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화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스는 다시 빙긋 웃는다.
그 웃음이 어쩐지 약간 소름 끼쳐서, 나는 ‘동기화‘와 ‘호환‘
항목에 ‘정상‘으로 표시한 뒤에 비고란에 저장 완료된 뒤에웃는 기능은 삭제하는 편이 낫겠다는 의견을 기록했다. 인간이 하지 않거나 할 필요가 없는 행동을 하고 나서 사람처럼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나쁘다.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란 인공 존재의 외모뿐 아니라 행동을 받아들일 때도 적용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137
안 켜지면 어떡하지……
전원을 넣은 뒤에도 1호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는 매번 불안해진다.
1호를 처음 데려와서 전원을 넣었을 때도 나는 이렇게 불안했었다. 내가 처음 개발한 인공 반려자인데, 아예 켜지지도않으면 어떡하지. 기능을 너무 많이 넣었으면 어쩌나. 오작동하면 어쩌지. 자기 이름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나 전원을 넣고 나서 1호가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기까지의 짧은 순간동안 나는 이런 쓸데없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1호가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때는 주인과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 웃음 짓는 기능이 없었다.
그러나 나는 1호의 녹색 눈동자를 마주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는 내 피조물이고 내가 만든 반려자였다. 머리에서부터발끝까지 나를 위한 존재, 달리 표현할 방법도 필요도 없이한마디로 완전한 ‘내 것‘이었다. - P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