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만 생각하는 마흔인데요 -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고원 지음 / 영수책방 / 2021년 8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910/pimg_7264622163101278.jpg)
지음 - 고 원
영수책방
40대에서 자신의 삶, 자신의 위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갈등하면서 결국 결정을 내리는 오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오락가락 그 폭풍같은 마음의 갈등이 미혹이란다.
대체 저 표지 속 그림은 배추인가? 아님 새로운 모자? 그것도 아니면 파마머리?
아이들이 넷인데 잘 먹고 잘 살려면
아끼고 아끼며 계획도 세워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데 오늘만 생각하라고?
일만하는 개미가 아닌 오늘만을 위해 즐기는 베짱이가 되라는 건가?
그 내용이 너무나 궁금해진다.
한장한장 책장을 넘기며 쉼 없이 공감을 하며 끄덕이고
이야기에, 그림에 빵빵 웃음을 터뜨리며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내 이야기 같은 느낌은 뭐지?
혹 우리집에 왔다 간건가?
아니지, 내 마음속에 들어갔다가 나왔나?
나는 20대에도 꼬장꼬장해서 대학교 때 술 한잔도 다 마시지 않았고
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필요에 의해 화장을 벌벌 떨며 했다.
미니스커트나 핫팬츠 한 번 제대로 입지 않았고
친구들과 여행 간 기억도 없고, 춤추러 나이트? 콜라텍?도 즐기지 않았다.
"엄만 좋아하는 연예인 누구였어?"
"없는데. 엄만 연예인들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 살았는지...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신나게 즐기면서 열심히 하루를 살 수 있을텐데....
아하, 그래서 60대가 넘어 40대를 후회하지 말고
지금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는 말인가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오늘만 생각하는 마흔쯤의 여주인공이 되라고..
지은이와 내가 같은것 같으면서도 다름도 느낀다.
미혹이 주는 갈등에 고뇌하고 괴로워 하고 무진장 자제를 하려고 애쓰면서도
결국은 미혹에 넘어가 버리고 미혹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꼈다.
그것은 나를 아끼고 존중하며 나를 위한 선물이였다.
나는 이야기 곳곳에서 대리만족을 했다.
패시네이터 단어가 생소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아하, 영화에서 많아 봤던거다.
앙증맞은 모자가 더욱더 여성스럽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평소 모자도 안쓰는데, 청바지에 패시네이터를 쓰고 다니면
정말 코메디 같을 것 같다. 이건 패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910/pimg_7264622163101279.jpg)
<네이버 - 출처>
지은이는 엄마와의 이야기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딸은 엄마를 닮는다고 한다.
가만히 보면 나 역시 우리 엄마와 꼭 닮은 부분이 많다.
꾸밀줄 모르는 엄마를 보면서 다른 엄마들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큰 맘 먹고 좋은 악세사리를 선물해도 함박 웃음,
몇만원짜리 싼 악세사리를 선물해도 함박 웃음,
엄마는 자식이 해주는 건 다 귀하게 여기며 소중히 다루었다.
엄마에게도 미혹은 있었을까?
여자라면 예쁜 것을 싫어할리가 없다.
미혹이 파도처럼 밀려와도 아마 누르고 눌렀을지도 모르겠다.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한 그 미혹을 이젠 내가 채워주어야겠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910/pimg_7264622163101287.jpg)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사진 앞에 놓아 둔 꽃한송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엄마에게 꽃 선물을 한 적이 있나?'하고
생각을 더듬어 보았지만 없었던 것 같다.
다음엔 꽃다발 한 번 안겨드려야겠다.
나 역시 평상시에 내 돈주고 내가 꽃을 사본적이 없다.
뿌리를 내린 꽃을 보며 좋아하긴 하지만
꺾여버린 꽃은 금방 시들고 아깝다는 생각에
특별한 때 빼고는 꽃을 사지도 받지도 않는다.
연애 때 신랑이 꽃다발을 몇번 주었을 때 "아깝다"라는
말을 하고부터는 꽃다발 선물이 뚝 끊겼다.
특별히 꽃선물엔 흥미가 없는 걸로 봐서 나에게 미혹은 아닌가보다.
요즘 미혹을 이기지 못하고 구매하는 것들이 있다.
원피스!
디자인과 색깔이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슷비슷 한데도
여름 원피스, 가을 원피스가 내 눈을 미혹시켜 지름신을 내린다.
지은이가 패시네이터를 사서 쓰고 있다가
신랑 올 때 쯤 벗어서 찬장 꼭대기에 올려 놓은 것 처럼
나도 포장을 뜯어 한 번 입어보고는 신랑이 볼까
얼른 장농 안에 오랜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걸어두었다.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삭제했다가 다시 담아두길 반복하다가
할인쿠폰이 뜬 순간 "그래 나를 위해서!"
" 지금 안입으면 늙어서 이런 옷 입겠어?"
"비싼 옷도 아닌데 이정도도 나를 위해 못사겠어?"하며
못이기는척 미혹에 넘어간게 몇 번이나 된다.
아하, 이런게 미혹의 즐거움이고 행복이구나.
지은이도 아마 나와 같은 미혹의 순간을 즐겼을 것 같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910/pimg_7264622163101289.jpg)
20대엔 모든게 처음이라 긴장해서 미혹을 몰랐고
30대엔 일하느라 바빠서 미혹을 몰랐고
40대인 지금에서야 미혹을 즐길 기회가 온것같다.
그냥저냥 흥청망청 즐기라는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한 것도 나의 미혹이요, 나의 행복이요, 나의 오늘이 될 수 있다.
오늘 나의 미혹은 막둥이의 명품백선물이다.
"명품은 제일 아끼는거야!"라는 명언을 남겼다. ㅎㅎ
선물의 가격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엄마를 생각하며 직접 오리고 붙이고 그리며 만든
막둥이의 명품백이 마흔셋 엄마에게 오늘의 미혹 중에 최고의 미혹이다.
부정적인 의미의 미혹을 긍정적인 의미부여를 함으로써
여러 경험들이 긍정적으로 표현되었다.
"나"가 아닌 지은이의 이름 "원"이로 표현을 해서
더 친근하면서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갈대처럼 왔다갔다 갈등하는 그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단순하지만 임펙트있는 그림과
"초콜릿이 몸을 개인 욕조에 담그고 있었다."(p27)라는
재미난 표현들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