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손 글씨는 의사소통만 돕는 것이 아니라 인지적 혜택도준다.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의 신경과학자 카린 제임스는 글을 모르는 소그룹의 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학습 스타일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대상자들에게 타이핑, 덧쓰기, 손 글씨로 글자와 도형을 가르친 연구진은 훈련 전후에 MRI 스캔을 했다. 그결과, 뇌의 "읽기 회로가 글자 인식에 동원된 것은 손 글씨를 이용했을 때뿐"이었다. 제임스는 "발달 초기인 아이의 경우 손 글씨가 읽기의 기초가 되는 뇌 영역의 문자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짓고 "손글씨는 아이의 읽기 능력 습득을 촉진한다"고 덧붙였다. 글자를 덧쓰거나 타이핑하는 것과는 달리 손 글씨는 읽기 학습을 위해 뇌를 준비시키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98
뮬러와 오펜하이머는 노트북 사용이 학습 과정에 어떤 영향을미치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필기에만 노트북을 사용하더라도인지 처리 과정의 깊이가 얕아지기 때문에 학습 능력이 손상될 수있었다. 그들은 세 가지 다른 실험을 통해 노트북을 사용하는 학생이 손으로 필기하는 학생에 비해 개념적 질문에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트북으로 필기하는 사람은 정보를 처리하고 자신의 말로 재구성하기보다 강의를 그대로 받아쓰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학습에 불리하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는 손으로 적을 때 정보를 더 잘 유지한다. 손으로 기록할 때는 키보드를 이용할 때보다 속도가 훨씬 느려서 요약해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P100
키보드를 두드려서 단어가 화면에 나타나는 것은 ‘추상적이고 분리된 방식이며, 이는 "교육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망엔은생각한다. 종의 감소와 마찬가지로 기량도 점차 약화된다. 우리는보통 비효율적인 낡은 도구(손글씨)를 효율적이고 편리한 대안(키보드 입력)으로 대체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면 상호작용의 감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효율성의 대가로 학습 방식에서 치명적인 손실(특히 어린이의 경우)을 입었음을 깨닫지 못한다. 키보드는 마스터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이름조차 쓰기 힘들어하는 사람은 절대 진보의 본보기라 할 수 없다. - P101
손 글씨나 그림 그리기 같은 습관이 사라진다고 해도 대수롭지않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런 습관은 혜택을 개인적으로만 경험할 수있고, 수익화하기가 쉽지 않으며(드물게 전문 캘리그라피스트인 경우를제외하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타당성을 인정하지 않는 대단할 것이 없는 기술이다. 그러나 손 글씨가 우리 삶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상황은 특정 경힘들이 어떻게 소멸되는지를 보여준다. 경험은 상의하달식의 명령이나 하의상달식의 대중 운동을 통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약화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사라지는 것을 상실이라기보다는 진보와 개선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합리화한다. 기량이 약화되는 것과 동시에 수천 년에 걸친 인간의 경험도 사라진다. 그러나 그런 경험들은 흔적을 남긴다. 4만 년 전에 그려진 알타미라와 라스코 동굴벽화에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같은 것, 즉 인간의 손이 그려져 있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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