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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놀이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37
이나영 지음, 애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7월
평점 :

글 - 이나영
그림 - 애슝
위즈덤하우스
상처는 밖으로 보이는 것도 있고
안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아픈것이 아니다.
그 아픈 상처를 '나 아파요!'하고 울거나 말하는 것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아픔을 표현하지 못해 않고 꽁꽁 숨겨
스스로를 더 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다.
표지 그림의 가영이와 시원이는 대조적이다.
밝은 양지에 서 있지만 시들은 식물을 든 가영이,
어두운 음지에 서 있지만 파릇파릇한 식물을 든 시원이의
모습이 참 대조적으로 보여진다.
과연 누구의 상처가, 누구의 아픔이 제일 클까?
두 아이가 겪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통해
서로를 이해를 하는 계기가 되고
나의 상처를 들어냄으로써 스스로 이겨내고
치유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불타버린 비밀의 화원에서 뾰족이 고개를 내민
작은 새싹처럼 말이다.

시원이는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아빠 때문에
매일매일 긴장하며 언제든지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준비를 해둔다.
아빠의 폭력에 엄마는 힘들어 하고 자신이 도와줄 힘이 없다는 것에
시원이는 너무나 속상하고 아빠가 미워진다.
항상 밝게 웃는 가영이가 가짜 상처를 손에 만들어
재미있다는 듯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친구들의 관심을 받는 것에 즐거워 하는 모습에 마뜩잖기만 하다.
가영 역시 무엇때문인지 시원이에게 쌀쌀하기만 하다.
담임선생님은 버려진 화분의 식물들이 화원에서 다시 살아 날 수 있도록
시원이와 가영이에게 부탁을 한다.
성격이 너무나 다른 둘은 함께 비밀의 화원에서
사장님과 식물을 키우게 된다.
시들시들했던 식물들이 생기를 되찾고 꽃망울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며
시원이는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자신에게도 좋은 날이 오리라 실날같은 기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원이에게 뜻밖의 일들이 계속 생기며 오해를 낳게 되고
결국 마음 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말을 토해내는데.....

나의 상처, 나의 슬픔을 누군가에게 말 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나 아파요! 나 사랑받고 싶어요! 관심 좀 가져주세요!'라고
보내는 아이들의 신호를 부모가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얼마나 속상하고 섭섭할까?
선생님은 두 아이의 아픈 상처를 알아챘을 것 같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가져주고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작은 씨앗이 생명을 탄생시키는 그 힘찬 기운을 알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닐까?
"상처는 징그러운 게 아니라 아픈 거다.
그리고 상처는 놀이가 될 수 없다." (p19)
상처, 아픔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다른이의 상처와 아픔을 재미로 느끼며 즐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꽃에 물을 주고 햇빛을 쬐어주면 더 싱싱하게 자란다.
상처가 있는 친구를 사랑과 이해와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 상처가 잘 아물어 나을 것이다.
"식물도 사람처럼 성장하는 데 각각의 다른 조건이 있다." (p77)
식물마다 키우는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 성격, 삶이 다르듯이말이다.
가영이와 시원이의 상처는 다르다.
상대방의 상처를 바라보는 시각,
상처를 이겨내기 위한 과정과 선택들이 다르다.
독자들이 시원이와 가영이의 상처를 알아봐주고
응원해준다면 빨리 아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아이들과 우리 주변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식물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통해 깨달으면서
상처받은 아이들이 희망을 얻고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가슴뭉클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