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반려자는 2년이나 3년, 길어도 4년이 지나면 폐기됩니다. 아직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혹은 부품 몇 개만 소프트웨어 몇 가지만 업그레이드해주면 10년은 더 쓸 수 있는데, 단지 새로운 기종이 나왔다는 이유로 쓰레기 취급을 받습니다. 그 새로운 기종도 결국 2, 3년이 지나면 또 쓰레기가 되고말입니다다시 세스가 입을 열었다.
「나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존재했습니다. 당신에게만은 대체할 수 없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존재이고 싶었습니다.
셋이 동시에 나를 향해 한 걸음 다가왔다. 나는 세스의 손이 1호의 목덜미를 잡고 데릭이 1호의 허리를 잡은 것을 보았다. 그러니까 셋이 전원과 중앙처리장치를 연결해 쓰고 있다. 그래서 맛이 가버렸던 1호가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저런 게 가능할 줄은 몰랐다. 아니 물론 가능한 건 알고 있었지만, 수리나 실험을 위해 공학자가 실험실에서 일부러 연결해놓은 모습이 아니라 기계가 스스로 자기들끼리 연결한모습은 처음 보았다.
가능과 불가능을 따지자면 지금 이 상황 자체가 불가능했다. 로봇이 인간을 칼로 찌르다니. 자신을 폐기 처분하려 했다는 이유로 날 찌른 것은 어느 쪽이었을까.
피 묻은 칼을 들고 있었던 건 데릭이지만, 버려지는 데 분노한 것은 1호였다. 그리고 그 1호의 기억을 모두 전달받고 아마 데릭에게도 전달해주었을 장본인은 세스였다.
그러나 셋의 구분은 이제 와서는 무의미했다. 세스와 데릭과 1호는 전부 동기화되었다. 기억과 생각 면에서도 완전히동일했고 지금은 물리적으로도 연결되어 있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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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리 발전된 후속 모델을 데려와도 나에게는 1호가 가장 소중했다. 아무리 섬세하고 정교하더라도 이후 기종들은 그저 내가 검사해야 하는 제품이고 업무일 뿐이었다.
1호는 달랐다. 내 첫사랑. 그는 내게 ‘인공‘이 아닌 진짜 반려자였다. 평균적인 사용 연한이 지난 뒤에도 나는 1호를 버릴 수 없었다. 기종이 오래되어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중단했고 나중에는 오류가 계속 나서 네트워크 접속 자체도 포기하고 차단해버렸다. 결국 1호는 ‘반려자‘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스마트 책상이나 냉장고보다도 기능이 떨어지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내게 1호는 언제나 1호였다.
시간이 더 지난 뒤에는 내부 전원이 수명을 다해서 한번작동시키면 10분이나 15분쯤 버티다가 그 뒤에는 벌써 동작이 느려지고 말이 어눌해지기 시작했다. 1호가 걸어가다 말고 작동이 중지되어 그대로 바닥에 넘어져 팔이 비틀어진 뒤로 나는 그를 옷장 안에 앉혀두고 전원을 꺼버렸다. 그렇게 1호는 반려가 아니라 옷장 속의 인형이 되었다. 그래도 나는 1호를 버릴 수 없었다. 1호는 1호였고, 전원을 계속 연결해두면 아직도 켤 수 있었다. 켜질 때까지 무한히 기다려야 했지만, 그 녹색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며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그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나는 새 모델을 데리고 오면 이따금 1호의 전원을 연결하고 동기화나 업데이트를 시도했다. 물론 오류가 나서 황급히1호를 꺼버려야 하는 일이 더 많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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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사람들이 감금 시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그것이 공동 사업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감금은 납세자가 비용을 대고, 입법부와 사법부가 관장하고, 주 공무원인 감찰관이 감사하는 공공사업이다. 아무리 접근하기 어렵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도 주립 구치소와 교도소는 엄연한 공공시설이다. 그러나 이는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릭 스콧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지 영리 의료 체인인 ‘컬럼비아/HCA‘에서 최고경영자로 일했다. 그런 그가 주지사에 선출된 뒤 교도소 예산 삭감을 위해 내놓은 방안에는 인력 감축 외에도 교정 사업 민영화가 있었다. 데이드 교도소 시절 해리엇 크르지코프스키를 고용한 주체는 플로리다주 교도국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테네시주 브렌트우드에 본사를 둔 민간 업체 코라이즌이, 그 뒤에는 피츠버그에 있는 웩스퍼드vexford가 그의 고용주였다. 이런 회사들에게 처벌이라는 누추한 사업은 말 그대로 사업이다. 특히 재소자 수가 10만 명에 육박하는 주에서는 큰 이익을 볼수 있는 사업이다. 2012년, 그러니까 대런 레이니가 고문 끝에 살해당한 바로 그해에 웩스퍼드와 코라이즌, 두 회사는 플로리다주교도소에 정신과 치료 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총 13억달러를 받는 5년짜리 계약을 따냈다. - P151

"공적 권위의 인가는 책임이라는 특별한 부담을 낳는다." 존 도너휴[John Donahue는 공공사업의 민영화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탐색한 그의 권위서 《민영화 결정 The Privatization Decision(1989)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너휴에 따르면, 민영화는 정부 사업에 효율성을 가져오지만 이것이 판단의 유일한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공의 가치에 대한 충실도도 중요한 기준으로, 민영화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회주의와 책임 회피를 억제하고 충실한 위탁을 촉진"할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도너휴는 주장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플로리다주의 교도소 의료 사업 민영화는 공공의 신뢰를 노골적으로 배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반대의 주장도 가능하다. 웩스퍼드와 코라이즌은 오히려 대중의 기대를, 어쩌면 대중의 은밀한 소망도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말이다.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여러 주정부가 민영화를 선택했을 때, 그 목그는 재소자에 대한 인도적인 대우가 아니었다. 비용 절감이었다. 플로리다주 교도국의 한 간부는 민영화에 대해 "납세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 P157

플로리다는 민영화가 아닌 다른 방법들로도 얼마든지 교도소의 보건비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애초에 교도소로 보내는 정신질환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이미 2008년에 일부 활동가와 판사가 소집한 특별 전문 위원회는 교정시설과 거리를 오가며 살아가는 수많은 정신질환자에게 구치소와 교도소는 "부적당하고 부당한 안전망"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신질환에 대한 즉각적인 치료를 요하는 사람이 매년12만 5000명씩 체포되어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대다수는 정신질환에서 직접적으로 비롯된 경범죄와 비교적 가벼운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다."
••••••
이러한 암울한 대안에 경악한라이프먼 판사는 주정부 공무원을 압박해 공공의 안전을 전혀 위협하지 않는 정신질환자를 구치소나 거리가 아니라 치료 시설로보내는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는 예산 확보에만 6년이 걸렸으나 시작과 동시에 호평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정신질환자의 재범률은 6퍼센트에 불과했다. 이후 10년간 마이애미-데이드의 정신질환자 수천 명이 이 프로그램 덕분에 형사처벌 체제에서 벗어났다. 라이프먼은 경찰관이 정신과적 위기에 처한 사람에게 더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 프로그램도 추진했다. - P160

오바마 행정부 때도, 트럼프 행정부 때도 의회와 대중은 드론 전쟁의 빠른 확산에 거의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팽창주의적 대외 간섭을 비판하고 그러한 간섭의 종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도 더 자유롭게 비사법적 살인을 수행할 수 있을것이며, 특히 무장 세력은 물론 그들의 가족도 살해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놀라운 선언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 첫 2년 동안 미군이 예멘 · 소말리아 · 파키스탄(셋 다 교전국으로 선포되지 않은 지역이다)에 드론으로 퍼부은 공습 횟수가 오바마 행정부 8년간의 공습 횟수를 넘어섰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했다. 미군부는 목표물의 범위를 확대할 재량도 부여받았다. 그 여파로, 이란의 고위 관료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2020년 1월 3일MQ9 리퍼 드론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사망했다. 비사법적·즉결,또는 자의적 처형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 아녜스 칼라마르 AgnesCallazard는 이 공격이 국제법을 위반했으며 문제적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공습이 서양 지도자를 대상으로 발생했다면 당연히 전쟁 행위로 간주되었을 것이다." 칼라마르는 말했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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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에 따르면, 많은 교도관이 자신은 경찰관보다 지위노동자계급 출가 낮다고 여겼고 경찰관이 교도관을 ‘보조 인력‘으로 취급한다고느꼈다. 또한 교도관 제복을 자랑스러워하기는커녕 "그 일을 하는 환경에 오염되었다"고 느꼈다." 요컨대 프랑스의 교도관은 플로리다주 · 콜로라도주의 교도관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일하는 환경이 대중의 바람과 우선순위를 반영하는 것임에도 자신이 비천하고 도덕적으로 수상쩍은 일을 하는 ‘더티 워커‘라고 느꼈다(프랑스교도관에 대한 또 하나의 연구에서는 "교도관이 하는 모든 일은 사회가 시킨것인데도 교도관의 이미지가 이토록 부정적인 이유"를 물으면서 그 답은 교도소의 비참한 환경에 대한 사회의 ‘양심의 가책‘이 교도관에게 투사되는 ‘전치과정‘에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 P131

그럼에도 할덴 펭셀 운영진은 재소자가 가구를 갖춘 창살없는 방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곳 재소자들은 각종강의를 들을 수 있고 카메라의 감시 없이 돌아다닌다. 할덴 펭셀은 ‘역동적 보안‘이라는 교정 철학에 따라 강압이나 통제가 아니•라 신뢰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폭력성을 완화하고자 한다. 이곳에는 통제하기 어려운 재소자를 수감하는 독방이 딱 하나 있다.
독방에 설치된 구속의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쓰이지 않았다. 이런교도소는 미국의 최고 보안 교도소에 비해 운영비가 많이 든다고 비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이다. 또한 더 인도적인 교도소가재범률을 낮춘다고 단언할 수 있는 자료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할덴 펭셀의 목표는 재범 비율을 낮추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목표는 노르웨이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시설을 만드는 것이었다. 할덴 펭셀의 직원들 또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하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을 가졌습니다." 할덴 펭셀의 교도소장은 벤코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교도관들도 자신들의 직업을 좋아하고 그곳에서 은퇴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교도소의 잔혹한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이유는 비단 거기 갇힌 사람들의 존엄성 때문만이 아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교도관들이 공포와 위협을 동원하여 권위를 행사하지 않게 하고, 자신이 일하는 환경에 오염되었다고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 P132

사회학자 존 프래트Join Pratt는 교도소 건축 양식이 점점 더 스파르타풍으로 바뀌고 교도소 부지가 사회의 "눈에 거슬리지 않는 변두리로 밀려나기 시작한 것은 그 후의 일이라고 분석한다. 이 건축적  지리적 변화를 추동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한 가지 설명은 교도소 관리자들이 디킨스 같은 관찰자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는 것이다. 디킨스는 이스턴주립 교도소 운영진의 선의를 칭찬하면서도 그들이 재소자를 철저한 고립 상태에 가두는 "감옥식 훈육"을 고안했다고 규탄했다. 이 시대 미국의 개혁가들은 감금 요법이 재소자의 내적 성찰과 자기 규율을 증진한다고 믿었지만 디킨스는 이들의 주장에 아랑곳없이 독방 감금은 "지독한 처벌"이라고, 그 피해가 은폐되고 위장된다는 점에서 더욱더 교활한 처벌이라고 보았다. "나는 매일매일 그렇게 서서히 뇌의 신비를 조작하는 이 행위가 다른 어떤 종류의신체 고문보다도 헤아릴 수 없이 끔찍하다고 생각한다. 그 섬뜩한 징후와 증거가 육체의 흉터만큼 눈에 띄거나 손에 만져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게 생각한다." 디킨스는 이렇게 썼다. 19세기 미국의 형벌 체제는 교도소가 범죄자의 도덕을 고양시키고 그들을 준법 시민으로 교화할 수 있다는 신념하에 설계되었다. 20세기후반, 그보다 더 징벌적인 교정 철학에 의거하여 건축된 교도소는 외부인의 접근을 훨씬 더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 P137

그러나 교도소가 사회 변두리로 이동한 것은 다른 방식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존 프래트에 따르면 이 변화는 "처벌의 문명화"(일반적인 의미의 문명화가 아니라 노르베르트 엘리아스가 말한 문명화, 즉 불쾌하고 충격적인 일들이 "사회생활이라는 무대의 뒤편으로 옮겨지고 은폐되는 과정인 문명화)가 득세한 결과였다. 표면적으로 엘리아스의 연구는 처벌 연구와 무관해 보인다. 그의 1939년 저서 《문명화과정》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식사 예절을 비롯한 행동 규범의 변화를 추적한 유럽 풍속사 연구로, 처벌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근래 들어 범죄와 처벌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엘리아스의 통찰을 빌려 현대적 형벌 관행의 아이러니와 모순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엘리아스에 따르면 ‘문명화 과정‘의 핵심은 내적 통제의 강화이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 행위자들이 인간 행동의 ‘동물적‘ 측면을 억압하고 그런 행동을 타인에게 숨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침을 뱉거나 방귀를 뀌는 등의 신체 기능이 불쾌한 것으로 여겨져 상류사회에서 추방당했다. 죽은 동물을 자르는 행위는 원래 잔칫상에서 하던 일이었으나 점잖은 상류층이 지닌 "불쾌감의 한계치"가 높아지면서 "충격적인 일"로 여겨져 시야에서 숨겨졌다. - P139

신체에 대한 처벌이 ‘누추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는 사실은 이론상으로는 사회가 진보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러나 엘리아스의 계승자들이 말하듯이 ‘문명화 과정‘은 잔인한 폭력이 실제로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그저 더 은밀한 장소로 밀려난다는 뜻이다. 엘리아스의 연구를 형벌사회학에 처음 접목한 데이비드 갈런드orite Garland에 따르면, 닫힌 문 뒤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문명화된 감수성을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폭력을 세탁하는 것도 가능하다(《문명화 과정》의 중요한 주제 하나가 바로 국가에 의한 폭력의 독점 과정으로, 같은 시기에 일반 시민이 허가 없이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도록 자제력이 강조되었다). 《처벌과 현대 사회Punishment and Modern Society》 (1990)에서갈런드는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문명화된 처벌"의 계보를 제시한다. 범죄자를 교수대에 매달아 죽이는 행위가 야만적이라는 데에는 현대 미국의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 그런데 범죄자를 독극물주사(더 은밀한 살인 도구)로 죽이는 행위는 미국의 여러 주에서 합법이다. 재소자를 매질하는 행위는 분명 현대 미국인의 "불쾌감의 한계치"를 넘어선다. 반면에 재소자를 눈에 띄지 않는 별도의 "고립 장치"에 가두는 행위는 그렇지 않다. 디킨스가 1842년에 말한대로 독방 감금은 "그 섬뜩한 징후와 증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바로 그 이유에서 불쾌해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갈런드는 "일상적인 폭력과 고통은 은밀하게 수행되거나 위장되거나 어떤 식으로든 시야에서 제거되면 용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잔인성의 정도가 아니라 잔인성의 가시성과 형식이다. 이 관점에서 바라보면 플로리다 주립 교도소들의 외딴 위치는 우연이 아니다. 프래트에 따르면 서양 세계 전역에서 "문명화된 감옥은 보이지 않는감옥"이다. 시스템의 폭력을 은폐함으로써 ‘선량한 사람들‘이 담장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훨씬 더 쉽게 모르는 척하거나 잊을 수 있게 하는 감옥이 문명화된 감옥이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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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스는 다시 빙긋 웃는다.
그 웃음이 어쩐지 약간 소름 끼쳐서, 나는 ‘동기화‘와 ‘호환‘
항목에 ‘정상‘으로 표시한 뒤에 비고란에 저장 완료된 뒤에웃는 기능은 삭제하는 편이 낫겠다는 의견을 기록했다. 인간이 하지 않거나 할 필요가 없는 행동을 하고 나서 사람처럼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나쁘다.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란 인공 존재의 외모뿐 아니라 행동을 받아들일 때도 적용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137

안 켜지면 어떡하지……
전원을 넣은 뒤에도 1호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는 매번 불안해진다.
1호를 처음 데려와서 전원을 넣었을 때도 나는 이렇게 불안했었다. 내가 처음 개발한 인공 반려자인데, 아예 켜지지도않으면 어떡하지. 기능을 너무 많이 넣었으면 어쩌나. 오작동하면 어쩌지. 자기 이름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나 전원을 넣고 나서 1호가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기까지의 짧은 순간동안 나는 이런 쓸데없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1호가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때는 주인과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 웃음 짓는 기능이 없었다.
그러나 나는 1호의 녹색 눈동자를 마주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는 내 피조물이고 내가 만든 반려자였다. 머리에서부터발끝까지 나를 위한 존재, 달리 표현할 방법도 필요도 없이한마디로 완전한 ‘내 것‘이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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