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돌이 쿵!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8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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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 존 클라센

옮김 - 서남희

시공주니어

 

 

 

 하늘에서 돌이 쿵 떨어진다고?

운석인가?  아님 산에서 돌이 굴러 떨어지는 걸까?

아니 대체 하늘에서 왜 돌이 떨어지는거지?

이건 정말 야단법석 큰일이 날 일인데 거북이와 정체모를 저 친구는 정말 천하태평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그 누구도 모르고, 예측하기 힘들다.

좋은 일이 생길지 나쁜 일이 생길지 미리 안다면 과연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는 두 친구에게 과연 어떤 결과가 생길까?

마치 한치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다.

 

 

 

 

 

  들판에 핀 꽃 한송이가 마음에 들었을까?

거북이는 꽃 한송이 옆에서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하지만 아르마딜로는 거북이가 선택한 자리가 불편하기만 하고 결국 자리를 옮긴다.

더 좋은 자리로 오라고 권유를 하지만 거북이는 자신이 선택한 것에

한치의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킨다.

거북이와 아르마딜로의 대화는 거리가 있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결국 거북이가 느릿느릿 조금씩 아르마딜로가 있는 자리로 이동을 한다.

서로의 말이 가까이 들리는 곳까지 오지만 거북은 다시 제자리가 좋다며 돌아간다.

그런데 고요한 하늘에서 정말 커다랗고 커다란 돌 한개가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는데

'설마, 아니겠지? 설마, 생각하고 있는 그 곳에 떨어지진 않을꺼야!'

책을 읽는 나는 신처럼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다 알고 있지만

도저히 거북이와 아르마딜로에게 알릴 방법이 없다. 

 

 뱀과 아르마딜로가 거북이에게 말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거북이는 못이기는 척, 자세히 듣기 위해 자신이 몸소 가겠다는 듯 움직인다.

여기서 잠깐, 거북이는 정말 소리가 안들려서 가는걸까?

아니면 들리는데 아르마딜로가 있는 곳이 좋아서 은근슬쩍 가는 걸까?

거북이의 속내가 정말 궁금하다.

 

 거북이가 자리를 비운사이 커다랗고 커다란 돌이 하늘에서 쿵!!!

꽃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거북이가 절대절대 꽃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면 꽃처럼 사라졌을것이다.

휴,,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쓸어내려 본다.

떨어진 큰 돌덩이를 보고도 세친구는 절대 허둥대지도 않고

눈동자만 또르르 굴려 쳐다본다. 마치 나랑 상관없다는 듯 무심하고 시크하게....

아니면 너무 놀라 얼음이 되어 순간 정지화면처럼 보이는건지 모르겠다.

 

 

 

 

 세 친구는 공통점도 있고 다른점도 있는 캐릭터 구분이 확실하게 정해져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상황에 따른 캐릭터들의 반응을 딱 눈동자로 알 수 있다.

무표정과 큰 동작이 없는 몸짓에 눈동자만 제일 활발하게 때구르르 굴러다닌다.

눈을 통해 그 심리를 들여다보고 이리저리 감정이입을 하며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다.

아르마딜로가 거북이의 생명을 구한건지,

자신의 고집을 잠시 접어두고 다른 선택을 한 거북이가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구한건지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하게 만든다.

 

 5부로 구성된 [돌, 쿵, 미래를 상상하며,해넘이, 자리가 없어] 이야기다.

대화글로 이루어진 4~5 문장은 정말 심플하고 단답형이다.

그 어떤 설명글도 없다.

화면가득 채운 그림이 나름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해석하게 만드는 것 같다.

작가는 그저 실마리만 던져주고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이야기가 주는 의미에 대한 생각은 독자들의 몫이라는 듯 숙제를 내준 것 같다.

그런데 그 숙제가 책을 읽은 동안 정말 재미있었다.

공간은 딱 꽃 한송이와 반대편의 식물 사이의 거리이고

돌이떨어지는 그 하늘에서 땅까지의 공간속에서 모든 이야기가 이루어진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거북이를 배려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ㅎㅎ

 

 하늘에서 돌이 떨어지고 커다란 눈에서 불을 뿜어내는 외계인의 등장에도

높은 돌위에서 굴러떨어져도 절대 심장박동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정말 긍정의 아이콘이라 그런건지, 세상만사 다 초월해서 그런건지,

허세와 자기만의 아집때문인지, 나만 아니면 된다는 무관심 때문인지

위기의상황에서도 정적인 움직임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컬러풀하지 않은 무채색으로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분위기,

한정된 공간에서도 다양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연극의 무대위를 연상시키며,

세 캐릭터만으로도 얼마든지 공연이 가능한 찐배우라는 걸 보여주는것 같다.

 

 이 책에 대한 긴긴 해석이 담긴 작은 안내책자가 들어 있다.

아이와 함께 읽는 어른들을 위한 안내이다.

이걸 읽고나서야 거북이 친구가 아르마딜로인지 알았다.

책을 먼저 읽고나서 안내글을 읽으니 나의 생각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작가의 의도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이와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이름이 없는 주인공들을 위해 아이와 이름을 지어주는 것도 재미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받았지만

   본인의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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