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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의 기억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40
이토 미쿠 지음, 고향옥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8월
평점 :
지음 - 이토 미쿠
옮김 - 고향옥
푸른숲주니어
시각장애인, 불의의 사고에 대한 생각은 가끔씩 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피부로 직접 겪어보지 못 했기에
그 불편함과 두려움, 좌절, 용기, 희망을 잘 알지 못한다.
내 가족에게 불운한 일이 생긴다면?
나 때문에! 라는 죄책감이 생기는 일이 생긴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만큼의 괴로움이 강타 할 것 같다.
12월 31일의 기억은 형 사쿠와 동생 아키에게
어떤 기억일지 궁금해진다.
맹인학교에서 형 사쿠가 돌아온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어둠의 그림자는 볼 수 없는
편안하고 온화 하며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식구들을 먼저 안심 시키며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여 씩씩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자신 때문이라는 죄의식을 갖고 있는 아키는
촉망받는 선수로서, 좋아하는 달리기를 포기한다.
그것이 조금이나 형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동생이 달리기를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쿠는
달리기에 도전을 하게 되고 아키에게 가이드 러너를 제안한다.
끈 하나로 서로를 연결해 함께 뛰는 사쿠와 아쿠는
이끌고 따라가는 관계가 아니라
믿음을 갖고 나란히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중간에 가이드 러너를 포기하려는 위기도 다가온다.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 보고 표현하게 되며
두 눈으로 보는 것을 뛰어 넘어
마음으로 보는 것까지 깨닫게 된다.
시각장애인을 접할 기회가 없어 솔직히 그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뜻하지 않은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 날 수 있으며
그 누구의 탓도 아님을 말이다.
당연하게 세상을 바라보던 눈을 한 순간에 잃고
암흑 속에 갇히게 됐을 떼 느낄 고통과 다시 일어서기 위해선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말이다.
사카노 아저씨처럼 시각장애인에게도 가이드 러너에게도
조근조근 깨달음을 주며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이들이 또 다른 도전과 희망, 용기를 갖게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부딪혀서 일어서도록 옆에서 보고만 있어야 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옆에서 도와주어야 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전에 시각 장애인이 전철을 탈 때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일,
휠체어를 탄 분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 도와주려 했더니
거절했던 일이 있어 더욱 더 도와주는 일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동정으로 바라 볼 대상이 아닌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대하고,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도움을 청했을 때
흔쾌히 도와주면 될 거라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점자, 음성을 읽어주는 애플리케이션,
지팡이를 얼굴 높이 들면 구조 요청을 하는 신호라는 것,
시각장애인도 달리기에 도전 할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이너가 가져야 할 마음과 지침도 알 수 있었다.
책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마음 아래엔
나의 진짜 속마음이 숨겨져 있었다.
사쿠와 아키가 서로에게 가졌던 마음을 숨겼기에
오해도 생기고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속마음을 털어 놓음으로 써 좀 더 자유로워졌고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시기에 큰 사고와 힘든 시간을 겪게 된 사쿠와 아키가
달리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되는
훈훈하고 마음 따뜻한 이야기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