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된 거인 책가방 속 그림책
김태호 지음 / 계수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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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 김태호

계수나무

 

 

 독이라 이름이 불리며 하늘을 떠 받는 일을 하는 거인.

온 몸은 돌덩이로 이루어져 있으며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고 뜨거운 용암이 몸 속 사이에 흐르며

살아움직이는 커다란 거인.

하늘만 올려다 볼 뿐, 발 아래 땅에 대해선 관심이 없던 거인들.

그런 거인 들 중 하나인 독이 인간 아이 은을 만나면서 변화가 찾아 온다.

 

  동쪽 바다에 자리 잡은 동주도에는 은이라는 여자 아이가 살고 있다.

떨어지는 별을 잡기 위해 쫓아 오던 독의 발길에 마을은 짓밟힐 위기에 처한다.

연을 타고 독을 다른 길로 이끌던 은은 독의 눈과 마주치지만 콧방귀도 안뀐다.

마을로 한발 한 발 옮기던 독은 거인 사냥꾼들이

깊게 파 놓은 웅덩이에 휘청하며 쓰러져버린다.

땅은  거대한 힘으로 거인을 끌어당기며 절대로 절대로 일어나지 못하게 한다.

위기의 순간 독이 자신을 도와줄 때 따스함을 느꼈던 은은

독을 도와주려하지만 사람들은 외면한다.

은은 독의 귀에 대고 소리쳤다.

"~~  다시 돌아와서 널 도울게" (본문중)

 

 사람의 시간과 거인의 시간은 다르게 흘렀다.

어느 날 문득 나팔소리에 독은 깨어나고 은의 약속을 기억하게 된다.

독은 점차 발 아래 땅의 아름다움과 생명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들을 위협하는 바다 거인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나 둘 독의 이야기를 들은 다른 거인들도 땅에 관심을 갖게 되고

땅의 일부분이 되기로 결심한다.

 

 

 

 

 "독"이라는 이름을 듣자 마자 "독도"가 떠 올랐다.

하지만 확실히 섬의 이름을 독도라고 나와 있지 않다.

그저  두 다리가 봉우리로 남아 있다.

멀리 떨어져 외롭게 보인다.

독이라는 이름은 섬에도 잘 어울린다.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섬이 되었다. 라는 부분이

독도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유아들이 읽기엔 다소 무겁고 긴 이야기이다.

6살 아이는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자주 불러서인지 독이란 이름에 관심을 보였다.

한 번에 다 읽기 보다는 조금씩 나누어 읽어 주었다.

아빠가 읽어주기도 하고 엄마가 읽어주기도 했다.

아이는 지루해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초등 중학년까지 읽어 볼 수 있다.

 

 거인이라는 특징은 넓고 높은 하늘만 바라보며 살아가게 했다.

땅 위의 생명과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거인들은

자신의 행동하나하나에 어떤 고통을 받게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용기 있는 은, 약속을 지켰던 은 덕분에

차가운 거인 독은 마음이 따스해지고 자신을 낮추게 된다.

신나고 즐거운 스토리는 아니다.

무겁지만 따뜻하면서도 나를 희생하는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글 만큼 그림 또한 볼만하다.

미술연필로 스케치를 하듯 그린 그림들은 무채색이다.

색깔을 화려하게 입혀 시각적 자극을 주는 그림들과는 달리

검은색이 주는 묵직함과 그러면서도 섬세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딱딱하고 각지고 차가운 독의 몸에 온갖 나무와 꽃이 자라면서

동물들이 찾아 오는 모습은 감동적이였다.

그걸 본 독은 얼마나 경이로웠을까?

 

 인간과 돌의 거인인 독과의 아름다운 우정,

이들의 만남으로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섬이 생겨났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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