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너무해

고양이는 너무해 ㅣ 너무해 시리즈 3
조리 존 지음, 레인 스미스 그림, 김경연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10월

글 - 조리 존

그림 - 레인 스미스

옮김 - 김경연

창비

고양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냉큼냉큼 바로 해결해줄 수 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냐~~~~아~~~옹!"하고 울기만 하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모든 생각과 마음을 읽어내기는 참 어렵다.

이 책 속의 고양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은

그 울음소리의 의미를, 그 마음을 알것만 같았다.

진한 갈색털을 가진 고양이는 정말정말 까칠하다.

같이 사는 친구 고양이에게 대부분이 자기 영역임을 강조하며 까칠,

인간 집사에게도 반말로 이래라 저래라

먹고싶은 음식을 가져오라며 명령을 하고

뜻대로 안되면 화를 낸다.

하지만 까칠고양이에게도 무서운 것이 있다.

바로 청소기 소리!!!

위잉~~~ 돌아가는 소리에 구석에 숨어 몸을 잔뜩 웅크린 후

어디에서 들리는지 떼굴떼굴 눈알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졸려울 땐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꾸벅꾸벅 잠이들기도 하고

심심할 땐 호일공을 이리저리 굴리기도 하고

캣닙 쥐, 신발 냄새를 맡기도 하며

발톱으로 쇼파, 커튼을 긁으며

"나 원래 그러잖아!"하며 자기 합리화를 한다.

집안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리던 고양이에게 딱 거슬리는게 하나 있다.

바로 창밖의 다람쥐 한 마리!

유리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상태!!

"애, 고양이야!~~~"라고 부르기 시작하더니

끝도 없는 다람쥐의 수다수다가 시작된다.

가로놓인 창문은 서로에게

대조되는 삶을 보여주면서 큰 무기가 된다.

다람쥐는 겁도 없이 집 안에 있는 고양이 팔자가 제일 좋다며

자신의 험난한 집밖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람쥐의 표정은 그리 우울해보이거나 불행해보이지 않는다.

고양이는 창문 너머의 다람쥐를 잡아 먹고 싶지만

'창문 때문에 네가 운이 좋은 줄 알아라'라며

대인배라는 듯이 다람쥐를 가만히 두는 이유를 댄다.

다람쥐가 신경에 거슬리면서도 가만히 앉아 다람쥐의 수다를 들어주는 건

8년간 집안에서만 지낸 고양이에게 바깥세상의 다람쥐는 특별했을 것 같다.

끝도 없이 울어대는 고양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울어대는 고양이.

울어라, 그럼 성취하리라!!! ㅎㅎ

캔에 든 촉촉한 습식 사료를 배불리 먹은 고양이는

무엇을 할지 고민한다.

하지만 결국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보낸다.

안과 밖의 삶은 장단점이 있다.

동물도 그러하듯이 사람도 똑같다.

모든것이 해결되며 안전하고 포근함을 보장 받는 집 안,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수고는 있지만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집 밖!

창문을 사이에 두고 고양이와 다람쥐의 모습이 대조된다.

자연에서 보고 배운 덕일까?

고양이에게 말하는 다람쥐의 말은 하나도 틀린게 없다.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결국 고양이는 안락한 집 안을 택한다.

모험과 위험이 따르는 바깥보다는

안전과 편안함이 있는 집 안을 선택한 것이다.

고양이의 눈이 굴러다니며 소리의 정체를 찾은 장면이 한가득 있다.

눈의 위치와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책을 읽던 아이는"엄마 눈이 동그라미였는데 달님처럼 길쭉해졌어!"하며

눈동자의 변화를 발견하고는 흥미있어 했다.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 먹이, 장난감을 제공하고

집안의 물건이 헤지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는 집사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고양이를 키우진 않지만

사람과 집안에서 사는 고양이의 생활과

고양이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한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강아지처럼 주인과 함께 산책을 나오는 고양이를 본적은 없는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