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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나기 싫어요! ㅣ 나무자람새 그림책 4
김세실 지음, 폴린 코미스 그림 / 나무말미 / 2021년 5월
평점 :
글 - 김세실
그림 - 폴린 코미스
나무말미
토끼의 우는 모습과 뒷모습이 참 안되보인다.
혼이 난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표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벌써 아이를 혼내고 야단치고 다그쳤던 것이 후회가 된다.
혼나기 싫어요!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 역시 누군가에게 혼나고 싫은 소리 듣는게 좋진 않다.
그 마음을 알면서도 왜 어른인 나는 아이들을 혼내는 걸까?
아이의 입장에서 혼이 나는 상황에 대한 마음, 생각, 감정을
이야기 속에서 고스란히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아침에 엄마에게 혼났어요.
내가 잘못한 것은 혼이 날 수 있지만
입을 옷이 없어 찾느라 늦은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아빠에게도 혼이 났어요.
굳은 얼굴로 소리치니까 무서워요.
내가 무얼 잘못한 걸까요?
어젯밤 엄마아빠의 날카롭고 뾰족뾰족했던 목소리를 들었어요.
내마음은 지금 베이고 찔렸어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혼이 났어요.
숙제를 했지만 정말 깜빡하고 못 챙긴건데...
막둥이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손으로 엄마아빠 가운데를 막았다.
이유를 물으니 엄마 아빠가 싸웠기 때문에 사이가 안 좋아서
싸우지 말라고 막은 것이란다.
실제로 엄마 아빠의 싸움을 보고 들은 아이의 심정은 어떨까?
책으로 표현된 그림만 보고도
엄마 아빠의 감정이 나쁘다는 걸 금방 눈치챘다.
아이 앞에서 싸우는 일은 자제해야 하는게 당연하다.
어른들의 감정싸움이 아이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니까.
아침부터 아기 토끼는 어른들에게 혼이났다.
일부러 그런게 아닌데, 깜빡해서 그런건데
어른들은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믿어주지도 않고
어른들 생각으로만 판단하고 다그쳤다.
아기 토끼의 몸과 마음이 바위처럼 무거워진다.
화내지 말고 혼내지 말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꼭 안아달라고 속삭이고 있다.
엄마인 나도 가끔은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전에
버럭 화를 냈던 일이 있다.
그럴 때 아이의 마음이 어땠을지 책을 읽으며 반성했다.
아이들은 그저 아이들의 상황에서 아이들이 느낀 것에 대해
표현하고 행동했을 뿐인데 어른들은 겉으로만 보고
어른들 입장에서만 판단하고 혼냈던 것 같다.
이 책은 아기토끼 입장에서 혼났을 때의 마음을 표현하고
어른들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말하고 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으면서 이런 상황에선 마음이 어땠을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기도 했다.
아기토끼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어른으로서 엄마로서
아이에게 어떤 마음과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
반성도하고 깨닫게 되는 시간이였다.
뒷면엔 아이와 부모가 하지 못한 말, 바람, 사랑과 약속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곳이 있다.
막둥이는 "그런거 없어."하고 말했다가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화 날 때 아이스크림 먹으면 풀려요.
엄마가 누나말만 들어주고 내 말은 안들어주고
기다리라고 해서 속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 때 상황을 떠 올려보며 다른 사람이 먼저 이야기를 할 땐 들어주고
순서대로 말해보자고 이야기 나누었다.
아이들은 역시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하는 것 같다.
화나는 일이 있어도 아이의 말을 먼저 들어 준 후
잘못한 부분은 훈육을 하고
따뜻하게 보듬어주며 혼나서 굳은 마음을 풀어주어야겠다.
마지막 장에 혼내는 마음과 혼나는 마음 사이에서
어른의 감정과 편견, 스스로 찍는 낙인, 마음을 알아주는 일에 대한
코칭이 있으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아기토끼도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속상한 마음이 스르르 풀렸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