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와 히로치카 장편소설
양지윤 옮김
마시멜로
"변신 가면"
마음에 안 드는 나의 신체 일부분을 성형수술로 조금 더 예쁘게 고쳐 볼 수 있다.
그런데 수술 없이 변신 가면 하나로 내가 원하는 외모로 바꿀 수 있다???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 가게에 다양한 가면들이 가득 전시 되어
고객들이 원하는 가면을 쓰기만 하면 원하는 외모로 변신 할 거라는 상상을 하며 읽었다.
헐, 그런데 뭔가 살짝 예상을 빗나갔다.
신체적인 외모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바뀌면서 외모가 달라지는 것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바뀐 영혼을 하루만 유지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변신 후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
혹여 영혼이 제 몸을 찾아가지 못하는 큰 불상사가 생기면 정말 큰일이다.
할아버지 뒤를 이어 네 마리의 여우들을 맡게 된 손자 안지.
쌍둥이 여우 중 여동생인 미소녀 호노카.
쌍둥이 여우 중 오빠인 미소년 마토이.
검은색 복장을 하며 빈틈없는 성격의 여우 구레하.
흰색이 잘 어울리는 쿨한 인상의 꼼꼼한 여우 사와카.
컴퓨터로 외모 대여 예약이 들어오면 점장인 안지가 적당한 가면을 손님에게
소개한다. 긴가 민가 하면서도 외모를 바꾸려는 손님들은 무언가 절실하게
바라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
남자, 여자, 청소년, 노년층까지 10명의 손님이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 가게를 찾아온다.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없던 손님은 결국 외모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자신감이 외모까지 빛나게 함을 깨닫게 된다.
또한 "나"를 위한 외모 대야가 아니라 "너"를 이해하기 위해
외모 대여를 함으로써 이해와 공감을 하게 된다.
악의적으로 복수를 위한 외모 대여도 있어 마음이 아팠다.
외모 변신을 통해 고객들 저마다가 갖고 있는 고민들이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독자의 마음으로 읽었다.
변신한 외모에 만족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만족, 깨달음, 위로, 자신감, 공감, 이해를
통해 결국 외모가 아닌 마음이 중요함을 알게 해주는 것 같다.
여우 술사의 피를 이어 받은 안지와 네 마리의 여우와의 수상한 동거!
옛날부터 변신술에 능한 여우 이야기는 유명하다.
"여우에게 홀린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으로 변신했을 때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는 여우들이 어떻게 인간들이 원하는
외모를 바꾸어 줄지 궁금해진다.
여우들을 통해 안지는 어떻게 인간의 외모를 변신 시키는지 그 비밀이 궁금하다.
책에도 정확한 행위와 주문은 나오지 않아 더 궁금하게 만든다.
아직 서점엔 출시 되지 않은 외모 대여점을 가제본으로
먼저 읽어 보게 되어 좋았다.
옛날과 다른 현대의 흐름에 맞추어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여우들,
그런 여우들을 돌보며 인간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안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여우들이 한 인간을 의지하면서도
인간들을 경계하는 아이러니함도 보여준다.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외모 대여점을 찾고 입소문을 타게 된다면
가게는 북적북적 손님들로 가득 차게 될 듯하다.
고풍스러운 가게와 인터넷이라는 첨단 기술이 함께 하는 곳.
조만간 기간 연장도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
여우의 변신술이라는 고전적인 소재에 현대의 외모 지상주의와
마음의 여유를 잃은 이들의 불편한 마음들을
치유하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