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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의 태양 ㅣ 아라미 청소년문학 1
가브리엘레 클리마 지음, 최정윤 옮김 / 아라미 / 2021년 12월
평점 :
지음 - 가브리엘레 클리마
옮김 - 최정윤
아라미
태양이라는 이미지는 크고 따뜻하고
범접할 수 없는 그 무언가의 아름다움과 위로, 넘치는 에너지, 희망을 품고 있다.
그런 커다란 태양을 내 손안에 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하늘 높이 떠 있는 태양을 눈으로만 쫓고 마음으로만 동경했던 이상과 꿈과 삶이
결국은 내 곁에 가까이 있으며 내가 만들어간다는 것이 아닐까?
휠체어에 탄 중증장애인인 앤디는 건물 안에서, 다른 이들의 보호 안에서
작은 창 밖의 태양만 바라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마리오와 함께 과감히 건물 밖으로 나와
눈이 아닌 온 몸으로 태양을 보고 느끼며 나만의 태양을 갖게 된다.
"..트양, 트양!"
앤디만의 태양을 찾아서 4 일간의 멋진 여행이 펼쳐진다.
누구도 알지 못했던 앤디만의 몸짓이 시작되고,
위트 있는 생각과 말이 뿜어져 나오고
새로운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게 되며
눈으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 마리오를 만나게 되면서
정말 인생 최고의 멋진 변화가 찾아온 것,
그것이야말로 앤디의 손 안의 태양이 아닐까 싶다.
마리오의 태양은 무엇이였을까?
떠나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으로 인한 혼란스러움,
"썩은 사과"라 불리며 불량학생, 문제아로 낙인 찍힌 학교에서의 생활,
나약하고 무력해 보이는 엄마를 바라보는 마음,
파란 하늘 위의 눈부신 태양을 보면서 이 모든 것들을 던져버리고 싶지 않았을까?
그리고 커다랗고 자유로운 태양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을까?
4일간 앤디와의 여행의 끝에 마리오는
앤디의 아버지에게서 특별한 말을 듣는다.
"네겐 재능이 있어. 정말, 대단한 재능이지.
그런데 네가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게 더 굉장한 거야.
.........
넌 앤디 같은 사람들을 대하는 데 재능이 있는 것 같아." (p228)
마리오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차갑고 편견 가득한 공통된 시선이 아닌
따뜻하고 인정해주며 특별함을 진심으로 해주는 말을 듣는다.
여행이 마리오에게 주는 선물이였을까? ^^
앤디의 모델인 실제인물 안드레아와 허구의 인물인 마리오의
끈끈한 브로멘스를 아름다운 이탈리아에서 감동적으로 느껴 볼 수 있었다.
억압 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바람과 햇빛과 자유와 웃음을 한껏
받아들이며 떠나는 여행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마리오와 앤디가 여행 도중 만나는 어른들과의 대화에서
마리오의 위트와 재치, 순발력 때문에 웃음이 났다.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당연한 건데
왜 어른들은 모두 편견에 갇힌 똑같은 질문을 하는 걸까?
어린 아이 다운 생각과 답변을 들어보면
정말 단순 명료한 명쾌한 답변이라 듣는 내가 다 부끄러웠다.
"저런 사람들은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을까?"
"어떨지 모르죠. 바보가 자신이 바보란 걸 알던가요?" (p 115)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비장애인 친구보다도 장애인인 앤디가 너무나 편했던 마리오!
마리오는 오히려 앤디가 자신을 돌본다고 말하며 장애인에 대한
판에 박힌 생각의 틀을 깨뜨렸다.
앤디와 마리오, 각자가 처한 현실과 편견을 깨뜨리기 위한 즐거운 여행!
자신만의 트양!과 태양!을 찾아가는 두 소년의 아름다운 성장 이야기를
감동적이면서도 유쾌하고 읽어 볼 수 있었다.
교육자로서 아이에게 "썩은 사과"라는 표현을 하는 것과
마리오가 마리화나를 피우는 모습이 다소 적응이 잘 되지 않지만
두 아이들이 자신의 태양을 찾기 위한 촉매제 역할이라고 생각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