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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의 춤 ㅣ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0월
평점 :
이금이 장편소설
밤티
이 책을 읽는 동안 부모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살아서 숨쉬고 반짝이는 아이를 줄에 매달아 감정 없는 마리오네트 인형으로
만들어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해!' 하고 조정하고 있는 것은 부모인 내가 아닌지...
입시지옥을 경험했으면서도 내 아이가 입시지옥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기 보다는
입시지옥에서 버티도록 가르치고 있는 건 아닌지.....
인성을 갖춘 바른 사람이 되길 보다는
그저 차가운 심장의 지식만 가득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닌지...
청소년 성장소설을 읽으면 항상, 매번 느끼는 것들이다.
입시지옥, 성적, 외모, 왕따, 학폭, 친구와의 갈등, 부모와의 갈등 등이 등장한다.
줄에 매달려 조정하는 대로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멀리서 보면 다 똑같아 보이지만 조금씩은 다른 마리오네트.
그 많은 마리오네트 속에서 줄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살아 있는 마리오네트가 있다.
누구일까?
봄이가 며칠 째 무단결석을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봄이지만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는 이는 봄이의 담임교사다.
봄이가 며칠째 결석을 하게 되고 자신의 반에 문제가 생겼음에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반 아이들의 반응은 무언가 짠 듯 봄이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고 함구한다.
하나같이 봄이는 허풍쟁이, 과장이 심한 볼품없는 아이로 비쳐줬다.
어느 날 담임 교사 책상 위에 놓인 과제물.
'그 애가 사라졌다' 라는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온갖 추측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학년, 반, 번호로 쓰여진 종이를 보며 반 아이와 연결을 시키며 여러 글을 읽는다.
봄이와 관련된 이야기다.
멋진 대학생에게 고백을 받고 키스를 하며 사귀고 있다는 러브스토리에
아이들은 열광하면서도 속으로는, 뒤로는 '네까짓 게....설마!'하며
봄이를 교실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다행히 작가가 꿈인 10323 번 은성이의 글을 읽으면서 실제인지 허구인지
헷갈렸던 마음이 다소 정리되는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 10321의 글을 읽으면서 무언가 강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반전이 펼쳐진다.
한국과 체코의 프라하의 모습이 비교된다.
성적과 외모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사랑하는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입시를 이겨내지 못했다.
아름다운 프라하에서 반짝이는 봄이의 내면을 알아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
보여지는 가치를 넘어 보이지 않는 가치까지 알아주는 이를 만나는 건
정말 큰 행운이자 선물일 것이다.
체코의 문화, 지역, 음식 등을 소개하면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체코의 자부심과 사랑을 받는 마리오네트!
이 책에서는 마리오네트가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여기서 질문이 주어진다.
줄에 매여 조정 당하는 마리오네트는 과연 누구일까?
그 애일까, 우리일까?
마리오네트에 빗대어진 우리들의 모습.
사회적 편견, 교육의 문제점, 청소년들의 심리와 성장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름이 아닌 학년, 반, 번호로만 쓰여진 숫자를 적어 낸 글에는
숨겨왔던 속마음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역시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해 주었다.
봄이의 무단 결석은 다행인 걸까? 아닌 걸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