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리가 없음을 알았다. 지방 치안재판소에서 벗지 않겠다고 버텼던 터번을 나는 최고재판소의 명령에 따라 벗었다. 그 명령을 거부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관철시킬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보다 더 큰 싸움을위하여 힘을 아껴두고 싶어서였다. 내 능력을 터번을 위한 투쟁에 다소모해버려서는 아니 된다. 더 긴요한 일을 위해 아껴두어야 했다.
압둘라 제드나 그밖의 친구들은 나의 그같은 굴복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 생각은 내가 법정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동안 당당히 내권리로서 터번을 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을 이해시켜 보려고 했다. 나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는 격언을 이해하도록 차근차근 설명해보려 했다. "인도에 있으면서 영국 관리나 재판이 터번을 벗으라고 명령한다면, 그때에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옳은일입니다. 그러나 재판소의 한 관리로서 나탈 주의 재판소 풍속을 무시한다면 내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나는 이와 비슷한 말로 친구들의 마음을 달래보려 했지만, 아무리해도 이 경우, 사정이 다를 때는 그 입장에서 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완전히 납득시킬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나의 일생을 통해서 진리를관철하려고 주장해온 바로 그 노력이 내게 타협의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뒷날에야 이 정신이 사티아그라하의 본질적인 요소인 것을 깨달았다. 이 때문에 생명에 위험이 있었던 일도 많았고 친구들을 섭섭하게만든 일도 많았다. 그렇지만 진리는 굳을 때는 금강석 같으면서도 또 연할 때는 꽃 같은 것이다.
- P225

나는 발라순다람이 손에 터번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이미 했다. 거기에는 우리가 당하는 모욕을 나타내는 특별한 아픈사실이 있다. 나는 이미 터번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했지만, 계약노동자나 낯선 인도인이 유럽 사람을 찾아갈 때는 그 앞에서 머리에 쓴 것, 그것이 캡이거나 터번이거나 간에, 또 그렇지 않고 머리에 두른 스카프거나 간에 그것을 벗어야 한다는 하나의 관계가 강요되고 있었다. 합장을 하고 절을 하는 것으로도 부족했다. 발라순다람은 내 앞에서조차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나는 이런 일은 처음 당해보았다. 나는 창피라도 당하는 것 같아 그더러 터번을 두르라고 했다. 그는 하라는 대로 하면서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얼굴에 기뻐하는 빛이 나타난 것을 숨길 수 없었다.
사람이 제 동료를 천대하면서 그것으로 제가 높아진 듯이 여기는 것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 P232

그렇게 해서 나는 같은 날에 두 가지 상반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생명에 대한 위험이 어느 정도 있을 때에 로턴 씨는 내게, 떳떳하게 나가라고 충고를 해주어서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고, 위험이 정말확실할 때에는 다른 친구가 그것과는 정반대의 충고를 해주어서 나는그것도 받아들였다. 내가 정말 내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랬는지 또는 내가 정말 내 친구의 생명과 재산, 또는 내 아내와어린것들의 생명을 위험 속에 넣고 싶지 않아서 그랬는지 누가 알 수있겠는가? 또 내가 첫번째 경우에 군중과 용감히 직면했을 때나 또 시키는 대로 변장을 하고 도망을 갔을 때나, 다 잘했다고 어느 누가 확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옳으니 그르니 시비를 논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이해하고, 가능하면 거기에서 미래를위한 교훈을 얻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 아래서어떻게 행동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또 우리가 사람을 그 드러난 행동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충분한 자료에 근거하지 않는 한, 그것은 한낱 믿을 수 없는 추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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