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례적인 차이에 뒤따라오는 장애물과 맞서 싸운 많은 부모들과 아이들을 만났고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본보기로서 그들의 긍정적인 경험과 태도를 증언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이 난관을 극복하고 보다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났으며 그들의 승리를 공유하고 싶었다. 그에 반해서 강간의 결과로서 아이를 얻은 어머니들은 인정을 받으려고 애썼다. 심지어는 그들이 부모로서 자식과 만족스러운 유대 관계를 형성한 경우에도 자식의 정체성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강간에 의해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그들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안다. 그리고 세상으로 나가기 이전부터 그들을 뒤덮는 상실감의 지겨운 반영을 느낀다. 결정적인 어떤 사정을 알지 못하는 한, 사람들은 청각 장애나 왜소증에 붙는 오명을 주저 없이 부인할 것이다. 하지만 같은 사람들이 강간에 대해서도 혐오감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는 거의 상상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오명은 강간을 당한 여성들과 강간에 의해 태어난 아이들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유전자가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믿는 오늘날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강간범이라고 공표하면서 뒤따라올 어느 정도의 동요를 예상하지 못할 사람이 있을까? 강간에 의해 태어난 아이라는 사실이 축하받을 정체성이 될 일은 아마도 절대로 없겠지만, 최근 수십 년 동안 강간 문제를 다루는 교육적, 법적, 심리학적 방법이 발전한 덕분에 사회적으로 좀더 수용되는 정체성이될 수는 있을 것 같다. 강간이라는 주제가 덜 금기시될수록 강간 피해자들이 비슷한 상황의 다른 피해자들과 보다 쉽게 만날 수 있고, 그 결과 강간피해자인 어머니들과 아이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수평적 정체성 커뮤니티를 찾을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 같은 지원이 없었음에도 자신의트라우마를 동력원으로 삼아서 좋은 부모로 거듭나는 여성들도 있다. 몇사람에 불과했지만, 심지어 상대적으로 덜 끔찍한 이력보다는 오히려 충격적인 폭력을 이겨냄으로써 보다 나은 부모가 될 수 있었다고 믿는 여성들도 있다. - P213
바버라는 가족으로서의 기능이 정지된 폐허 속에서 일어나서 다시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첫 인터뷰를 시작했을 때 그녀와 제프리는 결혼 8년째였다. 그리고 그녀는 딸과 지내면서 새로운 사교 기술을 배우는 중이었다. 그녀가 <나는 사람들이 내게 먼저 다가올 때까지 언제나 기다리는 편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제 그녀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고 폴린에게도 똑같이 하도록 가르쳤다. 「나는 폴린에게 <친구를 사귀기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라고 물어요. 그런 다음 실습을 위해서 그녀를 공원에 데려가죠. 그녀를 양육하면서 나는 나 자신도 함께 양육하고 있어요. 그리고 마침내 내 인생에서 진정 인간다운 삶을, 즉 과거에는 전혀 꿈도 꾸지 않았던 삶을 시작할 시점에 도착했어요. 내가 폴린을 낳았고 그 결과그녀에게 생명을 준 셈이 되었지만 그녀도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내게 생명을 주었어요. 폴린에게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요. 내게도약간의 자유가 있었고 선택권도 있었어요. 나는 내 어머니 같은 사람이 될수도 있었지만 나 자신을 치료하기로 결심했어요. 아버지도 포함해서 우리 가족 전체를 생각하면 나는 마음이 무거워요. 그들은 결코 나쁜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녀는 수년 전 화장실에서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죽기 전에 사랑을 알게 해달라고 애원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녀가 말했다. 「나는 댄이 그 기도의 응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폴린이 그 응답이라는 사실을 알아요. 폴린은 매개 역할도 했어요. 나는 처음으로 하느님께 마음을 열었고 그다음에 폴린에게, 그리고 제프리에게 마음을 열었어요. 그리고 이제는 <좋아, 다음 대상은 누구지?>라고 생각하죠.」 - P222
강간에서 파생된 임신은 특히 종족 말살적 맥락에서 철저한 조사를받아 왔다. 종족을 말살하려는 목표를 가진 사람은 표적으로 삼은 종족을 강제로 불임화하는 방법이 어쩌면 가장 적절한 전술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대다수 무력 분쟁에서 정복자는 정복당한 종족의 여성들을 임신시키고 억지로 정복자의 아이를 낳게 한다. 이런 만연한 현상을 <강요된 임신>이라고 부른다. 노르웨이의 비영리 단체 <전쟁과 아동의 신원 프로젝트>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살아 있는 사람들 중 대략 50만명 정도가 그렇게 임신된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인 정신과 의사 루스 자이페르트 Ruth Seifert는 여자를 강간하는 행위가 남자들 사이에서 의미하는 바는 그 여자의 주변에 있는 남자들이 《그들의》 여자를 보호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썼다. 수전 브라운밀러는 여성의 육체에 대한 이런 전면적인 침해 행위를 <부도덕한 전쟁터>라고 묘사한다. 이러한 경우와, 선진화된 세계에서 평화로운 시기에 발생하는 강간에 의한 임신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강간 피해자가 임신을 했다고해서 죽임을 당하지도 않고, 지역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지도 않을 것이며, 나중에 결혼할 때도 그다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자식의 출신 배경을 감출 수 있다. 입양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 또한 그런 아이를 받아들이고 직접 키우는 여성들이 아이의 출생 배경을 상관하지 않는 남자를 만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하지만 대다수 분쟁 지역의 종족 문제는 강간에 의해 임신한 여성들에게 그들이 겪은 일을 숨길 수 있는 어떠한여지도 남겨 두지 않는다. 가족들이 알고, 온 동네 사람들이 알기 때문에 강간 이전의 삶과는 완전히 단절된 삶을 살게 된다. - P224
고대부터 시작해서 예컨대 방글라데시와 체첸 공화국, 과테말라, 몇몇아프리카 국가들, 동티모르, 구 유고슬라비아 등의 사례를 포함한 최근의적어도 36건의 분쟁에 이르기까지 강간은 전략적으로 이용되어 왔다. 미국의 국제 인권감시단체 휴먼 라이츠 위치 Human Rights Watch의 보고서에따르면 이러한 강간 사건에는 무장 집단에 의해 강간당한 여성들과 소녀들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전체를 굴복시키고, 굴욕감을 주고, 겁에 질리도록 만들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서양의 관찰자들은 1937년 중일전쟁중에 발생한 난징 강간 사건의 결과로 임신하게 된 중국인 여성들이 집단자살을 했으며 수많은 일본인 혼혈아들이 영아 살해의 표적이 되었다고 보고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국경분쟁이 진정되자 방글라데시의 수상은 강간당해서 아이를 낳은 여성들에게 <국가적 영웅>이라는 칭호를 사용했지만 그 여성들 중 상당수는 그들이 낳은 아기를 쓰레기통에 버렸고, 혹시라도 아이를 데리고 사는 여성들은 사회로부터 배척을 당했다. 코소보전쟁이 끝나자 코소보 프리슈티나의 한 젊은 남자는 「옵서버 Observer」와가진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나는 그렇게 태어난 아이를 양육하고, 내 아내를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문화에서는 강간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여긴다. 나는 내 아내를 받아 줄 수 없다. 그녀는 불결하고, 불쾌하며, 적에게 점령당한 성(城)이다. - P229
최근의 어떤 보고서에 따르면 강간에 의해 태어난 아동은 <국가 전체가 겪은 트라우마를 상징하고, 사회는 그들의 요구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법적인 문제에 직면한다. 아이의 국적은 보편적으로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가고 따라서 아버지가 없는 아이는 국적도 없을 수 있다. 유러피언 대학 평화 연구 센터의 자흐라 이스마일ZahraIsmail은 이러한 현상은 필연적으로 아동의 본질적인 사회적 편익 문제를 초래하는데, 아동의 인권을 다루는 국제법이 국가의 책임을 전제로 하기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는 종전 후 혼혈 아동을 <굴욕적인 인생>이라고 불렀고, 친부가 호적에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에 대한교육과 의료 서비스가 거부되었다. 그들 중 일부는 보다 미국인처럼 보이거나 보다 아시아인처럼 보이기 위해 자신의 몸을 훼손하기도 했다. 크로아티아로 도피한 보스니아인 강간 희생자의 자녀들에게는 시민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1990년 이라크의 점령 기간 중 강간당한 쿠웨이트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은 지금까지도 시민권이 없다. 이스마일은 이러한 아동들이 비록 2차적이지만 강간의 또 다른 피해자이며 그들에게는 기본적인 인권마저 거부된다>고 주장한다. 계속해서 그녀는 <강요된 임신은 지금까지 오로지 여성의 문제로만 여겨졌고 전쟁 때문에 태어난 아동들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그 결과 그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되었을 뿐 아니라 희생자로 여겨지지 않게 되었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가해자진영으로 떠밀리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 P231
국제형사재판소(보통은 전범 재판소라고 불림)의 설립 계기가 된 1998년 로마 규정은 <특정 종족의 인구 구성에 영향을 미치거나,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려는 의도로 여성을 강제로 임신시키고 불법 구금하는 행위>를 반인류적인 범죄로 간주한다. 이 규정은 강간이 피해자의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주로 관계가 있다. 특히 고위직에 있으면서 강간 작전을 주도한 가해자가 주된 표적이다.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지역 시장으로 있으면서 경찰에게 투치족 여성들을 강간하도록 사주했던 장폴 아카예수에게 반인류적인 범죄와 고문에 대해 유죄를 선고함으로써 1998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강요된임신이 종족 학살의 한 형태로 기소되기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법규와 판례는 그 사건이 대대적인 강간보다는 종족 학살 의도가 있었다고 암시한다. 그리고 강간을 당하고 그 결과 임신까지 하게 된 여성들에게 동기 해석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그들의 아이에게도 무의미한 일이다. 벤슈프가 말했다. 같은 고문 피해자라도 남자들은 영웅이 되어 원래의 사회로 돌아갔어요. 반면 여자들은 가족의 명예에 먹칠한 창녀로 간주되었죠. 이라크에서는 미국의 침공이 일어난 해에 자신이 강간당했다고 신고한 여성들 중 절반 이상이 그들의 가족에 의해 살해되었다. - P237
또한 어머니의 사랑, 즉 모성애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포유류의 DNA 속에 내재되어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부분이 사회적 관습의 문제인지, 얼마나 많은 부분이 개인적인 결심에 의한 결과인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강간에 의해 임신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성들은 그들 내면의 어둠을 억눌러서 자식에게 빛을 보여 주기 위해 이례적인 자식을 둔 다른 어떤 부모들보다 노력한다. 그럼에도 그들에 대한 지원은 다른 이례적인 가족들에 대한 지원보다 일관성이 없다. 이들 강간 피해자 여성들과 그들의 자식에게는 정체성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온라인 세계의 단편적인 지원을 통해 제공되는 것보다 더 많은 존엄성을 찾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언급되는 아이들에게는 모두 상처가 있다. 하지만 강간에의해 태어난 아이들은 그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들 자신이 곧 상처가 된다. 이 아이들을 태어나게 만든 호된 시련은 일반적으로 그들의 어머니들이 두려워하는 만큼 심장을 움츠러들게 하지 못한다. 모성애는 설령 그어머니들이 단단히 방어막을 치고 있더라도 그것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 P240
수감의 세 가지 기본적인 원리는 제지, 무력화, 응징이다. 제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범죄를 계획하는 이들의 의욕이 감옥에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꺾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대다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일어난다.‘ 2,500명 이상의 경찰서장, 보안관, 검찰 및 그 밖의 법 집행 관련 종사자들이 이끄는 단체 <파이트 크라임: 인베스트 인 키즈>는 <범죄와의 전쟁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은 체포와수감으로 범죄 문제에서 벗어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했다. 200여 건의 연구를 수집해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행동 치료나 가족교육 프로그램, 최고의 재활 프로그램 등은 중범죄의 경우에도 재범률을30~40퍼센트 감소시킨 반면, 징벌적인 요법을 실시한 경우에는 재범률의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미국 국립 보건원은 <겁을 주는 방법은먹혀들지 않고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력화는 사람들이 감옥에 갇혀 있어서 쉽게 추가 범죄를 저지를 수없는 경우에 한해서 효과가 있다. 하지만 범죄자를 평생 감옥에 가두어 둘계획이 아니라면 그들이 출소한 이후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종종 교도소는 초범자가 경험 많은 동료에게 범죄 기술을 배우는부정적인 감화의 공간이 된다. 컬럼비아 대학 국립 약물중독 및 남용 센터소장 조지프 캘리파노 주니어 Joseph A. Califano Jr.는 최근에 <청소년 사법제도가 추가 범죄와 성인 교도소로 향하는 길을 닦아 준 범죄의 대학이 되었다‘고 말했다. 18세 미만의 미성년 수감자들 중 80퍼센트 이상이 출감후 3년 이내에 또다시 체포된다. 아들이 자기 집처럼 교도소에 드나들기를 원치 않는다면 애초에 교도소를 가지 않게 해야 한다. 일단 한 번이라도 교도소에 발을 들이면 계속해서 드나들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응징은 보복 즉 가해자가 징계받는 모습을 보면서 피해자가 느끼는 쾌감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다. 응징은 피해자를 만족시키는 한 방법이다. 무력감을 느끼던 피해자는 자신의 적이 투옥되거나 처형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응징의 장점은 제한적이다. 가해자의 처형을 주장하면서 싸운 사람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사형이 막상 기대했던 것만큼 만족감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P245
같이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라도 가족의 약속에 따라 다른 선고를받을 수 있다. 어떤 판사는 내게 말하기를 부모가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졌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가해 아동이 또다시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대신 무언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항상 낮은 형량을 선고한다고 했다. 내가 만난 한 어린 범죄자는 징역 10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반면에 그의 공범자는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는데 적어도 일정 부분은 그가가족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러한 생각이 건전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러니는 피할 수 없다. 범죄를 부추긴 가난이 이제는 형량마저 더 길게 만들기 때문이다. 청소년 범죄는 해당 청소년의 유전적인 특징과 성격 및 성향, 가족의 행동과 태도, 해당 청소년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씨가 나쁘다는 발상은 시대에 뒤떨어진 듯 보인다. 하지만 엄지손가락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는 사람이 있듯이 윤리적인 판단력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는 사람도 있는것 같다. 윤리적인 측면이 유전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우리의 원시적인 과학을 훨씬 넘어서는 영역이다. 무한한 사랑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은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성격으로 자라기도 하며 공감 능력이 부족하거나 현실감각이 흐릿한 경우도 있다. 그래도 대다수 사람들에게 잠재된 범죄성이 발현되려면 외부 자극이 필요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처럼 강력한 내부적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 P254
그래도 소년 사법에는 온정이 남아 있다. 경찰은 구금된 청소년을 풀어 줄 수 있는 재량권을 가졌고, 많은 아이들이 훈방 조치와 함께 부모에게 방면된다. 지난 20년 동안 좌파는 미국 시민 자유 연맹ACLU을 비롯해이와 유사한 조직들을 중심으로 청소년 범죄자가 보다 적법한 절차와 보다 나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형식화된 절차는 사법제도에서 관용을 앗아 갔다." 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범죄자 중 3분의 1만이 자신의 변호사가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다. 한편 우파는 보다 가혹한 처벌을 주장해 왔다. 요컨대 좌파는 미성년자들이 성인과 동일한 권리를 갖되 성인과 동일한 책임을 부담하지는 않기를 원한 반면, 우파는 정확히 그 반대를 요구했다. 사건의 진행 과정도 끔찍할 정도로 느려서 청소년은 공판이 열리기 전인 심리 기간 동안에최대 일 년까지 구금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해당 청소년의 사회적, 학문적 발전은 커다란 차질을 빚게 된다. 또한 미란다 원칙이나 그 밖의 법적권리가 고지되기는 하지만 청소년들 중 적어도 절반은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실제로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형량은 골트 사건 이전보다 더욱 가혹해졌다. 소년 사법학자인 토머스 그리소Thomas Grisso와 로버트 슈워츠Robert G. Schwartz는 「재판 받는 청소년Youth on Trial」에서 <좌파에 의해 도입된 성인과 동등한 절차와 우파에 의해 도입된 처벌 조치가나란히 작용하여 소년 법정을 꼴사납고 가혹하며 내적으로 모순된 형태로만들었다"고 말했다. - P257
사법제도 안에 있는 아이들과 부모 사이의 관계는 대체로 다음 네 가지 가능성 중 하나를 따른다. 첫째로, 부모가 감옥에 간 자녀를 포기함으로써 아이가 외로움, 상실감, 고립감, 절망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둘째로, 부모가 자녀를 포기함으로써 오히려 자녀가 자신의 일에 대해서 스스로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 셋째로, 부모가 자녀의 일에 그동안 깊이 관여해왔거나 이제 그렇게 된 경우에 아이는 밝은 미래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있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자녀의 일에 깊이 관여해 왔거나 그렇게 되면서 자녀에게 부인(否認)을 허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그 결과 자녀의 반사회적 행동이 강화될 수 있다. - P272
감독이 그날의 축성을 하고 주일학교 지도자가 설교를 했다. 그는 자녀가 잘못된 길로 빠져들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의 간절한 바람에 관한 이야기로 설교를 시작했으며, 사무엘하와 고린도전서에서 경계의 모델을 언급했다. 「여러분의 자녀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가말했다.「자녀가 나쁜 무리와 어울리기 시작하면 나쁜 무리가 아이들을 타락시키고 결국 여러분의 자녀는 나쁜 짓을 저지르게 될 겁니다. 나는 아이들의 타고난 순수성을 더럽히는 <나쁜 무리>에 대한 교회의 비난에 충격받았다. 설교자는 계속해서 악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교회 사람들은 <동성애 왕국>에 반대해서 일어나야 했고, 현대판 고리대금업자는 거룩한 장소에서 추방되어야 했다. 미니애폴리스의 흑인 문제가 동성애자와 유대인, 은행의 잘못이라는 그 같은 발상은 내게 세 번의 차 사고에 대한 다숀테의 변명이나, 다리우스가 자신을 속여서 위법행위를 저지르게 했다는 그의 주장을 떠올리게 했다. 타인에 대한 신도들의 증오는 이상하게도 갱단의 정신을 연상시켰다. 그 공동체는 호전성과 뒤얽힌 관용을 보였고, 가혹함과 친절이 뒤섞인 설교자의 주장을 예수그리스도가 무한한 사랑과 최후의 심판에 있을 가혹한 판결을 예언했던 것과 동일 선상에서 이해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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