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혈연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났습니다. 가지각색의 사회관계가 모두 ‘가족‘의 틀 안에서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호칭도 인척보다는 친척의 것을 씁니다. 어머니뻘의 여자를 ‘이모‘ 혹은 ‘고모‘라고 부르는 경우는 많지만 숙모‘나 ‘외숙모‘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남을 혈연처럼 엮어서 가족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혈연이 정말 중요해서라기보다는, 다른 관계가 혈연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친척 같은‘ 혹은 ‘가족 같은‘ 이웃은, 더 이상 혈연 사회에서 살지 않게 된 우리들의 막연한 향수 혹은 습관적인 행위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이뤄져 온 사회관계가 아닐까요? 가족이 가까운 주위에 없게 됐기 때문에 친구끼리 서로 같이 먹고 마시고 챙겨 주는 것이 아닙니다. 친구가 바로 가족입니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아무런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끼리 호행위입니다. 이것이 우리를 인간답게 합니다.
- P156

몸집은 암수차이가 크지만 송곳니 크기는 그다지 차이가 없는 기간토피테쿠스는 수것끼리의 경쟁이 격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컷의 덩치가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원인은 바로 포식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몸집이 크면 포식자를물리칠 때 유리합니다. 특히 수컷의 덩치가 커집니다. 포식자는 암수를 가리지 않는데 수컷만 몸집이 커지는 것은 재생산과 관계가 있습니다. 유인원을 비롯한 영장류의 경우, 몸집을 키우려면 자라는 기간(성장기)이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성장기가 길어지면 성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해야 하는 암컷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따라서 암컷은 마냥 몸집을 키우지 않아 작고, 수컷만 성장기가 길어져서 몸집이 커집니다.
나중에 확연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게 되지요. 실제로 영장류를 연구해 보면 암컷의 성장기와 성적 성숙기가 안정돼 있고, 개체 차이도크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수컷은 환경 요인에 따라 성장기가 변하기 쉽고 몸집 역시 개체별로 차이를 많이 보이지요.
- P169

물론 두 발 걷기가 인류에게 고통만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류는 두 발 걷기 덕분에 다른 인간다움의 특성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바로 문화입니다. 두 발 걷기는 손과 팔을 보행에서 해방시켰습니다. 자유로워진 손과 팔은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데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윗몸도 함께 보행에서 해방됐습니다. 그 결과 횡격막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숨쉬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고,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낼수 있게 됐습니다. 목소리는 언어를 탄생시켰습니다. 이렇게 해서 도구와 언어라는, 인류 문화와 문명의 토대가 완성되었습니다.
두뇌가 커진 것도 역시 걷기 덕분입니다.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려면 뛰어난 지능이 필요합니다. 언어를 사용할 만큼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려고 해도 지능이 필요하고, 이는 곧 큰 두뇌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두뇌는 그냥 커질 수 없습니다. 두뇌는 지방으로 이뤄진 기관입니다. 고지방, 고단백의 식생활이 필수입니다. 이런 식생활은 도구를 이용해 고기를 정기적으로 확보하고 섭취한 이후에야 가능했습니다. 모든 게 두 발로 걸은 이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뤄진 일입니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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