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책을 처음 읽은 건 작년 여름 런던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아니 정확히는 히드로 공항 대합실의 바닥과 환승을 위해 하루를 꼬박 대합실 의자에서 지새워야 했던 프랑크푸르트 공항 의자에서이다. 런던의 한 책방에서 존 버거의 책과 함께 벤야민의 책을 한 권 구입했고, 이 두 책은 2박 3일이 걸린 런던에서 (독일과 일본을 거친) 서울까지의 여행을 함께 해주었다. 서울에 돌아와 그의 책을 두 권 더 읽었으나 아직 그의 사상을 잘 이해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하긴, 목숨을 걸어 이룩한 한 위대한 사상가의 사상을 책 세 권 읽고 이해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오만일 것이다. 그를 조금씩 더 이해하는 발걸음을 내딛고자 이미 가지고 있는 책 두 권을 제외한 나머지 몇 권을 한번 모아두어 본다.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독일 비애극의 원천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김유동 옮김 / 한길사 / 2009년 2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2012년 01월 10일에 저장
절판
괴테의 친화력- 신화, 구원, 희망
발터 벤야민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11년 8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1년 12월 23일에 저장
품절

파리의 원풍경
발터 벤야민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08년 8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2011년 12월 23일에 저장
품절
아케이드 프로젝트의 탄생
발터 벤야민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08년 8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2011년 12월 23일에 저장
품절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먼저 고백부터 하면서 시작해야겠다. 헐리웃 영화를 보다 샌프란시스코 주변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일종의 센티멘털리즘에 빠져든다.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도 아닐진대 이 지역에서 몇 년간 살면서 추억을 쌓았다는 이유로 말이다. 사실, 내가 살았던 동네는 정확히 S.F.는 아니었다. Bay Bridge를 사이에 두고 샌프란시스코 건너편에 위치한 오클랜드라는 동네였다.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와 달리 미국내에서 위험한 도시로 유명한 지역이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2002년 즈음에 발표된 결과로 수년째 미국내 살인사건 발생률 1위를 지키고 있었다 (2007년 발표에서 오클랜드는 미국내 가장 위험한 도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즈음 오클랜드의 부자 동네 친구 샌프란시스코는 뉴욕과 미국내 집값 상위 1,2위를 다투고 있었으며, 2002년 오클랜드 A`s는 기적의 20연승을 기록했다.

잠시 더 이 지역에 대해서 내가 흥미롭게 여기는 부분을 얘기하자면, 대표적인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와 대표적인 위험한 도시 중 하나인 오클랜드가 다리 하나 사이로 함께 있음은 물론, 그 둘 옆엔 전통적인 명문 대학 도시 버클리가 위치하고 있고, 그 셋 사이 어딘가에 디즈니에 버금가는 꿈의 공장 픽사가 있다는 점이다.

 

다시 2002년으로 돌아가자. 그 해 A`s의 기적 같은 연승행진에 온 동네는 열광했었다. L.A.로 이사를 해 살던 몇 년 동안도 내 관심은 다저스나 에인절스, 혹은 레이커스가 아니라 A`s와 Raiders였다. 이쯤되니 바로 그 A`s를, 좀 더 정확히는 A`s의 단장인 빌리 빈을 내세운 영화가 나온다 했을 때 내가 흥분하지 않을 도리란 애초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며 어떤 냉정한 입장을 지킨다는 것 역시 불가능한 것이다. 20연승이 이루어지는 순간 열광하는 콜리세움의 관중들을 보며 친구들과 함께 환호성을 지르던 나를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브래드 피트다.

 

글쎄, 처음 그가 등장했을 땐 그가 이정도로 성장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수많은 잘생긴 배우들 중 하나, 로버트 레드포드와 유난히 닮아보이는 그냥 잘생기기만 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여기까지 성장했다. 개인적으론 그가 <트로이>와 같은 영화에서 보다는 <오션스 일레븐>이나 이번 <머니볼>과 같은 영화에서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머니볼>은 내가 본 야구(소재)영화 중 최고이다. 어려움을 헤쳐내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극적인 우승을 달성하며 경기장에서 껴안고 환호하고 눈물을 흘리며 끝나는 영화보다 더 감동적이다. 마지막 두 씬. 낙담하고 있는 빌리 빈에게 무거운 몸 때문에 한번도 2루까지 갈 생각을 안하다 처음 2루로 가려고 질주하던 도중 넘어지는 타자. 하지만 곧 자신이 홈런을 친 것임을 알고 주변의 환호를 받으며 기쁘게 베이스를 도는 그 타자의 비디오를 보는 씬. 그리고 이어지는 차 안에서 딸의 녹음된 노래를 들으며 운전하는 빌리 빈. 그리고 그의 눈으로 카메라가 들어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언젠가 A's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날이 오기를.

혹은 그 날이 오지 못하더라도 Just enjoy the show.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마 전에 장모님께 사드린 책 중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책이 한 작품 끼어 있었다. 사실, 절반은 내가 읽고 싶은 책이라서 다 읽고 나시면 나도 슬쩍 읽어봐야지 하는 조금 불량한 마음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장모님께 좀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그런데, 이미 아내는 책을 받자마자 장모님께 내가 읽고 싶어서 사준거네라고 했단다. 음...찔려라.

암튼, 이번 기회에 관심이 생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책을 좀 모아본다. <그리스인 조르바>가 당연히 가장 유명한 작품인데 이상하게도 난 그 작품에 가장 흥미가 덜 간다. 이건 도대체 무슨 뇌구조인가.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오디세이아 2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3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1년 12월 20일에 저장

오디세이아 3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3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1년 12월 20일에 저장

오디세이아 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3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1년 12월 20일에 저장

영혼의 자서전 2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4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1년 12월 20일에 저장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장바구니담기


'꾸준히 써나가는 일'이 소중하다는 것을 지금 무엇보다 절실하게 통감하고 있습니다. 제아무리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려도 근본의 확고함에 대한 믿음이 지금껏 나를 지탱해왔다고 생각합니다.-80쪽

가오리 씨, 결혼 축하드립니다.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나는 늘 뭔가 딴생각을 떠올리려합니다. 그렇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원합니다. 행복하세요.-87쪽

혹시 여기에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깨지는 알이 있다면, 나는 늘 그 알의 편에 서겠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벽이 옳고 알이 그르더라도, 그래도 나는 알 편에 설 것입니다. 옳고 그름은 다른 누군가가 결정할 일입니다. 혹은 시간이나 역사가 결정할 일입니다.-91쪽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었다.
아니, 그보다 내 일이라고 상상해보고 싶었다.
때는 1995년 3월 20일. 월요일. 기분 좋게 맑게 갠 이른 봄날 아침이었다. 바람이 아직 차가워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모두가 외투 차림이었다. 바로 전날은 월요일, 그다음 날은 경축일 -- 즉, 징검다리 휴일 사이에 낀 평일이었다. 어쩌면 당신은 '오늘 하루는 쉬고 싶었는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당신은 휴가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당신은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고, 옷을 챙겨입고 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혼잡한 지하철에 몸을 싣고 회사로 향한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아침이었다. 인생 가운데 구별할 수 없는 단 하루였을 뿐이다.
가발을 쓰고 가짜 수염을 붙인 다섯 명의 젊은 남자들이 갈개로 뾰족하게 갈아둔 우산 꼬챙이로 기묘한 액체가 든 그 비닐봉지를 찌르기 전까지는.-238쪽

새로운 음은 어디에도 없어. 건반을 봐, 모든 음은 이미 그 안에 늘어서 있지. 그렇지만 어떤 음에다 자네가 확실하게 의미를 담으면, 그것이 다르게 울려퍼지지. 자네가 해야 할 일은 진정으로 의미를 담은 음들을 주워담는 거야.-406쪽

생각컨대, 우리는 우리를 물어뜯거나 찌르는 책만 읽어야 한다.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여야만 한다.-45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군대에서다. 언젠가 신경숙에 관한 글을 쓰면서도 얘기한 부분이지만 군대에 있을 때 책을 참 많이 읽었다. 내 기억으로 처음 읽은 하루키의 책은 <상실의 시대>였으며, 그 책은 같은 건물을 쓰는 감찰실의 숙직실에서 지내던 동료 병사의 침대 옆 창가에서 내 눈에 발견되었다.

그 후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다른 작가에 비해 제법 열심히 읽었다. 비슷한 수준을 굳이 고르자면 신경숙 정도가 아마 한 작가의 책 중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읽은 경우이지 않을까 한다.

이번에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을 읽다가 문득 그간 다소 소원해졌던 그에 대한 관심이 다시 강해졌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도 좋지만 에세이 역시 소설에 못지 않게 참 좋다. <먼 북소리>의 경우엔 드물게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으로 읽은 책이다.

<태엽 감는 새>는 얼마 전 새 판본이 나온 것을 알고 보관함에 담아두었었다. 하루키는 이 책을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장편 소설 중의 한 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노르웨이의 숲>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해변의 카프카>가 체코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번역들이 당신 작품을 소개하는 데 요점을 짚었다고 판단합니까? 꼭 읽어줬으면 하는 특별한 작품이 있습니까?

 

그밖에 다른 장편소설 두 권 정도 더 읽어보시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내가 쓰고자 하는 세계의 전체상을 좀 더 확실하게 조망할 수 있을 겁니다. 내 이야기 세계의 하나의 원형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년)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된 가장 장대한 소설 <태엽 감는 새>(1994, 1995년)입니다.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밤의 거미원숭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문학사상 / 2008년 6월
11,500원 → 10,350원(10%할인) / 마일리지 570원(5% 적립)
2011년 12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태엽 감는 새 2- 예언하는 새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1년 12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태엽 감는 새 3- 새잡이꾼 편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1995년 1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1년 12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태엽 감는 새 4- 새잡이꾼 편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1년 12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