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나에게 잊지 못할 중대한 날이었다. 그날은 나에게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 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어느 누구의 인생이든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생에서 어느 선택된 하루가 빠져 버렸다고 상상해 보라. 그리고 인생의 진로가 얼마나 달라졌을지 생각해 보라. 이 글을 읽는 그대 독자여, 잠시 멈추고 생각해 보라. 철과 금, 가시와 꽃으로 된, 현재의 그 긴 쇠사슬이 당신에게 결코 묶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느 잊지 못할 중대한 날에 그 첫 고리가 형성되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 P135

한편 그러는 동안 낯선 사람은 오직 나만을 계속 바라보았는데, 마치 나를 저격하여 쓰러뜨리기로 최종적인 결심이라도 한것처럼 나를 바라보았다. 다만 아까 "젠장" 어쩌고 하며 격한 말을 내뱉은 이후로, 주인이 물을 탄 럼을 잔에 담아 가져올 때까지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술잔이 오자 그는 드디어 발사를 했다. 그런데 그것은 아주 특이한 발사였다.
그것은 언어적 표현이 아닌 무언의 동작으로 이루어진 행위였으며, 나를 날카롭게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었다. 그는 나를 날카롭게 겨냥한 채 자신의 물 탄 럼을 짓더니, 역시 나를 날카롭게 겨냥한 채 맛을 보았다. 그러더니 그는 그것을 다시 저었고 다시 맛을 보았다. 주인이 갖다준 스푼이 아니라 줄칼로 말이다.
그는 나 말고는 아무도 줄칼을 보지 못하도록 이 행위를 아주 교묘하게 했다. 그렇게 한 뒤 그는 줄칼을 닦아서 가슴 안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나는 그것이 조의 줄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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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는 것, 그리고 그 결과로 오는 자녀 양육과 공공 봉사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점점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반란‘ 동안 종군하기 위해서는 요하네스버그의 내 살림을 걷어치울 수밖에 없었다. 종군한지 불과 한 달 만에 그렇게 공들여 꾸며놓았던 내 집을 내놓지 않으면안 되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피닉스(Phoenix)에 데려다두고, 나는 나탈 군대 소속 인도인 환자수송대의 지휘를 맡았다. 당시 벗어날 수 없는 행군을 하는 도중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이런 식으로 공동체에 대한 봉사에 내 몸을 바치려면 자녀와 재산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바나프라스다. 즉 가사에서 물러난 자의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 P293

그러나 나는 몇 가지 쓰라린 경험을 했다. 단체의 권리를 주장할 때는 그 힘을 빌리기가 쉬우나, 단체의 의무를 다하도록 할 때는 그 힘을빌리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데서는 모욕도 받았고, 어떤 데서는 묵살을 당하기도 했다. 민중들에게서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을 깨끗하게 하려고 마음먹게 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요. 그 일을 위해 돈을 내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전의어느 때보다도 더 잘 알게 된 것은, 민중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하게 하려면 무한한 인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혁을 하자고 애쓰는것은 개혁가지, 사회가 아니다. 개혁가는 사회에 대해서 반대와 증오와 목숨까지라도 빼앗을 박해 이상의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개혁가가 생명처럼 중히 여기는 것을 사회가 퇴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법이 어디 있겠는가?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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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라는 내 옆을 지나치면서 의기양양한 시선을 나에게 던졌다. 마치 내 손이 그토록 거칠고 내 구두가 그토록 두껍고 흉하다는 것을 한껏 기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대문을 연다음, 문을 잡고 서 있었다. 내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녀옆을 그대로 지나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찰나 그녀는 조롱하듯이 손으로 나를 툭 건드렸다.
"너 왜 울지 않니?"
"울고 싶지 않으니까요."
ㅍ"거짓말 마." 그녀는 말했다. "네가 거의 장님이 될 정도로 울고 있었다는 거 다 알아. 지금도 넌 다시 울음을 터뜨리기 일보직전일걸."
그녀는 경멸에 찬 웃음을 터뜨리더니, 나를 밖으로 밀어낸 다음 곧바로 대문을 잠가 버렸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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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불 빛에 의해 우리는 시커먼 감옥선이 해안의 진흙탕으로부터 좀 떨어진 저 바깥쪽에, 마치 사악한 노아의 방주처럼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육중한 녹슨 쇠사슬로 빙 둘러쳐지고 묶이고 잡아 매어져 있는 그 감옥선은 내 어린 눈에, 죄수들처럼 쇠고랑을 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보트가 감옥선 옆에 나란히 서는 것을 보았고, 죄수가 뱃전 위로 끌어올려져서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타다 남은 횃불들은 강물에 내던겨져 쉬쉬 소리를 내며 꺼져 버렸다. 마치 죄수에게는 모든 것이 끝장났다는 듯이.
- P77

우리 누나의 양육 방식은 나를 예민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누구한테 양육을 받든지 간에 아이들이 존재하는 조그만 세계에서, 부당한 처사만큼 아이들에게 예민하게 인식되고 세세하게느껴지는 것은 없다. 아이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처사가 그저 조그만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는 작은 존재이고 아이의 세계도 작다. 그리고 그런 작은 세계에서 아이의 흔들목마는비율로 칠 때, 우락부락한 아일랜드 사냥개만큼이나 커다랗고높이 솟은 존재로 보이는 법이다. 유아기 때부터 내 마음속에는부당한 처사에 대한 끊임없는 갈등과 거부감이 형성되어 있었다. 말을 할 줄 알게 되었을 때부터 나는 누나가 변덕스럽고 폭력적인 억압으로 나를 부당하게 대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나를 손수 길러 준다고 해서 그것이 곧 나를 마구 패대기치며 기를 권리를 누나에게 부여한 것은 아니라는 확신을 나는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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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리가 없음을 알았다. 지방 치안재판소에서 벗지 않겠다고 버텼던 터번을 나는 최고재판소의 명령에 따라 벗었다. 그 명령을 거부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관철시킬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보다 더 큰 싸움을위하여 힘을 아껴두고 싶어서였다. 내 능력을 터번을 위한 투쟁에 다소모해버려서는 아니 된다. 더 긴요한 일을 위해 아껴두어야 했다.
압둘라 제드나 그밖의 친구들은 나의 그같은 굴복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 생각은 내가 법정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동안 당당히 내권리로서 터번을 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을 이해시켜 보려고 했다. 나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는 격언을 이해하도록 차근차근 설명해보려 했다. "인도에 있으면서 영국 관리나 재판이 터번을 벗으라고 명령한다면, 그때에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옳은일입니다. 그러나 재판소의 한 관리로서 나탈 주의 재판소 풍속을 무시한다면 내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나는 이와 비슷한 말로 친구들의 마음을 달래보려 했지만, 아무리해도 이 경우, 사정이 다를 때는 그 입장에서 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완전히 납득시킬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나의 일생을 통해서 진리를관철하려고 주장해온 바로 그 노력이 내게 타협의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뒷날에야 이 정신이 사티아그라하의 본질적인 요소인 것을 깨달았다. 이 때문에 생명에 위험이 있었던 일도 많았고 친구들을 섭섭하게만든 일도 많았다. 그렇지만 진리는 굳을 때는 금강석 같으면서도 또 연할 때는 꽃 같은 것이다.
- P225

나는 발라순다람이 손에 터번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이미 했다. 거기에는 우리가 당하는 모욕을 나타내는 특별한 아픈사실이 있다. 나는 이미 터번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했지만, 계약노동자나 낯선 인도인이 유럽 사람을 찾아갈 때는 그 앞에서 머리에 쓴 것, 그것이 캡이거나 터번이거나 간에, 또 그렇지 않고 머리에 두른 스카프거나 간에 그것을 벗어야 한다는 하나의 관계가 강요되고 있었다. 합장을 하고 절을 하는 것으로도 부족했다. 발라순다람은 내 앞에서조차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나는 이런 일은 처음 당해보았다. 나는 창피라도 당하는 것 같아 그더러 터번을 두르라고 했다. 그는 하라는 대로 하면서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얼굴에 기뻐하는 빛이 나타난 것을 숨길 수 없었다.
사람이 제 동료를 천대하면서 그것으로 제가 높아진 듯이 여기는 것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 P232

그렇게 해서 나는 같은 날에 두 가지 상반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생명에 대한 위험이 어느 정도 있을 때에 로턴 씨는 내게, 떳떳하게 나가라고 충고를 해주어서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고, 위험이 정말확실할 때에는 다른 친구가 그것과는 정반대의 충고를 해주어서 나는그것도 받아들였다. 내가 정말 내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랬는지 또는 내가 정말 내 친구의 생명과 재산, 또는 내 아내와어린것들의 생명을 위험 속에 넣고 싶지 않아서 그랬는지 누가 알 수있겠는가? 또 내가 첫번째 경우에 군중과 용감히 직면했을 때나 또 시키는 대로 변장을 하고 도망을 갔을 때나, 다 잘했다고 어느 누가 확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옳으니 그르니 시비를 논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이해하고, 가능하면 거기에서 미래를위한 교훈을 얻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 아래서어떻게 행동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또 우리가 사람을 그 드러난 행동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충분한 자료에 근거하지 않는 한, 그것은 한낱 믿을 수 없는 추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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