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많은 구독자의 유투버이고 이전에도 100만이 넘은 구독자가 있던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던 크리에이터인 저자의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좋았어>에는 많은 부분 내 자신이 ’나‘와 친해지기, ’나‘를 사랑하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말했듯 우리가 삶에서 손절할 수 없는 관계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공개적일 수밖에 없는 유튜브 활동은 저자가 겪게된 어려움에서도 멈춤 없이 저자를 공격하기도 하고 판단내렸다. 그 속에서 그는 그럼에도 살아가기를, 살아내기를 선택했고 이 책은 그 과정 및 나와 나의 삶을 꽤 좋아하며 살 수 있는 다정한 제안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내가 좋았어, 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나는 이 지난한 삶을 잘 살아나가고 싶다.
남성이 주로 해온, 사람들 생각에 주로 남성으로 그려지는 직군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 항해사, 조종사 등 8명의 여성들의 서로 다른 직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여성이란 이유로 배려란 이름의 배제를 당하곤 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일을 프로로서 해나가고 인정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함이고 동시에 어떤 노력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때론 그 속에서 오히려 역차별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여 그러한 이야기를 한 이도 있었으나, 이 글의 마지막에 저자가 잘 정리해둔 내용을 보며 왜 배제였는지, 또 역차별이라 느꼈다면 왜 그러했을지 생각해볼 수 있으니 서로 상이한 생각을 했다면 이것을 징검다리 삼아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끝으로 토리 모리슨의 글을 같이 남겨둔다. 계속 들려주기 위해. 계속 듣기 위해. “남성으로 사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여성으로 사는 게 무엇인지 들려주세요.변두리에 무엇이 꿈틀대는지 들려주세요.”
‘반복되는 계절을 보내며 마주하는 수많은 기쁨과 슬픔, 그리고 평범한 일상 속애서 발견해낸‘ 열 두개의 단편 소설이 모인 <당신의 계절이 지나가면>. 연속되어 이야기가 이어지는 하나의 긴 세계보다 드라마 스폐셜 같은 여운의 책이었다. 악함보단 선함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들이 저마다의 세계를 일궈가는, 그 평범한 일상을 지켜본 듯한 느낌. <당신의 계절이 지나가면>, 주얼 단편소설, 이스트엔드 p27 하지만 이제는 그 어떤 것도 알 수 없었고, 설령 알게 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지나가 버린 계절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p38 “많이 쓰셨나요?" “아니요, 생각만큼 잘 써지진 않네요. 머릿속으로 구상 할 때만 해도 금방 그럴듯한 글이 써질 거 같았는데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한 줄 쓰는 것도 힘들어요. 어쩌면 그게 당연하죠.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으니. 그래도 여기 와서 한 줄씩이라도 쓰고 있을 때가 요새는 가장 평온하고, 뭐랄까,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요."
오랜만에 읽은 배수아 작가의 소설은 오랜만임에도 변함없이 미로와 같이 헤매이는 듯 하다가 또 뒤통수를 치는 것 같기도 했다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과 같이 흐르는 것 같기도 했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이야? 어떤 이야기야? 요약 금지. 아니 할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어디로 도달할지 몰랐던 목적지에 당신은 도착했는가? 우리는 그 도착지는 과연 알 수 있는걸까?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의 도착지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배수아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머거릿 애트우드의 <스톤 매트리스>에 담긴 소설들에는 노년의 여성들이 나온다. 물론 남성도 나온다. 그때는 그게 가능했으나, 지금은 달라진 시대에서도 여전히 성차별적 사고에 묻힌 이들이. 그리고 그때는 사랑이란 이름 안에서 헌신했으나 이제는 ‘알게 된’ 현명한 노년의 여성들이. ‘스스로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의 허황된 생각을 떠받’치며 ‘자기 몸이 녹초가 되도록 일’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시절을 잘 안녕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 그리고 비록 고통에 차 있기도 했으나 서로를 연민하고 위로할 수 있는 여성들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 <스톤 매트리스>에는 풍자와 위트가 담겨 있다. 가부장적 성별화되어 있는 사회에서 그간 여성이 감당해야 왔던 것들에 대해서 어퍼컷! 다른 노년의 삶으로,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을 만나 기쁘기도 했고 유쾌한 면도 있었다. 마거릿 애트우드라는 작가가 끊임없이 글을 써내려가고 그 글이 여전히 이렇게 잘 읽히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역시도 놀라운 지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