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똥 여우 웅진책마을 111
송언 지음, 허아성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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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언

그림 - 허아성

웅진주니어

 

 

 

 

여우는 자고로 약삭빠르고 꾀가 많은 동물로 유명하다.

[이야기 똥 여우] 책에 나오는 여우는 염소 똥이 떼구르르 나오듯이

재미나고  교훈도 있고 모험가득한 이야기가 떼구르르 나온다.

이야기 똥 여우가 들려주는 다섯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보자.

 

이야기 똥 하나, 이야기 똥 여우

자신의 이름이자 별명이 된 이야기 똥 여우에 대해 들려준다.

부자 할아버지 곰과 손자 아기곰이 담으로 둘러쳐진 집에서

이웃과 단절을 하며 외롭게 살아간다.

우연히 이들을 만나 여우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이야기의 가치와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고집쎈 곰 할아버지는 부정적이고 이기적인 생각과 마음을 고쳐 먹고

차가운 마음에 봄이 찾아오면서 너그럽고 포근한 할아버지로 변한다.

 

이야기 똥 둘, 검은 독수리와 꼬마 개구리

우물안 개구리들처럼 우물안의 안정적인 삶에 만족하는 개구리들이다.

우연히 하늘을 나는 독수리를 본 아기 개구리는 우물 밖 세상으로의

호기심과 모험심이 솟구친다.

대장개구리의 일장연설에도 굴하지 않고

힘겹게 밖으로 나간 아기 개구리는 하늘을 나는 독수리를

큰 소리로 당당하게 부른다.

허걱!!! 그럼 안되는데.. 큰일 나는데....

편안한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자유를 찾아 나서는 아기 개구리.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우물 밖의 위험에 대한 경고를 들었음에도

모험과 자유에 대한 욕구가 용기를 만들어 낸 것 같다.

모두가 YES!를 외치는데 나는 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

스스로의 삶을 찾으려 노력하는 아기 개구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야기 똥 셋, 어느 시궁쥐 이야기

시궁쥐의 삶처럼 어느 누구도 어둡고 가난하게 살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 말로 표현하지 못할 고향의 끌림이 발길을 붙잡는다.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고집, 아집이라 할 수 있지만

시궁쥐 아빠만의 변명아닌 변명을 들어보니

조금은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눈 앞에서 죽은 자식들을 두고 차마 떠날 수 없는 아빠,

힘겨운 현세의 삶이 아닌 행복하고 편안한 하늘 저 세상에서

죽은 자식들이 편히 살도록 기도하는 아빠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승과 저승의 삶을 비교하며 자식의 행복을 빌어주는

부모의 마음을 느껴 볼 수 있었다.

 

 

 

이야기 똥 넷, 호랑이 대왕과 어린 여우

숲 속의 왕 답게 많은 동물을 거느리는 호랑이는

다른 숲을 점령하기 위해 떠나며 다른 왕을 섬기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늑대 무리에게 굴복당하고 돌아온 호랑이는

자신의 명령을 거역한 동물들에게 화가 단단히 나서

모두 죽이려고 한다.

이 때 똘똘하게 생긴 작은 여우가 나서서 당차게

호랑이를 설득하기 위해 나선다.

권력 앞에선 정말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무릎을 꿇어야 할까?

여우는 동물들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면서

동물들을 다스리는 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덕망을 꼬집어 말하며

용서할 것을 조목조목 따지며 말을 한다.

호랑이와 담판을 짓는 그 순간 조마조마하며 심장이 콩닥거렸다.

정말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이야기 똥 다섯, 직박구리 엄마의 사랑

직박구리는 알을 낳고 새끼가 태어나면서 엄마, 아빠가 된다.

아직 어린 직박구리들에게 백양나무 둥지 밖은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호기심 많은 아기 직박구리는 결국 호기심에 둥지를 벗어나게 되면서

산책을 나온 사냥개 앞에 떨어지게 된다.

이를 본 직박구리 어미는 눈 앞이 캄캄해진다.

자식이 여럿이면 생김새도 성격도 다 다르다.

그러면 항상 바람잘날 없이 사건사고가 생기기 마련이며

부모이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위험에 처한 아기 직박구리를 구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어미새의 모습에서

헌신하는 우리 엄마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물들 역시 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모성애를 보니

나를 키우신 엄마가 생각나고,

내 그늘 밑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났다.

 

 

 

이야기 똥 여섯, 너구리네 부엌에서 벌어진 일

아기 너구리가 우연히 부엌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소리를 듣게된다.

저마다 자신이 하는 일을 말하며 제일이라고 자랑하고 뽐내는 걸 보니

귀엽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하다.

아니, 아무도 없는 집에 대체 누가 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까?

살짝이 부엌 문 틈으로 들여다 보자.

심심산골, 십리 길, 툇마루, 부지깽이, 아궁이란 단어들이 나오면서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옛날이야기처럼 구수한 옛물건들이 한 가득 등장하며

사람처럼 말을 하는 사물들의 모습을 보니 상상력이 발휘된다.

외로운 아기 너구리에게 친구가 생길지 기대해 본다.

 

 

이야기재주꾼인 이야기 똥 여우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재미와 교훈, 감동, 배움을 주는 이야기를 들으니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되며 배꼽잡고 웃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자부심과 자존감 짱인 이야기 똥 여우다.

아무리 벽창호이고 고집쎄고 힘이 쎄고 무서운 존재라도

자신의 이야기 하나로 모두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철철 넘치는 친구다.

이야기의 가치는 그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값진 것임을 알려주며 이야기 전도사 역할을 한다.

 

이솝우화처럼 그림도 너무나 귀엽고

동물들이 주고받는 말풍선의 대화들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

글을 읽다 보니 작가만의 재미나고

감탄스런 글귀를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대추나무에 방패연, 가오리연이 다닥다닥 걸리듯이

소문만 무성했는데,(P9)

이야기 꽃은 가장 화려한 꽃 (P31)

가로도 세로도 없는 푸른 하늘 (P47)

고무줄이 늘어났다가 줄어들듯이,

매미 울음소리만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했어 (P112)

평범하지 않은 글귀가 눈에 띄면 다시 한 번 읽어보며

다양한 글의 표현을 감상할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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