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아포칼립스 -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
시우 지음 / 현실문화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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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름에 나온 시우, <퀴어 아포칼립스>를 출간 후 얼마 되지 않아 읽고 약 6년 만에 모임 책으로 다시 읽었다. , 다시 읽어도 너무 좋았다. 당시의 퀴어 논쟁과 투쟁, 흐름에 대해 다정하게 써내려갔다 생각했던 것은 여전했고, 그때보다 밑줄이 더욱 많아진 것은 그 당시 읽었을 때보다 훨씬 쉽게 이해하며 읽는 수 년 후의 나라는 상황이 적용된 것이겠고, 무엇보다 퀴어 문장들이 너무 좋은 게 많아서! 6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지 못했고, 정치권에서는 혐오의 대표마냥 떠들어대며 혐오차별을 동조하며 정치의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고, 퀴어 집단의 인권과 시민권을 부정하는 체제 역시 그대로이지만 여전히 퀴어 운동은 적대와 혐오에 진지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일과 밝고 명랑하게 대처하는 일을 병행하며 멈춤 없이 퀴어 한국을 살아가고/살아 내고 있다. 총선 시기이다. 또다시 표를 이야기하며 민심을 찾고, 평등을 이야기하는 소리가 전국에 울리겠지. 적대와 혐오를 조직화하는 반퀴어 집단을 묵인하고, 모두를 위한 평등을 방관하는 정치가 아닌 다채로운 퀴어 삶을 위한 그 이후/너머의 이야기 하고, 약속하고, 지켜내는 정치의 모습을 보고 싶다. 퀴어 운동은 오늘도 춤을 추며, 두려움 속에서도 나아갈 테니. 정치여, 해야 할 몫을 해주시라.

 

, 다시 읽는 <퀴어 아포칼립스> 너무 좋았다. 시우님, 다른 책 안 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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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벨 훅스 지음, 김동진 옮김 / 학이시습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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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는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책에서 공동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하는 모든 일, 그리고 공동체의 연결감을 방해하는 많은 것들을여러 갈래로 톺아보며 이야기 한다. 생각보다 책이 잘 읽히지는 않았다. 나에게 벨 훅스는 페미니즘 인식론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인데, 그것은 대부분 한국에 번역된 그의 책들을 통해서였다. 벨 훅스는 자신과는 달리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쓴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의 글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란 책제목처럼 쉽게 쓰였고, 성별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이 아닌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성차별적 문제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달랐다. 그건 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만나온 교육의 장에 대한 이야기여서 그럴 수도 있고, 미국 사회의 문제들과 상황들이 한국의 나에게 이질감 없이 이입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조금은 그동안의 긴 시간을 돌아보는 회고의 시간 같기도 했다. 벨 훅스, 그가 가르쳤고 또 만나면서 배워왔던 것들을 톺아보는 시간으로 말이다. 너무 다른 것들 사이에서 다름뿐 아니라 차별과 혐오가 양산되어 왔던 오랜 역사가 존재해 온 우리 사회가 어떻게 더 나은 사회로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벨 훅스는 많은 사건 사고와 인종차별주의 등 차별혐오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끝까지 부여잡는다. 그리고 말한다. 우리 함께 희망을 끌어안고 나아가자고.

 

그가 말한 반인종차별주의자가 되기로 한 백인, 성차별주의와 가부장제에 도전하기로 한 남성, 성적 자유를 진정으로 옹호하기로 한 이성애중심자와 같은 이들은 개인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생각의 변혁이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경험을 했다.”는 나의 페미니즘 운동과 페미니즘 일상에도 연결감 있게 이어진다. 나에게 여성주의란 어떤 존재만으로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의 안전과 평등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위치성을 가지고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과 동료가 될 수 있고, 연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에 대해 발견하기만 하다고 다가 아니다. 벨 훅스는 문제를 명명하고, 문제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실천 행위에 대해서 중요하게 이야기한다. 그것이 우리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길이라고. “자신과 주변 세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목격할 때, 그 투쟁의 장소에서 희망이 생겨난다고 말한 벨 훅스의 말처럼 말이다. 일평생 여성주의 가치를 안고 실천을 놓지 않았던 그는 함께 학습하고, 공부하고,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손을 맞잡으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세계 그리고 그 세계의 세계가 확장되며 넓어져 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깨어 있으며, 행동을 바꾸어 가고, 사랑이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우리는 그 길을 찾아 나서고, 함께 나서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언제나 사랑과 환대를 놓지 않고 그 길을 찾아 나설 우리의 가능성을 나는 오늘도 믿는다. 그 길에 당신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제나 사랑이 끊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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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벨 훅스 지음, 김동진 옮김 / 학이시습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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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깨어 있으며, 행동을 바꾸어 가고, 사랑이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우리는 그 길을 찾아 나서고, 함께 나서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언제나 사랑과 환대를 놓지 않고 그 길을 찾아 나설 우리의 가능성을 나는 오늘도 믿는다. 그 길에 당신과 함께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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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말 찾기
홍승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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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유해요”라며 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그의 다양한 경험, 그 속을 견디며 분투해온 저항, 그 저항이 연결되어 만난 용기와 연대를 나 혼자의 몫으로 끌어안고 숨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내어놓고 손 내미는 행위로 내게로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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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말 찾기
홍승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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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홍승은 작가의 네 번째 단독 저서, <숨은 말 찾기>를 읽었다.
그의 첫 책인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가 나왔을 때, 그 책을 읽고 위로와 용기를 받으며 페미니스트 동료들과 함께 글쓰기 시간을 가졌었고, 나는 그때 그가 쓴 글로 나도 빚을 지고, 빛을 나누고 있다고 그의 두 번째 책을 읽고 쓴 글에 기록해두었다. ‘바지런히 누군가의 사유와 언어를 읽고, 타인의 흔적을 만난 어떤 사람’인 홍승은의 네 번째 책에는 그 후 다양한 강연 공간과 길 위를 오가며 전해 온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눈 말과 연대에 대해, 고민한 생각과 책임에 대해 담겨 있는 듯 했다. “당신과 내 안에 숨은 ‘아직 하지 않은 말’을 찾아서” 홍승은이 “건네는 숨은 말을 찾기 위한 용기의 이야기”가 <숨은 말 찾기>에 참 따소롬하게도 담겨 있다.
‘숨기와 드러내기, 외면하기와 응시하기, 침묵하기와 말하기 사이’에서 여전히 갈등하는 그가 낯선 문장들 앞에 용기 내어 서고, 말하고, 글을 쓴 건 왜일까. 그가 쓴 문장 “나에게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으니까. 편견을 먹고 자라는 성장 위주의 언어가 아닌, 편견을 해체하고 세계를 돌보는 언어. 배제가 아닌 연대의 언어. 나를 자유롭게 한 언어.”에 대해 그는 자신뿐 아니라 사랑을 담아 다정스럽게도 ‘당신’에게도 건네고 싶어서. 때론 눈을 질끈 감고 싶어질 지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하는 건 그렇게 닿길 바라는 이야기들이 존재하여서. “함께 자유해요”라며 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그의 다양한 경험, 그 속을 견디며 분투해온 저항, 그 저항이 연결되어 만난 용기와 연대를 나 혼자의 몫으로 끌어안고 숨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내어놓고 손 내미는 행위로 내게로 닿았다.
“자연스럽게 권력을 누리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는 자”들이 판을 치고 협소한 ‘정상성’이란 권력을 쥐고 있는 세상에서 “‘시민’에서 배제된 자”들이 강철 같은 벽을 부수고, 외치고, 함께 만들어 온 파열음과 “그들은 말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그들의 불편한 언어를 들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불편해서 무해한 말들, 불편해서 나를 우리로 확장하는 말들을.” 통해 무럭무럭 자라나고, 깊이 사유하고 확장해온 홍승은이 건네는 치열한 고민이 담긴 말들은 무해하지만,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 그의 글과 말은 내게도 분명 용기로 존재했고, 그리하여 나 역시 그에게 용기가 되는 작은 연결로 지금-여기에 존재하고 싶어진다.
아, 그리고 이 책의 또 하나의 미덕은 정말 잘 읽힌다는 것이다. 매우 잘 읽혔고, 연결의 이야기들이 좋았다. 물론 잘 읽히는 만큼 정말 자주 멈추게 되었다. 말이 지나간 자리의 기록을 읽으며 곰곰 생각을 하고, 울컥하는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책을 덮고 멈추는 시간이 필요하곤 했다. 말하기와 쓰기, 읽기는 이것들을 가능케 한다. 자신을 향한 무수한 오해와 편견의 말들, ‘그 파편이 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일상을 단단히’ 잡고 ‘매일 하루를 살아낸’ 그가 고맙다.
차별에 균열을 내면서도 사랑을 말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러한 작가가 존재하는 세상에는 충실한 독자와 읽기의 사람도 필요하다. 나는 기꺼이 그에게 그런 지지자가 되려 한다. 독자의 읽기의 시간에서 그 독자 역시 그 속에서 ‘숨은 말’을 찾고 자신의 몸에 존재하는 말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세계는, ‘숨은 말’이 담긴 내 몸은, 아직 내가 편안하고 어울릴만한 목소리를 찾고 있는 중인 ‘나’의 시간은 “물거품이 일고 소용돌이 치고 굽이치다가 부딪쳐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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