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예순,
한 갑자를 다시 만난 시간을 견뎠다.
나의 삶은 모두 그르침에 대한
뉘우침으로 지낸 세월이었다.
이제 지난날을 거두어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이제부터 빈틈없이 나를 닦고 실천하고,
내 본분을 돌아보면서
내게 주어진 삶을 다시 나아가고자 한다.
_정약용, 《자찬묘지명)에서,
- P19

이제 너희들은 폐족(무거운 죄를 지어 출셋길이 막힌 집안)이다. 그러므로 더욱 잘 처신해 본래보다 훌륭하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특하고,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밖에 없다. 독서는 사람에게 가장 깨곳하고 중요한 일일뿐더러, 호사스러운 집안자제는 그 맛을 알 수 없고, 시골의 자제들은 그 오묘한 이치를 알 수 없다.
반드시 어려서부터 듣고 본 바가 있고, 너희들처럼 중간에 재난을 겪어본 젊은이들이 진정한 독서를 할 수 있다. 그들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아니라, 뜻도 모르면서 그냥 글자만 읽어 내려가는 것은 진정한 독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38

군자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마음에 붙어서 온몸으로 퍼져 행동으로 나타난다.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입으로 나온다. 입과 귀 사이는 겨우 네 치에 불과하나, 어찌 일곱 자나 되는 몸을 아름답게 할 수 있겠는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가르침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는 것이 진정한공부다. 그리고 공부의 마지막은 일과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따라서 삶이 계속되는 한 공부는 끝이 없다.

인간은 허공에 흩어지는 말이 아니라 땅에 남기는 발자국으로 스스로를 증명한다.
- P40

집에 책이 없느냐? 몸에 재주가 없느냐? 눈과 귀가 총명하지 않느냐? 어째서자포자기하려는 게냐? 폐족이라 생각해서냐? 폐족은 다만 벼슬하는 데 거리낌이 있을 뿐이다. 폐족으로 성인이 되거나 문장가가 되는 데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식견이 트인 선비가 되는 데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거리낌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좋은 점이 있다. 과거시험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데다, 가난함과 곤궁함을 통해 오히려 심지를 단련할 수도 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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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스터 - 자. 이 지갑을 가져라. 넌 하늘의 저주로 세상 풍파 다 겪는다. 내가 이리 비참한게 너에겐 복이다. 하늘은 늘 그러소서!
과소유와 쾌락 좇아 당신 명령 홀대하는,
자신이 못 느끼면 안 보려는 인간은
당신 힘을 재빨리 느끼게 하소서.
그리하여 넘치는 건 공평하게 분배하고
각자가 충분히 가지 도록, 너, 도버 알아?
에드거 - 예, 주인님.
글로스터 - 거기에 높은 머리 굽히고 갇힌 바다
무섭게 내려보는 절벽이 하나 있다.
바로 그 끝자락에 날 데려가기만 하면
궁핍한 네 신세를 고쳐주마, 내가 지닌
귀중한 물건으로, 거기서부터는
날 인도할 필요 없다.
에드거 - 팔을 이리 주세요.
거지 톰이 인도할 테니까.
(함께 퇴장) - P123

에드거 - 이 슬픈 시국의 무게를 감당해야 합니다.
해야 할 말은 두고 느끼는 걸 말하시오.
최고의 노인이 최고로 견디셨소. 젊은 우린 그만큼 보지도 살지도 절대 못할 것입니다.
(죽음의 행군을 하며 모두 퇴장)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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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오랜 진화 과정을 고려했을 때 사적 소유권의 등장은 지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인류는 대부분의 시기를 원시공동체형태로 살아왔으니까요. 우리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는 특징 중 상당 부분은 실제로는 해당 사회의 물적 ‘토대‘에 의해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이지요. 예를 들어서 ‘이기심‘같은 것 말입니다. - P232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됐을까요? 생산력 수준이 낮은 소규모 사회에서는 구성원이 서로 돕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습니다. 수렵 및 채집으로 먹을거리를 마련하고, 아이들을 함께 돌보며, 맹수나 다른 부족과의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구성원이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야 생존 확률이 올라가니까요. 그래서 원시공동체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이기심보다는
‘협동‘이 생존에 중요한 덕목이 됩니다. 자신이 취득한 지식과 정보를 신속하게 구성원과 공유하고 수렵과 채집을 통해 얻은 먹을거리도 함께 나눕니다. 이기심 탓에 구성원이 서로 돕지 않는다면아무래도 생존 확률이 크게 떨어지겠지요.
- P241

인간은 인정을 갈구합니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인정 요구가 본능적으로 탑재되어 있을까요?
진화심리학의 맥락에서 보면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게는 호랑이처럼 억센 근육과 발톱도 없고 토끼처럼 재빠른 다리도 없지요. 이 탓에 혼자서 생활하면 생존과 번식확률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런 이유로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과 조건에서 어떤 개인이 무리에서 배제되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피해야 할 두려운 상황인 것이지요.
무리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면 다른 이들에게 ‘인정‘ 받는 게 중요합니다. 좋은 평판을 얻으면 무리에서 배제될 확률은 낮아지고 생존과 번식 확률은 높아집니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길 수있겠지요. 이런 삶의 방식이 진화 기간 내내 지속되면서 우리의 유전자에 인정 욕구라는 흔적을 남긴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호랑이라면 굳이 남에게 인정 따위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겠지요.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무리 속에서 확보할 필요가 없는 호랑이에게 인정 욕구가 있다면 얼마나 어색하겠어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인간은 오히려 무리로부터 인정받기를 갈구하는 공동체 지향적 유전자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P250

물론 국가의 모든 기능이 지배계급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국가의 여러 특성 중 ‘폭력을 배타적이고 합법적으로 행사‘ 하는 측면에 주목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이에는 계급투쟁의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그 때문에 피지배계급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 법원, 감목, 군대 같은 조직된 폭력 기구가 필요하지요. 국가가 행사하는 폭력은 법으로 정당성을 부여받습니다. 군대와 경찰은 폭력을 합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지만, 사회의 나머지 성원들이 행사하는 폭력은 불법행위입니다. 요컨대 지배계급은 생산수단을 독점적으로 소유하면서 사회를 경제적으로 지배하고, 국가기구를 통해 폭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면서 정치적으로 지배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국가는 경제적 토대 위에 존재하는 정치적 상부구조입니다. 노예제 사회의 경제적 토대에 맞는 노예제국가가 존재하고, 봉건제 사회의 경제적 토대에 맞는 봉건제 국가가 존재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토대에 맞는 자본주의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구까의 탄생은 계급사회의 발생과 맞물려 있습니다. - P272

대다수 사람이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이 착취당하니까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노동자 주체의 혁명과 해방을 이야기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억압당하고 착취당하기 때문에 혁명의 주체가 될 수 있다면, 애초에 노예와 농노가 혁명의 주체가 되었어야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노예와 농노는 비참한 현실에 분노해 봉기했지만, 새로운 세상을 건설한 주체는 그들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만한 역량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예와 농노는 현실에 대한 분노는 있었지만, 그것을 응집된 힘으로 바꿀 사상적 준비와 조직적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반면 막강한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계급은 계몽사상 (공화주의)을 사상적 기치로 삼고 정치세력화 (정당)를 통해 권력을 들어쥘 수 있었습니다. 사상은 방향타의 역할을 합니다.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지요. 조직은 그 방향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제공합니다.
- P288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회 진보는 다단계 영업과 비슷하다.
는 게 저의 지론입니다. 변화된 한 사람이 추가로 두 명만 변화시키면 같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 순식간에 지수함수로 증가할 테니까요.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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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하늘 속에서 살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우린 하늘 아래 사는 것이 아니다. 하늘 속에 살고 있다. 우리의 대기는 하나의거대한 바다 이고, 우리는 그 안에 살고 있다. 이 바다는 액체 상태의 물대신 기체 상태의 공기로 이루이져 있지만 대서양이나 태평양과 마찬가지로 엄연한 바다다. 우리는 자신이 땅 위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가 바다 밑바닥에 붙어사는 생물이라는 의미다. 해저생물이 물속에서 살고 있듯이 우리 역시 대기 속에서 살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미술평론가 존 러스킨 (40쪽 참조)은 이렇게 적었다.
"일반인들이 하늘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니, 그것 참 이상한 일이다." 하늘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상한일이다. 한 가지 이유는 하늘이 늘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늘은 우리의 삶에서 항상 배경이 되어준다. 이렇듯 어디에나 존재하는것은 너무 잘 보여서 오히려 놓치기 쉽다.
- P7

간과하기 쉬운 아름다움에 눈을 뜨는 방법이 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것을 예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
그리고 이것을 두 번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는 것을안다면?"
- 레이첼 카슨,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1956)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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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 기러기 그쪽으로 날아가면 겨울 아직 안 끝났어,
넝마 걸친 아비는자식들이 눈 돌리나
주머니 찬 아비는자식들이 친절하지.
최고 창녀 운명여신
거지에게 문 안 열어.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딸들 때문에 일 년을 세어도 못다 셀 슬픔이 있을 거야.
리어 - 오, 울화통이 내 심장을 치받고 올라온다!
화병이여, 차오르는 슬픔이여, 내려가라.
네 자리는 저 아래다. 이 딸은 어딨느냐?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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