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의 방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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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장편소설

밤티

 

 

 하늘말나리를 닮은 15세 사춘기 소녀, 소희의 이야기.

할머니의 넘치는 사랑으로 어린시절 걱정하나 없이 행복하게 살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작은댁에 살며 세상 불쌍한 아이가 된다.

가족이지만 군식구가 된 기분으로 눈치를 보고 살면서

어린아이다움을 잃고 일찍 철이들어버린 아이.

재혼한 엄마가 나타나 함께 살게 되면서

마음의 파도가 더 거칠게 일어나버린 15살 소희의 이야기.

 

 아빠의 죽음과 엄마의 재혼으로 소희는 달밭마을에서 할머니와 살았다.

할머니의 사랑으로 똑순이처럼 야무지고 밝게 자란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 숨김없이 친구에게 말했지만

소문이 퍼지면서 엄친아를 바라보던 눈빛이 한순간에 가여운 눈길로 바뀐다.

더구나 작은댁에서 눈치를 받으며 두 사촌동생들과 한방을 쓰며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은엄마의 미용실에서 소일거리를 도우면서도 우등생을 놓치지 않는다.

재혼한 엄마가 소희를 만나고 데려가겠다는 결정이 나면서

한순간에 남부러울것 없는 부잣집 딸이 된다.

하지만 소희가 생각했던것처럼 허전한 마음이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다.

엄마가 늘 곁에 함께하지만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과

따뜻한 엄마를 느낄 수 없어 서운하기만 하다.

 

 전학 간 학교에서 채경이와 친해지고 영화동아리에서

지훈선배에게 고백을 받고 사귀게 되지만 자꾸 까칠한 재서가 눈에 밟힌다.

영화사이트에서 아이디가 디졸브인 회원과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에 대한 상식을 배우게 되고 우연찮게 자신의 개인사생활과 마음을 털어 놓게 된다.

 

 어느 날 늦은 밤 외출에서 돌아오던 엄마와 아저씨,

순간 아저씨가 엄마를 때리는 모습을 보게 되고

소희는 또 다른 고민과 눈치를 보게 되는데......

 

 

 

<출처 - 네이버>

 

 

  하늘말나리

여러 종류의 나리꽃은 땅을 보고 피는데 하늘말나리는 하늘을 보고 핀단다.

왜 그럴까?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힘든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앞을 보고 하늘을 보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소희가 그렇다. 부모님의 사랑한 번 느껴보지 못하고 살았던 소희지만

언제나 해맑게 웃고 그늘이 없이 자랐다.

할머니의 사랑이 소희를 고개숙인 나리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고개를 든 하늘말나리로 키운것 같다.

 

 영화 관련의 용어들

페이드아웃은 화면이 점점 어두워 사라지는 것,

디졸브는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것,

클리셰는 진부한 내용과 전형적인 수법,

오버랩은 장면과 장면이 겹치면서 앞은 사라지고 뒤의 장면만 남는 것이다.

여러 상황에서 소희는 영화에 사용되는 용어들을 이용한다.

엄마와 함께 지내게 된 이 시간과 좋은 집과 좋은 물건들, 학교생활이

작은댁에서 어렵게 살았던 지난 시간을 비교하게 되면서

제발 꿈이 아니길, 사라지지 않길, 쫓겨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나타난다.

그리고 속시원히 내뱉지 못하고 가슴안에 응어리져 맴도는

마음 속 말들과 감정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다.

 

  소희의 방

제목이 소희의 방이다.

책을 읽으면서 소희의 방이 여러개 나온다.

할머니와 살면서 지냈던 따뜻하고 온기 있는 방,

작은댁에서 사촌남동생 둘과 지내며 오그리고 잤던 서럽고 외로웠던 방,

엄마와 재혼한 아저씨의 딸 리나가 썼던 손님이 된 듯한 이방인의 방,

일기도 쓰고, 영화소감도 쓰고 사진도 올리며 마음대로 해도 되는 방 (페이스북).

소희에게 이 많은 방은 각각 의미가 있는 방들이다.

이 방에서 겪는 일들은 소희에게 많은 감정들을 일렁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엄마

여기서 제일 얽히고 설키고 싶고, 어린시절 그리워 했던 엄마를 독차지하며

어리광도 부리고 보상을 받고 싶은 대상은 엄마이다.

하지만 엄마는 좀처럼 소희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

물질적인 풍요는 아낌없이 지원해주지만 마음속 모정은 도통 보여주지 않는다.

마치 하숙생을 들인것 같은 그저 형식적인 관계랄까?

조심스럽게 한 발 다가서지만 선을 긋는 엄마에게서

실망과 서운함과 화를 느낀다.

하지만 엄마처럼 소희역시 자신의 속내를 진심으로 터놓지 못해

마음의 갈등은 해결되줄 모른다.

만약 부자 엄마가 아닌

가난하지만 소희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웃게 해주는 엄마였다면 어땠을까?

 

 어른들의 일로 상처받으며 어린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은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잔잔하면서도 애잔하고, 꾹꾹 밟아 감정을 억누르는

소희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방황하는 소녀 감성을 느끼며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표지에 나오는 빨간 꽃은 하늘말나리일까?

하늘말나리꽃과는 달리 둥글둥글한 생김새에 문득 궁금해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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