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의 쓸모
2016년, 덴마크 출신의 작가 ‘카밀라 베르너 Camilla Berne‘가 한국에서 전시를 열었는데, 그때 그의 작업을 함께 도운 적이 있습니다. 그는 버려진 땅에 사는 식물을 소재로 작업을 이어왔는데, 한국의 식물에는 생소한 그를 위해 식물의 이름과 종 정보 등을 알려주기로 했죠. 그는 전시장 근처인 서울 서촌의 골목 사이, 건물이 허물어진 공터에서 스스로 자라난 잡초들로 꽃다발을 만들어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말하자면 ‘잡초‘라는 식물에 화훼식물로서의 가치를 쥐여주는 일이었죠..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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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황당한 논쟁이 벌어졌을까요? 다시 ‘현생 인류의 정의‘ 문제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다른 사람들과 생김새가 꽤 다릅니다. 6만 년이나 고립돼 있었으니 고유한 특성이 많이 생겼겠죠. 그래서 만약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을 같은 종(인류)으로 포함시킨다면, 생김새가 몹시 다양한 다른 사람들 (고인류 포함)도 같은 종으로 인정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게 바로 네안데르탈인입니다. 생김새는 비록 많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유럽인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생김새의 차이보다 월등히 그 차이가 큰 것도 아니거든요. 네안데르탈인의 생김새는 현생 인류가 지닌 생김새의 다양성 범위안에 충분히 포함됩니다. 네안데르탈인 역시 현생 인류의 일부가 될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사이에 자손이 나왔고, 그 결과 우리를 비롯해 지구 곳곳의 현생 인류의 몸 안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둘을 다른 종으로 구분하는 게 과연 옳을까요? ‘호모 네안데우한 특성이 많이르탈렌시스인지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현생 인류의 아종)‘인지 논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 P262

그래서 저는 다른 입장에 서 있습니다. 현생 인류가 한곳이 아니라다양한 지역에서, 홀로 세계로 진출한 게 아니라 각 지역에 존재하던여러 인류와 만나 교류하며 동시 다발적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볼 수 있는 광범위한 지역적 다양성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모두 현생 인류의 한 식구인 것은 물론이고요. 이런 생각은 현생 인류가 어느 한 시점에 홀로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여러 지점, 여러 시점에서 다발적으로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바로 아프리카 기원론의 맞수인 ‘다지역 연계론(다지역 진화론)‘ 입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서로 교류하며 유전자 이동(gene flow)을 통해 계속 하나의 종으로 진화해 왔다는 다지역 진화론은 최근의 유전학 연구 결과와도 부합합니다. - P262

21세기에 들어서서 고인류학 연구는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데니소바인처럼 뚜렷한 화석 없이 DNA 로만 존재하는 인류 조상도 발견되었습니다. 고DNA 추출 기법이 계속 발달하고 비용이 절감되면서 유전학은 고인류학에서 화석과 동등한, 어쩌면 더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입니다. 그에 못지않게 새로운 고인류 화석 역시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연구가 쌓여 가면서 우리는 근원적인 질문을 새롭게 묻고 대답을 찾습니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있게 되었는가?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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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은 혈연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났습니다. 가지각색의 사회관계가 모두 ‘가족‘의 틀 안에서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호칭도 인척보다는 친척의 것을 씁니다. 어머니뻘의 여자를 ‘이모‘ 혹은 ‘고모‘라고 부르는 경우는 많지만 숙모‘나 ‘외숙모‘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남을 혈연처럼 엮어서 가족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혈연이 정말 중요해서라기보다는, 다른 관계가 혈연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친척 같은‘ 혹은 ‘가족 같은‘ 이웃은, 더 이상 혈연 사회에서 살지 않게 된 우리들의 막연한 향수 혹은 습관적인 행위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이뤄져 온 사회관계가 아닐까요? 가족이 가까운 주위에 없게 됐기 때문에 친구끼리 서로 같이 먹고 마시고 챙겨 주는 것이 아닙니다. 친구가 바로 가족입니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아무런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끼리 호행위입니다. 이것이 우리를 인간답게 합니다.
- P156

몸집은 암수차이가 크지만 송곳니 크기는 그다지 차이가 없는 기간토피테쿠스는 수것끼리의 경쟁이 격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컷의 덩치가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원인은 바로 포식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몸집이 크면 포식자를물리칠 때 유리합니다. 특히 수컷의 덩치가 커집니다. 포식자는 암수를 가리지 않는데 수컷만 몸집이 커지는 것은 재생산과 관계가 있습니다. 유인원을 비롯한 영장류의 경우, 몸집을 키우려면 자라는 기간(성장기)이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성장기가 길어지면 성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해야 하는 암컷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따라서 암컷은 마냥 몸집을 키우지 않아 작고, 수컷만 성장기가 길어져서 몸집이 커집니다.
나중에 확연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게 되지요. 실제로 영장류를 연구해 보면 암컷의 성장기와 성적 성숙기가 안정돼 있고, 개체 차이도크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수컷은 환경 요인에 따라 성장기가 변하기 쉽고 몸집 역시 개체별로 차이를 많이 보이지요.
- P169

물론 두 발 걷기가 인류에게 고통만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류는 두 발 걷기 덕분에 다른 인간다움의 특성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바로 문화입니다. 두 발 걷기는 손과 팔을 보행에서 해방시켰습니다. 자유로워진 손과 팔은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데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윗몸도 함께 보행에서 해방됐습니다. 그 결과 횡격막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숨쉬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고,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낼수 있게 됐습니다. 목소리는 언어를 탄생시켰습니다. 이렇게 해서 도구와 언어라는, 인류 문화와 문명의 토대가 완성되었습니다.
두뇌가 커진 것도 역시 걷기 덕분입니다.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려면 뛰어난 지능이 필요합니다. 언어를 사용할 만큼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려고 해도 지능이 필요하고, 이는 곧 큰 두뇌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두뇌는 그냥 커질 수 없습니다. 두뇌는 지방으로 이뤄진 기관입니다. 고지방, 고단백의 식생활이 필수입니다. 이런 식생활은 도구를 이용해 고기를 정기적으로 확보하고 섭취한 이후에야 가능했습니다. 모든 게 두 발로 걸은 이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뤄진 일입니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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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트가르다로키는 토르와 일행들을 발견하고는 자랑할 만한 솜씨가 없는 손님은 머무를 수 없다고 말했다. 로키는 잔칫상 앞으로 나가서 자기는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먹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우트가르다로키는 그것이 사실이라면 솜씨라고 할 만하다면서 기다란 의자에 앉아 있던 기인로기를 일어나게 하였다. 그리고 회당 바닥에 나무 생반이 차려지고 쟁반위에 고기가 가득이 쌓였다. 로키와 로기가 각기 반대편에 앉아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로키는 자기 앞의 고기를 몽땅 먹고 발라낸 뼈를 옆에 쌓아놓았지만 로기는 고기도 먹고 뼈도 먹고 쟁반까지 먹이지웠다. 로키가 졌다는 것은 명백했다. 다음 차례로 샬피가 후기라는 거인과 달리기 대결을세 번 해서 세 번 모두 졌다.
토르는 마시기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했지만 엄청난 들이로 세 번 들이킨 뒤 탈락하고 말았다. 토르는 회당에 있던 커다란 회색 고양이를 들어 올려 보겠다고 했지만 고양이를 머리 위까지 번쩍 들어도 고양이의 등이 훨뿐 고양이의 네 발 중 하나만 바닥에서 떨어졌다. 토르는 회당 안의 누군가와 싸워 보겠다고 요구했지만, 회당 안의 거인들은 토르가 너무 약해서그런 싸움은 자기들에게 모욕이 될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우트가르다로키는 식모인 노파 엘리를 불러 토르와 씨름을 붙였다. 그러나 토르가 힘을 주면 줄수록 엘리의 힘도 세졌고, 결국 토르는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 P232

 우트가르다로키는 토르와 일행을성 밖으로 내보낸 뒤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그리고 우트가르다로키는 일행에게 그간 그들이 보았던 것들의 정체를 밝혔다. 사실 스크뤼미르는 우트가르다로키가 변신한 것이었고, 스크뤼미르를 망치로 때린 것은 땅바닥을 때린 것이었다. 그리고 토르의 힘이 너무 셌기에 토르가때린 곳마다 골짜기가 생겨났다.
또한 로키가 겨루었던 로기는 불 그 자체였으며 살피가 상대한 자는 생각이었다. 토르의 뿔잔은 사실 바다에 닿아 있었기 때문에 토르가 마실 때마다 바닷물의 수위가 낮아졌다(이 것을 훗날 사람들은 조석이라고 했다). 토르가 들어 올린 고양이는 사실 세상 범 요르문간드였다. 또한 토르가 고양이의 발하나를 들어 올리는 것을 보고 거인들은 모두 토르의 힘에 공포에 질렸다.
토르는 사실 그 거대한 뱀을 하늘 높이 쳐들었던것이다. 토르가 씨름을 했던 노파는 노화였으며,그 노화를 멈출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우트가르다로키는 앞으로 절대 만나지 않는 것이쌍방에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모두 들은 토르는 망치를 들어서 우트가르다로키를 후려치려 했지만, 이미 그와 그의 성도 사라져 버렸고 광활한 빈터만이 남았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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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피부색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삶과 죽음을 가를 정도로 중요합니다. 햇빛이 강한 곳에서는 멜라닌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듯이, 햇빛 보기 힘든 곳에서는 오히려 멜라닌이 없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햇빛 보기 힘든 곳에서는 자외선이 부족한데, 우리 몸에는 약간의 자외선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몸에서 유일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비타민 D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없으면 칼슘이 흡수되지 않아 뼈가 물렁해지고 형태가 일그러집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한 시기가 길어지거나 성장기의 중요한 때에 이러한 시기를 겪으면 구루병이 됩니다.
물론 뼈가 튼튼하지 않다고 죽을 정도는 아니겠죠. 그러나 가임기여성의 뼈 중에는 형태가 일그러지면 곧바로 삶과 죽음의 문제로 연결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아기가 나오는 골반뼈입니다. 산모와 아기를위협하는 치명적인 증세 앞에서, 인류는 다시 멜라닌이 없는 흰 피부를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광범위한 지상의 ‘피부색 유전자 분포는 위도에 따라가지런한 형태로 정리됐습니다. 적도 부근 지역은 자외선이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있을 정도로 1년 내내 충분히 내리쬡니다. 온대 지역은 자외선이 부족한 기간이 한 달 정도이며 냉대 지역은 자외선이 1년 내내 부족합니다. 그리고 이 지역 원주민의 피부 속 멜라닌 농도는 바로 이런 자외선 부족 정도와 대략 일치합니다. - P100

재미있게도 이 유전자들의 분포는 대륙마다 다릅니다. 검은 피부는 적도를 따라 나타나지만, 서태평양에서 사는 폴리네시아인과 적도권 아프리카인들의 피부색은 채도와 명도가 다릅니다. 둘 다 흰 피부를 만드는 유전자지만, 북서유럽인들의 피부색 유전자와 동북아시아인들의 피부색 유전자는 같지 않습니다. 같은 위도에 살아도 얼마나오래전에 이주한 집단이냐에 따라, 그리고 평소 비타민 D를 음식으로얼마나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P101

흰 피부의 돌연변이는적어도 수만 년 전에는 나타났어야 합니다. 5000년은 의외로 최근입니다. 이렇게 늦게 나타난 이유는 농경의 발생과 정착입니다. 농경 이전 시대에는 자외선이 부족한 지역에 살아도 비타민 D를 합성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비타민 D가 풍부한 식물, 해산물, 고기를 충분히 섭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농작물에 의존하는 식생활이 정착되면서곡류와 전분류에 점점 의존하게 됐습니다. 먹을거리를 통하여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할 수 없게 되자 멜라닌을 없애고 자외선을 이용해서비타민 D를 합성하게끔 하는 돌연변이가 유익하게 된 것입니다.
- P102

이렇게 농경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인류에게 이롭기만 했던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류에게 무조건 ‘잘못된 만남‘이기만 했던 것도 아닙니다. 특히 유전학의 발달은 우리에게 그동안 몰랐던 농경의 숨은 가치를 다시 일깨워 줍니다. 바로 유전자의 다양성입니다. 농경 덕분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자, 진화의 원동력인 유전자다양성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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