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연장 가방
문수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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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 - 문수

키위북스

 

 

제목과 표지그림을 보면서 목수일을 하시는 (시)아버지가 딱 떠올랐다.

60세가 훨씬 지났음에도 여전히 일이 있다면

새벽같이 나가셔서 일을 하고 오신다.

세월의 흐름에 몸 여기저기가 삐걱대기는 하지만

부르는 곳을 마다하지 않고 가신다.

윤목수! 이 책의 주인공인 아버지는 윤씨이다.

엥???  우리 아버지도 윤씨인데???

어머머머 웬일이니?

그래서인지 더 꼼꼼히 읽어보고 나의 호들갑에

큰 아이들까지 모여들어 책을 읽었다. ㅎㅎ

 

 

 

아버지의 어린시절이 궁금한 아들.

아버지에게 물어보면 될 것을 왜 어머니에게 물어볼까?

무뚝뚝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아들과 그렇게 살가운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아버지의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 들려주는 어머니의 회상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버지는 어린시절부터 목수의 기술을 배우고

한평생 부지런히 게으름 피우지 않고 일을 하며

사우디까지 나가 일을 하고 오신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어른들이 일하는 거친 곳에 발을 들여 놓는다.

지금은 초등학교 졸업을 하고 공사판에서

어린 아이가 일을 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옛날엔 먹고 살기 빠듯해 학교로 가기보다는

살아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어린 친구들이 많았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그렇게 가족을 위해 묵묵히

제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 하셨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가장으로 열심히 일한덕에

알아주는 실력자가 되고, 연장도 하나 둘 늘어나고

전성기를 맞이한다.

주인공인 아버지의 결혼사진!

우리 아이들이 사진을 보고는 다들 놀라며

"이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니야? 정말 똑같은 것 같아."

커다란 화환이 양 옆에 있고

주례사 선생님과 함께 찰칵! 찍은 복고풍의 결혼사진이

할머니집에 걸린 결혼사진과 너무나 비슷하게 보였나보다.

할머니는 웨딩드레스를 입었다는 것만 다르다. ㅎㅎ

 

 

 

아버지의 연장가방안에 가득 들어 차 있는 각종 연장들이 궁금하다.

망치, 대패, 톱이 쓰임새에 따라 모양과 이름이 다르다는 것을

아버지는 자세히 알려주신다.

연장을 사용하는 모습과 함께 연장의 생김새와 간단한 설명이 들어 있다.

막둥이는 연장에 관심을 보이며 하나하나 이름을 읽어달라고 했다.

몇번 이름을 알려주었는데 다음 날 하나하나 망치를 가리키며

"자귀망치, 벽돌망치, 유리망치, 돌망치, 볼망치"

이름을 정확히 말하고 어떤 경우에 사용하지 말했다.

역시 관심 있으니 금방 이해를 하는 것 같다.

창고에 가득 찬 연장들이 모두 등장했다.

생김새와 이름을 살펴보며 우리 할아버지 집 창고에도 있는 물건이라며

더욱 더 관심있게 들여다 보았다.

 

자식들이 자라는 시간만큼

아버지는 늙어갔고 몸은 점점 말을 듣지 않게 되었다.

커다란 은행나무 밑에 앉아 속마음을 들려준다.

 

'문짝 하나 고치기가 와 이리 힘드노.

팔에 힘이 안 들어가네. 인자 나도 나이 들었는 갑다.' (본문 중)

 

노랗게 문들어 떨어진 은행잎,

만들다 만 문짝하나,

주름진 얼굴로 말갛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아버지의 얼굴,

괜시리 눈물이 차오르게 만드는 풍경이다.

 

첫 보금자리를 손수 지어 알콩달콩 살았던 집을 떠나

아파트 쇼파위에 힘겨운 몸을 뉘운 아버지의 모습이 짠하다.

연장가방에 그득그득했던 연장들은 하나둘씩

필요한 사람들에게로 갔다.

텅 빈 연장가방!

그 가방 만큼은 내 곁에 두고 싶다.

나의 삶을 담았던 가방,

구슬땀을 흘리며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연장들을 담았던 가방,

목수가 되어 마련했던 첫 연장가방은

아버지의 꿈, 열정, 청춘, 가족, 자식, 성취감, 성실, 가장으로서의 역할 등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었던 소중한 가방이였으리라! 

 

 

 

이 책을 읽는 동안 70%이상의 싱크로율 때문에 정말 깜짝 놀랐고

더 책에 관심을 갖고 읽었다.

아버지의 직업이 목수라는 것에 제일 먼저 관심이 갔고

목수의 삶을 살았던 우리 아버지네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물론 다른 일을 하신 아버지들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셨고

멋진 인생을 사신 건 당연하다.

 

사투리로 읽어야 해서 책을 읽어주는데 좀 애를 먹긴 했지만 ㅎㅎ

구수하고 정겨운 우리말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림배경도 너무나 구체적이고 그 시대의 삶과

목수의 삶을 정말 사실적으로 볼 수 있어서

"혹시 할아버지 인터부하신거 아니야?"라고 할 정도였다.

 

마지막엔 아들이 아버지에게 묻는것으로 끝난다.

 

"아버지...이 가방은 뭐 하러 남겨 뒀어요?" (본문 중)

 

과연 아버지는 뭐라고 말씀 하셨을지 상상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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