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꿈꾸는돌 28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 - 태 켈러 장편소설

옮김 - 강나은

돌베개

 

 

 

 책 속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간다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334p에 이르는 이야기지만 책을 펼쳐 읽는 순간

공연장에서 연극을 직접 보는 관객처럼,

이야기 속의 관객이 되어 옆에서 생생하게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이 아닌 미국땅에서 펼쳐지는 영험한 호랑이와의 만남.

한국의 정서가 느껴지는 세대간의 가족 사랑과

할머니가 나즈막히 들려주시는 옛날옛적 호랑이 이야기.

유리병에 담긴 별이 간직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들려주는 호랑이의 이야기에

릴리와 같이 귀 기울여 듣게 만들었다.

숨겨진 별을 되찾고자 하는 하늘을 지키는 호랑이와

할머니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서로 가진 것을 내어 놓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이 둘의 거래는 어떻게 될지 가슴을 조리며 읽게 만들었다.

 

 환상속의 호랑이를 볼 수 있는 선택받은 자는 불행일까? 행운일까?

호랑이의 말을 믿어야 할까? 할머니의 말을 믿어야 할까?

호랑이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귓가에 울리지만

아픈 할머니를 위해 무언가 선택해야만 하는 릴리에겐

정말 고민되고 힘든 선택의 순간이였을 것 같다.

전통방식으로 위험을 물리치려는 고사, 쑥, 진주팬던트, 잣태우기, 오곡쌀뿌리기 등으로

가족을 지키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믿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방식들은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지 않을까 싶다.

더 큰일을 당할 수 있었는데 이정도에서 끝나 다행이다라는......

나의 소중한 가족을 지킬 수 있다라는.....

 

 머나먼 나라에서 한국의 옛날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속삭여지고

문화와 전통을 잊지 않고 이어가려는 모습에서

사는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통을 이어가려는 마음과 정신만 있다면 한국인이라는 뿌리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대간의 교체로 온전히 받아들여지기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의심적인 믿음은 좁은 마음, 좁은 시야를 만들어

넓은 마음, 넓은 시야를 가진 이들과 충돌을 하게 된다.

엄마와 언니 그리고 할머니와 릴리의 관계가 그렇다.

현실적인 엄마와 언니의 냉철함이 맞는걸까?

아니면 초자연적인 일이 있음을 믿는 릴리와 할머니가 맞는걸까?

책을 읽으면서 잊혀졌던 우리의 전통들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과거 나의 할머니께서도 새벽녁에 정수를 떠다 놓고 빌고

이사나 결혼식의 길일을 정하거나 고사를 지내고

계절마다 있는 세시풍습날 우리가 하는 일들이 생각났다.

우리도 알게 모르게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태 켈러의 이야기 속에는 흥미진진한 판타지도 들어 있고

전통과 가족간의 사랑과 용기, 이웃간의 이해와 관심과 협력도 들어 있다.

현실 속에 등장하는 옛날이야기와 호랑이의 등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과거와 현실을 오가고 판타지로 상상력을 자극하며

더욱 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어 책장을 넘기게 만들었다.

별 하나하나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무척 궁금해진다.

어느날 문득,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나즈막히 들려주는 별 이야기에 귀 기울일 것 같다.  

옛날과 달리 많이 보이지 않는 별,

혹 누군가가 별을 몰래 가져간 건 아닌지,

별을 지키는 호랑이가 별을 가져간 누군가를 찾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도 할머니가 되면 내 손주들에게 "옛날 옛날 호랑이가........"하고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이야기를 담은 별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