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오랜 진화 과정을 고려했을 때 사적 소유권의 등장은 지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인류는 대부분의 시기를 원시공동체형태로 살아왔으니까요. 우리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는 특징 중 상당 부분은 실제로는 해당 사회의 물적 ‘토대‘에 의해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이지요. 예를 들어서 ‘이기심‘같은 것 말입니다. - P232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됐을까요? 생산력 수준이 낮은 소규모 사회에서는 구성원이 서로 돕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습니다. 수렵 및 채집으로 먹을거리를 마련하고, 아이들을 함께 돌보며, 맹수나 다른 부족과의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구성원이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야 생존 확률이 올라가니까요. 그래서 원시공동체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이기심보다는 ‘협동‘이 생존에 중요한 덕목이 됩니다. 자신이 취득한 지식과 정보를 신속하게 구성원과 공유하고 수렵과 채집을 통해 얻은 먹을거리도 함께 나눕니다. 이기심 탓에 구성원이 서로 돕지 않는다면아무래도 생존 확률이 크게 떨어지겠지요. - P241
인간은 인정을 갈구합니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인정 요구가 본능적으로 탑재되어 있을까요? 진화심리학의 맥락에서 보면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게는 호랑이처럼 억센 근육과 발톱도 없고 토끼처럼 재빠른 다리도 없지요. 이 탓에 혼자서 생활하면 생존과 번식확률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런 이유로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과 조건에서 어떤 개인이 무리에서 배제되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피해야 할 두려운 상황인 것이지요. 무리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면 다른 이들에게 ‘인정‘ 받는 게 중요합니다. 좋은 평판을 얻으면 무리에서 배제될 확률은 낮아지고 생존과 번식 확률은 높아집니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길 수있겠지요. 이런 삶의 방식이 진화 기간 내내 지속되면서 우리의 유전자에 인정 욕구라는 흔적을 남긴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호랑이라면 굳이 남에게 인정 따위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겠지요.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무리 속에서 확보할 필요가 없는 호랑이에게 인정 욕구가 있다면 얼마나 어색하겠어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인간은 오히려 무리로부터 인정받기를 갈구하는 공동체 지향적 유전자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P250
물론 국가의 모든 기능이 지배계급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국가의 여러 특성 중 ‘폭력을 배타적이고 합법적으로 행사‘ 하는 측면에 주목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이에는 계급투쟁의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그 때문에 피지배계급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 법원, 감목, 군대 같은 조직된 폭력 기구가 필요하지요. 국가가 행사하는 폭력은 법으로 정당성을 부여받습니다. 군대와 경찰은 폭력을 합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지만, 사회의 나머지 성원들이 행사하는 폭력은 불법행위입니다. 요컨대 지배계급은 생산수단을 독점적으로 소유하면서 사회를 경제적으로 지배하고, 국가기구를 통해 폭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면서 정치적으로 지배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국가는 경제적 토대 위에 존재하는 정치적 상부구조입니다. 노예제 사회의 경제적 토대에 맞는 노예제국가가 존재하고, 봉건제 사회의 경제적 토대에 맞는 봉건제 국가가 존재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토대에 맞는 자본주의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구까의 탄생은 계급사회의 발생과 맞물려 있습니다. - P272
대다수 사람이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이 착취당하니까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노동자 주체의 혁명과 해방을 이야기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억압당하고 착취당하기 때문에 혁명의 주체가 될 수 있다면, 애초에 노예와 농노가 혁명의 주체가 되었어야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노예와 농노는 비참한 현실에 분노해 봉기했지만, 새로운 세상을 건설한 주체는 그들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만한 역량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예와 농노는 현실에 대한 분노는 있었지만, 그것을 응집된 힘으로 바꿀 사상적 준비와 조직적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반면 막강한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계급은 계몽사상 (공화주의)을 사상적 기치로 삼고 정치세력화 (정당)를 통해 권력을 들어쥘 수 있었습니다. 사상은 방향타의 역할을 합니다.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지요. 조직은 그 방향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제공합니다. - P288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회 진보는 다단계 영업과 비슷하다. 는 게 저의 지론입니다. 변화된 한 사람이 추가로 두 명만 변화시키면 같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 순식간에 지수함수로 증가할 테니까요.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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