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런 데이터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제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자원은 석유가 아니라 데이터다. 2017년 일사분기에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총 250억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이루어진 온라인 소비의 절반을 차지했다. 우리의 데이터가 귀중한 이유는 우리가 소비자로서 돈벌이의 표적이 되는 바탕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켜고 인터넷을 돌아다니기 시작하는 순간, 여러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적을 받는다. 이런 새로운 경제 모델은 하버드 경영 대학원 교수 쇼사나 주보프가 ‘감시자본주의‘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러분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미치고 행동을 바꾸도록 하여 이윤을 얻고자 여러분의 일상(여러분의 현실)의 실시간 흐름에 접속하는 것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다. 여러분의 발길을 끌고 싶은 레스토랑, 여러분의 브레이크 패드를 고치고 싶은 서비스업체, 여러분을 사이렌처럼 유혹하려는 가게에게 이것은 기회의 우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 P354

데이터는 우리가 사회를 나누고 조사하는 밑바탕이다. 『시민 신원 확인 Identifying Citizens」의 저자 데이비드 라이언은 확실하게 말한다. 우리는 왜 사람들을 데이터로 바꿀까? 그것은 "신원 확인이감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신원 확인이 되면 시스템은 사람들을 몇몇 집단으로 나눠서 분석하고 분류하고,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에 따라 보상하거나 차별을 가할 수 있다.
- P365

미셸 푸코는 이 사실을 알고 이렇게 말했다. "규율은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힘을 행사한다. … 아울러 상대에게는 강압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만든다. 그들에게 힘이 행사되고 있음은… 이렇게 그들의 모습이 계속해서 관찰된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 P374

과학자들은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도 나름의 지능이 있다는 것을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전 세계 곳곳에서 비인간 생명체들을 보호하려는 법적인 노력으로 인해 그들에게 점차 권리가부여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 목소리를 낼 수는 없겠지만, 자연에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적어도 자연의 이익이 법정에서 방어될 수 있고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있다.
2018년 4월 5일, 콜롬비아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이 바로 그렇게 했다. 콜롬비아는 자국에 속한 아마존 분지의 지위를 독립적인 권리 주체가 되도록 바꾸어 사실상 인간과 똑같은 권리를 생태계에 부여했다. 오랜 세월 불법 채굴과 벌목, 마약 작물을 포함한 농경지 확장으로 몸살을 앓아 온 아마존은 자원을 강탈당하고 있었다. 2015년과 2016년에만 삼림 벌채가 44퍼센트 늘어70,074헥타르, 그러니까 뉴욕 시 크기의 땅이 파괴되었다. 아마존에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열대 우림은 이제 법적 보호와 변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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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제조 주기는 자연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큐멘터리 「리버블루」에서 패션 디자이너이자 사회운동가 오르솔라 드 캐스트로는 이런 말을 한다. "중국에는 강물의 색을 보면 시즌에 ‘유행하는‘ 색깔을 알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그녀 뒤로 염료로 더럽혀진 강이 보인다. 강물은 푸른색이 아니라 마젠타 (자홍색)이다.
70억이 넘는 인구를 위해 이런 가파른 속도로 물건들을 만들고 홍보하고 운송하느라 어마이마한 앙의 전기와 에너지를 소모한결과, 지구의 날씨 패턴에 대단히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패션‘을 통한 자본주의의 맹렬한 가속화가 말 그대로 계절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우리의 경제가 기후 변화의 원인이다. 경제학자들에게는 이것이 성장이고,
생태학자에게는 대대적인 파괴다.
- P289

대단한 위업이었고 오늘날까지도 그렇다. 두 사람은 백금 막대를 이용하여 경도를 측량하여 적도에서 북극까지 거리를 계산했다. 이것을 1,000만 미터로 규정했다. 그러니까 미터는 북극과 적도 사이의 거리의 1,000만분의 1로 정의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위성 측정을 통해 그 정확한 거리가 10,002,290미터임을 알고 있다. 들랑브르와 메생은 불과 2킬로미터밖에 틀리지 않았다. 그들의 계산은 미터당 0.2 밀리미터(머리카락 두 가닥 굵기) 이내에 드는 정확성을 보였다.
••••••
아무리 정교한 예방책을 마련해도 충분히 안전하지 않았다. 비톨트 쿨라의 말을 인용하자. "언젠가 지진이나 대형 화재가 일어나 ‘미터없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상상하면 참으로 끔찍하다. 1961년에 도입된 새로운 규정은 ‘표준‘이라고 하는 개념 자체를 폐기했다. 오늘날 진정한 혹은 불변의 미터는 ‘진공에서 크립톤-86 원자가 방출하는 오렌지 빛 파장의 1,650,763.73 배에 해당하는 길이‘
로 정의된다. 적절한 과학 장비만 갖춘다면 세계 어디서든 이를 똑같이 재현할 수 있다."
- P303

양모 시장이 돈이 되자 더 많은 토지가 몰수되었다. 18세기 중후반부터 19세기에 들어설 때까지 수많은 오두막들이 불태워졌고 수천의 가족이 강제로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서 내쫓겼다. 이를
‘하이랜드 주민 축출‘이라 부른다. 대규모 이주가 일어났다. 대부분의 하이랜드 주민들은 공장 일을 얻으려고 로랜드로 향했고, 일자리를 찾아 배를 타고 미국이나 캐나다로 건너간 경우도 있었다.
이것은 도시화의 시작이었다. 땅을 빼앗겨 자신이 먹고 살 식량을 더는 키울 수 없게 된 사람들은 도시로 가서 공장 노동자가 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1760년이면 산업 혁명이 시작되었고 기계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간절히 필요로 했다. 그리하여 이렇게 강제로 내쫓긴 것은 기회가 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시골을 떠났다. 1801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인구의 65퍼센트가 시골지역에 살았지만, 정확히 100년 뒤에는 23퍼센트만이 시골에 계속 남아 있었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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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침 내내 암무는 쉴새없이 이야기를 했다. 암무는 라헬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대답할 여유는 주지 않았다. 라헬이 뭔가 말하려 하면, 암무는 새로운 생각이나 의문으로 그 말을 끊었다. 암무는 딸이 어떤 어른스러운 생각을 이야기할까봐, ‘얼어붙은 시간‘을 녹일까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두려움이 그녀를 수다스럽게 했다. 계속 떠들어대면서 공포를 막아내고 있었다.
- P223

그녀는 자신의 딸이 그와 함께 있는 것을 저렇게나 편안해하다니 놀라웠다. 그녀를 완전히 배제한 또다른 작은 세계를 아이가 가진 듯하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어머니인 그녀도 전혀 끼어들 수 없는, 미소와 웃음으로 이루어진 감촉을 가진 세계. 암무는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이 미묘한 보랏빛 부러움을 느끼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알아차렸다. 누굴 부러워하는 건지는 숙고할 수 없었다. 그 남자인지 자신의 딸인지. 혹은 손가락을 걸고 갑자기 미소를 짓는 그들의 세계인지.
- P245

더 자라면서 암무는 이 차갑고 계산적인 잔인함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부당함을 용서하지 않는 고결한 판단력을, 그리고 ‘누군가 큰 사람‘에게 평생 괴롭힘을 당해온 ‘누군가 작은 사람‘에게서 나타나기 마련인 고집스럽고  무모한 성격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다툼이나 대립을 피하기 위한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그러한 것을 찾아냈고, 어쩌면 즐기기까지 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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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대니얼 벨은 "산업화는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시작된것이 아니라 노동의 측정을 통해 일어났다"고 예리하게 간파했다.
달리 말하면 세상을 바꾼 것은 증기 기관이나 다축 방적기의 발명보다는 시간에 대한 우리의 태도라는 것이다.  - P269

중세 시대에 방직공들에게 죽을 만큼 열심히 일하도록 장려하기란 어려웠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이상으로 임금을 후하게줘도 딱히 쓸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산업화로 인해 소비 사회가등장하면서 비로소 추가적인 임금은 더 호화로운 삶과 신분 상승의 기회를 약속했다. 그러나 시간은 항상 귀하게 여겨졌으며 사람들은 시간을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이를 위해 훈련을 받아야 했다.
‘시간을 엄수하는punctual‘ 이라는 말이 우리 어휘에 처음 들어온 시기는 17세기 말이다. 그전까지는 의미가 살짝 달라서 세세한 것에 까다롭게 집착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간을 지키는 것은 점차 미덕으로 추앙받았다. 
••••••
 앨빈 토플러가 『미래 쇼크 FutureShock』에서 썼듯이 "아이들은 행군하듯 걸었고,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종이 울려 시간이 바뀌었음을 알렸다. 학교라는 삶의 본질은 이리하여 산업 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예비 거울 같은 것이 되었다. 오늘날 교육에서 가장 비판받는 특징들, 예컨대 엄격한 통제,
개성 말살, 엄격한 자리 배치, 집단 분류, 등급 매기기, 채점하기,
교사의 권위적 역할은 대중 교육을 그토록 효과적인 적응의 도구로 만든 바로 그 특징들이다."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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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깥 세상과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과학은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연결망의 일부, 흐름의 일부임을 보여 준다. 우리가 환경에 집어넣는 것은 결국에는 우리 몸속으로 되돌아온다.
- P235

일회용 플라스틱이 등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물건에는 ‘철‘이라는 것이 있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유행‘에 따라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계획된 노후화가 디자인 원칙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유행을 타지 않는 물건이라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쓰지 못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래야 그것을 대체할 물건을 새로 구매할 테니까. 여기서 기억할 점은 이것이 인류의 사고방식에서 상대적으로 대단히 최근에야 일어난 변화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여파는 실로 심각하다. 오늘날 플라스틱 안쓰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생분해되는 새로운 형태의 플라스틱이 개발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전통적인 플라스틱 생산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40퍼센트 가까이 더 늘 전망이다.
- P239

 한편으로 중국은 40년 가까이 전 세계의 쓰레기장을 자처한 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쓰레기로 뒤덮인 행성Junkyard Planet」의 제자 애덤 민터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부유해지고 있는데, 부유해지면 더 많은 물건을 버리게 됩니다. 더 많이 버리면 자체적으로 재활용할 것이 그만큼 많아지죠."
따라서 중국은 이제 세계의 쓰레기를 더 이상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자체적인 쓰레기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1일, 중국은 마침내 유독 물질 수입을 중단시켰다. 스물네가지 유형의 외국 쓰레기 수입을 금지시켜 ‘녹색 담장‘을 세웠다. 금지령이 내려지기가 무섭게 북아메리카의 산더미 같은 쓰레기들이 달리 갈곳이 없어서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창고에 쌓이기 시작했다.
중국의 금지령으로 많은 선진국들은 자신의 쓰레기를 직시하게되었다. 다른 단기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 말은 더 많은 매립지, 더 많은 소각장을 건설하든지 자신의 쓰레기를 받아줄 다른 나라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 P243

하수에서도 가치 있는 것을 건져 낼 수 있다. 매일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자그마한 금 입자를 물속에 내다 버리며 이것이 차곡차곡 쌓인다. 미국 지질연구소의 캐슬린 스미스에 따르면 하수 찌꺼기 (슬러지)에서 발견되는 미량의 금, 은, 백금은 상업적 광산 하나에 맞먹는 양이라고 한다. 비록 미량이지만 귀금속은 산업 폐기물과 샴푸, 세재 같은 일상용품, 심지어 냄새를 줄이기 위해 양말에 첨가하는 나노 입자에서도 나온다.
추출 방식은 광석에서 금속을 뽑아내는 채굴 과정과 마찬가지로 침출액을 사용하는 것이다. 통제된 환경에서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하수 채굴은 바이오 고형물을 깨끗하게 정화해서 비료로 활용하도록 할 수 있다. 물론 돈 문제도 있다. 하수에서의 귀금속 회수를 연구한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자료를 보면, 100만 명의 인구가 매년 하수로 흘려보내는 금속이 1,300만 달러어치라고 한다.
도쿄의 스와 하수 처리장은 이미 하수에서 금을 채굴하기 시작했다. 다소 놀랍게도 생산율이 광석에서 채굴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세계 최대 금광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히시카리 금광에서는 광석1톤에서 나오는 금이 평균 20에서 40그램이다. 이와 비교하자면스와 하수 처리장에서는 슬러지를 소각하고 난 재 1톤에서 거의 2킬로그램에 가까운 1,890그램의 금이 회수된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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