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당 수블아씨
오정은 지음 / 디아망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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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장편소설

디아망

 

 

  집안 곳곳을 지키는 가신들과 인간과의 한집 살이.

옛날 옛적에 연풍당에 살았던 가신들은 흩어지고

그 집에 살았던 김서율은 제주도로 위배를 간다.

시간은 흘러흘러 흩어졌던 가신들을 다시 모으기 위해,

연풍당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 가신들과 해준의 인연이 시작된다.

 

 술의 신인 수블아씨는 술독에 100년동안 갇혀 지내다가

해준에 의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하지만 신이 한 약속으로 해준은 수블아씨의 지팡에 꽃이 필 때까지

노예로 살아야 하는데.....

노예에서 풀려 날 수 있는 방법은 술의 신을 감동시킬 술을 찾는 것이다.

수블아씨는 해준에게 직접 술을 담그길 권유하고

해준은 술을 빚는 일에 열심히 한다.

드디어 지팡이에 꽃을 피우게 되고 노예에서 풀려날 기회가 찾아오지만

다른 이를 죽음에서 구해야 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해준은 자신을 위해 기회를 선택하게 될까,

아니면 다른 이를 살리고 또 다시 노예로 남게 되는 선택을 하게 될까?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세상에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게 해주는

선택의 순간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에선 가슴이 뭉클했다.

또한 가족이라는 의미,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또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몸보다 마음이 더 빨리 자라면 마음이 빨리 죽는다는 말에서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꾹꾹 눌러담은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신과 인간이 한집에서 아옹다옹하면서도 서로 말 없이 챙겨주고

위해주는 모습이 따뜻해 보였다.

또한 '누룩 무형문화재 사기 사건' 이나 수블아씨와 해준의 티키타카하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인간처럼 삐지고 토라지는 신들의 모습에 피식 웃음도 났다.

집안 곳곳의 가신들이 지키고 주관하며 한 집안을 지키는 것을 보면서

혹 우리 집안 곳곳에 가신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술에 관한 이야기인 만큼 술의 역사, 술의 종류, 만드는 방법,

재료등도 나와서 우리 나라의 전통주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전통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효소가 발효되는 그 순간을 표현한 부분이

정말 실감나서 직접 술을 빚어보고 싶게 만드는 것 같다.

21세기(지금 현 시점으로 생각했다.)를 살아가지만 연풍당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듯하고

가신들의 등장이 우리의 토속신앙을 다시 한 번 관심 갖게 한다.

 

 다시 없을 기회를 놓쳐버리고

정말 기적처럼 두 번째 기회가 찾아온다.

정성을 다해 빚은 술을 마신 수블아씨의 지팡이에서 두 번째 꽃이 피어나게 되고

과연 이번엔 해준의 구속이 풀려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해진다.

 

 옛날옛적 정성으로 빚어진 술.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기쁜날을 축하하고, 마음을 달래주었던 술.

집집마다 지역마다 개성있는 술맛을 뽐냈던 우리의 술.

술을 다스리는 신,

쎈 언니 같지만 인간미가 가득한 신,

연풍당 수블아씨의 21세기를 살아가는

재미난 이야기를 읽어보자.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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