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꿈을 지킨다
무라야마 사키 지음, 한성례 옮김 / 씨큐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음 - 무라야마 사키

옮김 - 한성례

씨큐브

 

 

 마녀에 대한 이미지는 천사와 악마처럼 선한 마녀도 있고 악한 마녀도 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 착한 마녀 이야기도 있지만

어른, 아이 구별하지 않고 괴롭히고 위협을 가하는 나쁜 마녀 이야기도 있다.

마녀는 꿈을 지킨다에 나오는 마녀들은

온 세상을 돌고 돌며 한 곳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외로운 여행객이다.

간혹 한 곳에 머무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마녀라는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세상을 여행하며

어릴 때 만났던 아이를 나이가 든 노인으로 만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 틈에 간혹 섞여 살아가기도 하면서

특별한 인연을 맺기도 한다.

하지만 마녀의 1년은 인간에게 10년이란 시간차가 있어

이별, 헤어짐, 죽음으로 인한 그리움을 남기게 된다.

마녀들을 만난 사람들은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갖게 되지만

마녀가 잠시 머물었다가 오랜 시간 여행을 떠나있는 동안

마녀의 존재도, 마녀와의 기억도 희미해져 결국 잊혀져버린다.

아주 간혹 특별한 인연에 의해 마녀를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고 마녀의 존재를 믿었기에

친구라는 인연을 맺어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그 기억을 죽을 때까지 간직할 수 있었다.

 

 주인공인 빨간 머리 나나세와 검은 고양이가 긴 여행을 하고

미카즈키거리에 있는 마녀 니콜라가 운영하는 여관에서 머물게 된다.

이곳에서 서점에서 일하는 가나에, 화가가 된 소년,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소랴야,

키우던 회색토끼가 죽어 까만 머리 소녀와 함께 달에 살고 있다고 믿는 사토씨 등

마녀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인간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사연을 들려준다.

잔잔한 이야기에는 감동과 희생과 감사, 그리움, 믿음이 들어 있다.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손내미는 일"이 마녀이 사명감이라 여기며

자신의 목숨이 연기처럼 사라질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인간을 돕고

그런 마녀의 도움을 잊지 않고 오랜시간 기억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같은 마녀들에게도 하지 않는다.

묻지도 말하지도 않고 세상을 여행하며 살다가

어느날 홀연히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다.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마녀는 그 어떤 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사랑하는 사람하나 없이 외롭게 죽든다는 건 정말 슬플것 같다.

인간들이 죽은 이들을 그리워 하며 영혼을 불러들이는 "오븐명절"을 보며

나이 많은 니콜라이 역시 그리움에 사무친다.

인간이든 마녀든 사랑하고 정들었던 이들을 그리워 하는 건 똑같은것 같다.

 

 캄캄한 밤, 바람부는 밤, 비바람이 치는 밤, 어두운 거리,

아무도 없는 텅빈거리라는 배경이 홀로 외롭게 지내는 마녀의

외로운 마음과 고된 생활을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화사한 장미를 기르고 맛난 음식과 차를 마시고

인간들이 사는 마을을 오고가며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나누는 것으로

마녀와 인간이 어울려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끔 모르는 사람이지만 '어디서 본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혹, 내가 기억못하는 마녀는 아니였을까?

과거 어느 날 위험한 순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건

마녀의 도움이 있어 잘 해결되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상상해 본다.

캄캄한 밤 여전히 하늘을 날으는 빗자루를 타고 다니며

위험에 처해 도움이 필요할 때, 간절함이 묻어나는 소원이 있을 때

연기처럼 마녀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외롭고 쓸쓸한 마녀에게도 행복과 사랑이 넘쳐나길 바라며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