에 의해서 금지된 어떤 사항을 위반하면, 그것은 보상을 요하는 경범죄가 된다. 왜냐하면, 그 행위로 인해 지배자의 권리가 침범되기 때문이며, 또한 지배자의 고귀한 성품에 손상이 되는 것이기때문이다." 중죄란 범행의 직접적 희생자 말고도 군주를 해치는 행위이다. 그것은 법이 군주의 의지와 같은 가치를 지닌다는 점에서 군주를 인격적으로 해치는 행위이자, 법의 힘이 바로 군주의 힘이라는 점에서 군주를 신제적으로 해치는 행위인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하나의법이 왕국에서 효력을 발휘하려면, 필연적으로 그 법의 근원이 군주에게 직접 속한 것이어야 하고, 적어도 그것은 왕권의 관인官認에 의해서 확증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 P102

경범죄에 의한 개인적 손해의 배상은 그 손해와 균형이 잘 맞추려는 판결이 공정해야 하는 것이라도, 중죄에 대한 형벌 집행은 균형을 갖춘 스펙터클이 아니라, 불균형과 과도함을 보여 주기 위해 실시하는 행사이다. 따라서 이 형벌 행사에는 권력과 권력의 본질적 우월성에 대한 과시적 주장이 담겨 있어야 한다. 더구나 그 우월성은 단순히 법의 우월성에 한정되지 않고 적대자의 신체를 공격하여 그것을 지배하는 군주의 물리적 힘의 우월성이 된다. - P104

그런데 이처럼 능숙하지 못한 사형집행인에 대한 처벌의 배후에 최근까지도 계속 이어지는 하나의 전통을 볼 수 있다. 그것에 의하면 처형이 만일 실패로끝날 경우, 사형수는 사면되는 것이 여러 나라에서 거의 관례화되었다는 점이다. 민중은 그러한 관행이 적용되기를 기대하였다. 더구나 그렇게 하여 사형을 면한 사형수를 민중이 보호하는 일도 있게 되었다. 이러한 관행과 기대감을 없애기 위해서 "교수대는 그 먹이를 놓치지 않는다"는 격언을 널리 강조해야 했다. 또한 사형의 판결문 속에 "완전히 죽을 때까지 교수 한다"라든가, "생명이 끊길 때까지"라는 확실한 명령을 써 넣는 일에까지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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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살인범 한 명, 노새 한 마리, 소년 한 명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처음이 아니다. 그 이전이다. 나다. 그리고 나는 매슈다. 나는 밤에 여기 부엌에 오래된 강어귀 같은 빛 속에 있다. 나는 열심히 두들겨대고 있다. 내 주위 집안은 고요하다.
- P11

"저기. 토미가 말하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절정에 이른 사춘기의 영광을 뽐내며 온갖 방향으로부터 점점 더 많은 소년이 나타났다. 멀리서도 그들의 햇볕에 그을린 미소를 볼 수 있었고 햇볕에 그을린 흉터를 헤아릴 수 있었다. 그들의 냄새도 맡을 수 있었다. 결코 완전한 어른은 아닌 냄새.
한동안 바깥쪽 레인에서 클레이는 그들을 지켜보았다. 마시고 겨드랑이를 긁고 병을 던지고, 몇 명은 트랙의 욕창을 툭툭 찼다-얼마 안 지나 볼 만큼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토미의 어깨에 손을 얹고 관람석 그늘로 걸어갔다.
그 어둠이 그를 삼켰다.
- P45

럼 한 번에 쓸려 파괴되고 잘려나갔다. - 검음, 클레이에게는 오직여기, 부엌뿐이었고, 이곳은 하룻저녁에 한 지방에서 한 대륙으로 커져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식탁과 토스터가 있는 세계로,
싱크대 옆에 형제들과 땀이 있는 세계로,
답답한 날씨는 그대로, 대기는 허리케인 전의 공기처럼 뜨겁고 입자가 거칠고.
마치 그런 생각을 하기라도 하는 듯 ‘살인범‘의 얼굴이 멀리 가버린 것 같았지만 그는 곧 그것을 도로 끌어왔다. 그는 생각했다.
자, 지금 너는 그것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는 했다. 그는 거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일어섰고 그의 슬픔에는 뭔가 무시무시한 것이 있었다. 그는 이 순간을 수도 없이 상상했지만 속이 완전히 텅비어버린 채 이곳에 도착했다. 그의 모든 것의 껍질뿐이었다. 차라리 옷장에서 굴러나오거나 침대 밑에서 나타났으면 좋았을 것을.
온순하고 혼란에 빠진 괴물.
악몽, 갑자기 새로 나타난.
••••••
클레이가 저 너머로 소리쳤고 고요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어둠으로부터 빛을 향해 날아갔다.
" 안녕, 아빠." - P85

오래전 그녀는 그녀 앞의 아주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옷가방을 들고 도착해 눈살을 찌푸린 채 앞을 응시했다.
이곳의 상처를 추는 거친 빛에 깜짝 놀랐다.
이 도시.
너무 크고 넓고 또 하였다.
해는 어떤 야만인, 하늘의 바이킹이었다.
약탈하고 강타했다.
콘크리트로 만든 가장 높은 막대부터 물속의 가장 작은 모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손을 냈다.
그녀가 전에 있던 나리에서, 동구권에서 해는 주로 장난감, 하나의 장치였다. 거기 그 먼 땅에서 어깨에 힘을 주는 것은 구름과 비, 얼음과 눈이었다. 이따금씩 얼굴을 보여주는 그 웃기는 작고 노란것이 아니었다. 따뜻한 날은 배급품 같았다. 아무리 앙상하고 황량한 오후에도 물기가 번질 가능성이 있었다. 가랑비. 젖은 발, 그곳은 느릿느릿 하강하는 정점에 다다랐던 공산주의 유럽이었다.
많은 면에서 그것이 그녀를 규정했다. 탈출하기, 혼자 있기.
또는 더 중요한 것으로, 외로움.
그녀는 완전한 공포 속에서 이곳에 착륙했던 일을 절대 잊지 않는다.
- P90

그러고 나서 그들은 키스했다. 양쪽 뺨에, 그리고 오른쪽에 한번더.
"잘 가라 Do widzenia."
"곧 만나요 Na razie,
아니, 그러지 못할 거다. "그래, 그래, 곧 보자 Tak, tak, Na razie."
그녀는 기차에 타면서 고개를 돌려 이 마지막 말을 했다는 사실때문에 평생 이루 말할 수 없이 안도했다. "아버지가 나뭇가지로 때리지 않으면 어떻게 연주해야 할지 모르는데." 사실 그녀는 매번똑같은 말을 해왔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얼굴이 쪼개지며 변하는 것. 발트해처럼 물이 넘실거리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발트해.
그것이 그녀가 늘 그 일을 설명하던 방식이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얼굴이 넘실거리는 물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깊은 주름, 눈, 심지어 콧수염까지. 그 모든 것이 햇빛에, 그리고 차갑고 차가운 물에 잠겨버렸다.
- P109

수용소와 거기에 속한 수많은 작은 아파트에 관해 또하나 기록해둘 점은, 그곳이 도시와 아주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수용소는 그런 빽빽한 공간에서도 제멋대로 뻗어나갔다.
모든 색깔의 사람들이 있었다.
모든 언어.
머리를 높이 쳐든 당당한 유형이 있었고, 정말 만나고 싶지 않은, 우유부단 병에 걸린 아주 무례한 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의심을 안에 가두기 위하여 늘 미소를 짓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모두가갖고 있는 공통점은 정도는 다르지만 모두 자신의 국적에 속하는사람들에게 끌리는 듯하다는 것이었다. 나라는 대부분의 것보다 진하게 흘렀으며, 그것이 사람들이 연결되는 방식이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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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숲이 더욱 불길하고 수심에 잠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명백히 남쪽의 숲과는 달랐다. 더욱 어둡고 보다 그늘지고, 녹색보다.
는 흑색에 가까웠다. 나무들도 달랐다. 밑바닥에 이끼가 상당히 끼어 있고 훨씬 많은 자작나무가 있었다. 덤불 아래에는 크고 둥근 검은색 바위들이 마치 잠자는 동물처럼 흩어져 있어 깊숙한 곳은 확실히 으스스했다. 월트 디즈니가 <밤비>라는 만화 영화를 만들었을때 작가들은 메인 주의 그레이트 노스 우즈에서 착상했지만, 이 숲은 숲 속의 널찍한 빈터가 있고, 꼭 껴안고 싶은 동물들이 뛰어노는디즈니류의 숲이 확실히 아니었다. 오히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숲의 이미지와 유사했다. 나무들은 추하게 생겼고, 사악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모험이다. 불안하게 다가오는 곰과 꽁무니를 따라오는 뱀, 그리고 빨간 레이저 눈을 가진 늑대, 괴기스러운 소리와 갑작스런 공포의 숲, 소로가 깔끔하고 소심하게 묘사한 대로 ‘멎어 있는 밤(standing night)‘의 숲이다.
- P386

"콜라 한잔할래?"
카츠에게 말했다. 주유소 문 옆에 자동판매기가 있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아니, 나중에." 라고 말했다.
기회가 날 때마다 넘치는 욕망으로 청량음료랑 인스턴트 식품에엎어지던 카츠답지 않지만, 이해가 되었다. 트레일을 떠나 안락과선택의 세계로 낙하할 때마다 항상 충격을 느끼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번에는 영원히 이 세계로 귀화했다. 우리는 이제 등산화를창고에 처박아 둘 것이다. 지금부터는 항상 콜라와 부드러운 침대와 샤워 시설, 그 밖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게 있다. 급할 게 없었다. 이상하게도 하고픈 의지가 약해졌다.
- P408

"그래, 트레일을 포기해서 기분이 언짢니?"
카츠가 한참 후에 물었다.
확실치가 않아 나는 잠시 생각했다. 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에대해 모순되고 혼란스러운 느낌을 갖지 않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깨달았다. 나는 트레일이 지겨웠지만 여전히 이상하게도 그것의노예가 되었고, 지루하고 힘든 일인 줄 알았지만 불가항력적이었으며, 끝없이 펼쳐진 숲에 신물이 났지만 그들의 광대무변함에 매혹되었다. 나는 그만두고 싶었지만,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싶기도했다. 침대에서 자고 싶기도 하고 텐트에서 자고 싶기도 했다. 봉우리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 싶어했고, 다시는 봉우리를 안 보았으면 싶기도 했다. 트레일에 있을 때나 벗어났을 때나 항상 그랬다.
"모르겠어. 그렇기도 하고 안 그렇기도 하고, 너는 어때?"
그는 내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라고 말했다.
우리는 사소한 상념에 잠겨 몇 분간 더 걸었다.
- P411

나는 요즘도, 때로 뭔가 일이 잘 안 풀리면 집 근처의 트레일로 등산을 다녀오곤 한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나는 상념에 잠기지만,
항상 어떤 지점에 이르면 숲의 감탄할 만한 미묘함에 놀라 고개를들이 본다. 기본적인 요소들이 손쉽게 모여서 하나의 완벽한 합성물을 이룬다. 어떤 계절이든 간에 멍해진 내 눈길이 닿은 곳은 모두 그렇다. 아름답고 찬란할 뿐 아니라 더 이상, 개량의 여지 없이,
그 자체로 완벽하다. 이걸 느끼기 위해 수 킬로미터를 걸어 산 정상에 오를 필요도 없고, 눈보라를 뚫고 기신기신 걸을 필요도, 진흙 속에 미끄러질 필요도, 가슴까지 차 오르는 물을 건널 필요도,
매일매일 체력의 한계를 느낄 필요도 없지만, 그게 도움이 되는 것또한 사실이다.
- P415

무엇보다 요즘 산을 쳐다볼 때마다 나는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도려낸 화강암 같은 눈을 가늘게 뜨며 천천히 음미하면서 바라본다.
우린 3천520 킬로미터를 다 걷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여기에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게 있다. 우린 시도했다. 카츠의 말이 옳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개의치 않는다. 우린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다.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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