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하고 싶은 날 그린이네 문학책장
전은지 지음, 정문주 그림 / 그린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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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전은지

그림 - 정문주

그린북

 

 

 

그림을 보니 40대인 내가 어릴적에 보던 그런 캐릭터여서

친근함이 생기면서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각하고 싶은 날] 제목을 보더니

바로 아이가 호감을 갖고 읽어보겠다고 했다.

어린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도 학교 가기 싫은 날이 한 두 번쯤 있을 것 같고,

어른 입장에서 생각해도 회사 가기 싫은 날이 한 두 번 이상 있을 것 같다. ^^

일단 제목부터 어른, 아이에게 공감과 호기심을 준다.

 

이 책 속엔 5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나의 이야기인것 같으면서도 남의 속사정을 알게 되는

반전매력의 이야기들이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헐!!! 대박"이란 반응도 절로 나오고

"이건 뭐지?" 알쏭달쏭함도 들어 있다.

 

 

<지각하고 싶은 날>

 

 

전학생인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행사, 숙제, 예절을 강요하는 선생님과

친한 친구 하나 없이 외로운 나는 정말 학교가기 싫다.

정말 살짝, 아주 살짝만 늦게 학교에 가야겠다.

학교에 지각했을 때의 시물레이션을 돌려보며

여러 상황에 대비해 할 말을 준비하며

놀이터 근처 화장실 벤치에서 시간을 때운다.

그러던 중 나와 같은 입장의 한 형이 통화하는 내용을 듣게된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멘스라 했던가?

나는 정말 불량학생은 아니고 자유로운 영혼이기에

그저 잠시 늦게 학교에 갈뿐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통화중인 형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런데, 어?

형이 향하는 곳이... 내가 가려는 방향과 같다.

아니, 대체 저 형은 누구지?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를 정당한 이유인듯 갖가지 늘어 놓는다.

이유를 들어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낯모르는 형에 대해선

오만가지 상상을 하면서 불량? 학생으로 내몬다.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결국 마주 보고 서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다독여준다.

 

 

<놀고 먹고 자면서 돈 버는 일>

 

 

취업난에 허덕이는 나는 우연히 "대박 광고"를 보게 된다.

숙식제공에 건강강검진에, 놀고 먹게 해주면서

그저 머리카락만 제공해 주면 된다는 내용이다.

머리카락이야 자라고 자르고하는 일상적인 일인데

머리카락제공만 해도 이런 횡재를 할 수 있다니....

방계약일도 다가오니 결국 회사의 숙소에들어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놀고 먹으면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살짝 공짜는 없다!라는 의심은 들었지만 뭐, 머리카락 쯤이야!!!

그런데 모자를 쓴 사람들의 모습에서 뭔가가 살짝 이상하긴 하다.

여러 날을 보내고 "머리카락 채취실로 와 주십시오!"라는 방송에

나는 씩씩하게 머리카락 채취실로 들어 간다.

그 곳에서 마주한 진실은...... 허걱!!!

 

 

정말 반전이고, 이건 스포의 위험이 있어 안쓰련다.

과연 머리카락 채취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암환자를 위한 가발을 위해 채취하는 것일까?

아니면 모발과 관련된 연구를 위한 것일까?

대체 감이 안잡힐 것이다.

마지막을 읽는 순간 소름이 확 끼쳤다.

내가 평소 즐기고 좋아하고 선했던 것들을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정말 소름 돋고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말도 못하게 기가 찬 이야기>

이건 정말 기가 찬 이야기다.

돈에 관련된 이야기다.

내가 당한 이야기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억울함을 담아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 긴 이야기를 들어주며 한마디 대꾸를 해준다.

꿔준적이 없는 돈을 다짜고짜 내 놓으라며

안주면 엄마한테 이른다는 친구의 말에 정말 어이가 없다.

더 억울한건 반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이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그런데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는데

돈과 관련된 내용은 이해가 가지만 다른 이야기처럼

"아하!!"하는 결론이 안나며 의미가 이해가 안되는 느낌이다.

뭔가 심오하다고나 해야할까?

왜 읽었는데 무언가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는 느낌이지?

말장난에 대한 이야기인건지,

이야기속에 꼭꼭 그 의미를 숨겨놓은건지 아리송한 내용이다.

정말 말도 못하게 기가 찬 이야기 아닌가?

 

 

<엄마의 착한아들>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우락부락한 몸집의 싸움꾼 김호준이

자신을 험담했다며 우리반으로  "강필영"을 부르며 나를 찾아 왔다.

호준이 험담을 한 이유도 나름 나에게 있다.

자신의 잘못은 알지도 못하고 나에게 윽박지른다.

결국 나는  선생님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게 되고

선생님조차 무서워하지 않고 고분고분하지 않던 호준이는

그 무서운 카드 [엄마 카드]를 받게 된다.

엄마카드를 받게 된 호준이는 과연 어떻게 될까?

 

성난 황소처럼 날 뛰는 아이에게 엄마 카드를 내밀면 어떻게 될까?

그 어떤 카드보다도 무서운 카드요, 미안한 카드요, 얌전해지는 카드가 될 것이다.

덩치도 크고 한 성격하는 호준이는 과연 엄마 카드를 받고

어떤 반전을 보이게 될까?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친구의 모습에서 반전 모습을 본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영혜에게 약간 불만이 있다.>

 

 언니인 고영아, 나 고영빈, 그리고 우리집 막내딸인 영혜가 있다.

영혜는 입양되어 우리집 막내가 되었는데

엄마, 아빠, 언니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

난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이라 불만이 참 많다.

나도 엄마, 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데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영혜가 너무나 밉고, 엄마, 아빠도 밉다.

하지만 영혜는 한결같이 나를 대하는 모습에

마음이 살짝 흔들린다.

 

동생이 태어나면 그 시기와 질투가 정말 크다고 한다.

하물며 입양 된 영혜에게 돌림자도 나눠쓰며

엄마, 아빠를 뺏긴 기분이 얼마나 화가 나고 속상했을까? 

그런데 영혜를 살펴보면 정말 귀염받고 사랑받을 행동을 한다.

나는 영혜를 시기 질투하는 마음이 들지만

영혜는 나를 한결같이 둘째 언니로 대한다는 걸 깨닫는다.

상대를 조금 이해하고 나니 출렁이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다.

 

 

사람들은 대부분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

상대방의  입장을 경험해보지 않거나 생각하려들지 않으면

결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이기적인 나의 생각과 행동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중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귀를 기울이고

당당하게 마주서서 바라봄으로써

상대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하고 공감하게 된다.

나와 같을수도 있고 놓쳤던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며

반성과 각성을 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나"가 주인공이지만

이 책은 "남"이 주인공이다.

한 번쯤은 남의 속사정을 먼저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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