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황당한 논쟁이 벌어졌을까요? 다시 ‘현생 인류의 정의‘ 문제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다른 사람들과 생김새가 꽤 다릅니다. 6만 년이나 고립돼 있었으니 고유한 특성이 많이 생겼겠죠. 그래서 만약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을 같은 종(인류)으로 포함시킨다면, 생김새가 몹시 다양한 다른 사람들 (고인류 포함)도 같은 종으로 인정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게 바로 네안데르탈인입니다. 생김새는 비록 많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유럽인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생김새의 차이보다 월등히 그 차이가 큰 것도 아니거든요. 네안데르탈인의 생김새는 현생 인류가 지닌 생김새의 다양성 범위안에 충분히 포함됩니다. 네안데르탈인 역시 현생 인류의 일부가 될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사이에 자손이 나왔고, 그 결과 우리를 비롯해 지구 곳곳의 현생 인류의 몸 안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둘을 다른 종으로 구분하는 게 과연 옳을까요? ‘호모 네안데우한 특성이 많이르탈렌시스인지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현생 인류의 아종)‘인지 논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 P262

그래서 저는 다른 입장에 서 있습니다. 현생 인류가 한곳이 아니라다양한 지역에서, 홀로 세계로 진출한 게 아니라 각 지역에 존재하던여러 인류와 만나 교류하며 동시 다발적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볼 수 있는 광범위한 지역적 다양성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모두 현생 인류의 한 식구인 것은 물론이고요. 이런 생각은 현생 인류가 어느 한 시점에 홀로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여러 지점, 여러 시점에서 다발적으로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바로 아프리카 기원론의 맞수인 ‘다지역 연계론(다지역 진화론)‘ 입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서로 교류하며 유전자 이동(gene flow)을 통해 계속 하나의 종으로 진화해 왔다는 다지역 진화론은 최근의 유전학 연구 결과와도 부합합니다. - P262

21세기에 들어서서 고인류학 연구는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데니소바인처럼 뚜렷한 화석 없이 DNA 로만 존재하는 인류 조상도 발견되었습니다. 고DNA 추출 기법이 계속 발달하고 비용이 절감되면서 유전학은 고인류학에서 화석과 동등한, 어쩌면 더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입니다. 그에 못지않게 새로운 고인류 화석 역시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연구가 쌓여 가면서 우리는 근원적인 질문을 새롭게 묻고 대답을 찾습니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있게 되었는가?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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